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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 근 길

일상 이야기

by 되는대로

퇴근길 / 되는대로 250904


​쌀 한 가마니 묵직한 하루

하찮은 일에 아까운 시간을 쏟아버리고

남은 한 줌의 저녁마저 모래처럼 흘려보낸 날


​나는 부끄러움에 천근의 발걸음을 매달고

지하철 승강장으로 러 들어간다.


​다리를 꼬고 앉아 인상 쓰며 통화하는

무례한 젊은 여자


그 앞자리 외엔 달리 설 곳도 없어

움푹 팬 바닥에 고이는 물처럼

도통 싫었지만 흘러가 머물러 버린다.


​왱왱 모기같은 지하철 안내음을 아채

찢어진 종이봉투에 거칠게 담아

승강장 쓰레기통에 화풀이로 처박도 본다.


​내일이라도 다시 잘해보겠노라고

용기를 내어 지상으로 올라서 나가는데


구름 걷힌 밤 하늘

시름이 몇 개가 떠서는 렁그렁 반짝

라도 매달아줄까나... 소중한 내 청춘




서평: 퇴근길에 10분 만에 쓴 시라서 내용은 가볍지만 간만에 올려봅니다







이젠 잊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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