일상 이야기
쌀 한 가마니 묵직한 하루
하찮은 일에 아까운 시간을 쏟아버리고
남은 한 줌의 저녁마저 모래처럼 흘려보낸 날
나는 부끄러움에 천근의 발걸음을 매달고
지하철 승강장으로 굴러 들어간다.
다리를 꼬고 앉아 인상 쓰며 통화하는
무례한 젊은 여자
그 앞자리 외엔 달리 설 곳도 없어
움푹 팬 바닥에 고이는 물처럼
도통 싫었지만 흘러가 머물러 버린다.
왱왱 모기같은 지하철 안내음을 잡아채서는
찢어진 종이봉투에 거칠게 담아
승강장 쓰레기통에 화풀이로 처박아도 본다.
내일이라도 다시 잘해보겠노라고
용기를 내어 지상으로 올라서 나가는데
구름 걷힌 밤 하늘
시름이 몇 개인가 떠서는 그렁그렁 반짝
별에라도 매달아줄까나... 소중한 내 청춘
서평: 퇴근길에 10분 만에 쓴 시라서 내용은 가볍지만 간만에 올려봅니다
이젠 잊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