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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미숙 Jun 16. 2021

2편. 호불호(好不好)의 실체

리더십이 어려운 당신에게

[호불호가 강하다는 피드백을 받은 김상무님의 항변]






즐겨 부르는 테마곡이 있으세요?

⁠우리는 각자 삶에서 즐겨 부르는 인생 테마곡이 있는 것 같아요. 진짜 노래가 아니라, 가요처럼 삶에서 자주 말하는 멘트 말이예요. 저의 테마곡은 ‘괜찮아, 당신은 할 수 있어!’예요. 이 테마를 자주 활용할 수 있는 코칭이, 그래서 천직처럼 소중합니다.


⁠그 테마 때문일까요? 저도 쉽게 포기해버리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보면 불편해져요. 따뜻한 배려가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화가 나기도 하구요. 저도 역시 호불호가 작동하는 거겠죠.


⁠위 에피소드의 김상무님이 부르는 인생 테마곡은 ‘원리를 명확하게 알아서 결과를 예측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상대방에게도 기회를 주는 배려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인 것으로 보여요. 이 노래가 김상무님을 성공하게 한 힘의 한 축이자 호불호의 잣대가 된 것이죠.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몇 가지 관점에서 이 호불호로 인한 파장을 생각해보고 올바른 시각으로 세상과 사람을 볼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져보면 좋겠어요.


⁠이 호불호의 기준은 어디로부터 왔을까요

⁠삶의 노래가 된 테마곡은 크게 보면 3가지에 의해 형성돼요.

·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기질

· ⁠⁠자라는 과정에서 유능하다고 칭찬 받은 상황에서 단단해진 태도나 행동

⁠· ⁠그리고 그 과정에서 쌓인 신념과 가치


⁠아마도 김상무님은 어릴 적부터 시계든 장난감이든 뜯어보길 좋아했을 거예요.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고 싶어서죠. 이건 누가 시킨 게 아니죠. 그런 기질을 타고난 거죠. (저는 기계 조립은 싫어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것을 관찰하고 공부하는 것을 매우 좋아해요.) 마치 산에 비가 내리면 일정한 줄기를 따라 비가 모아져 흘러 내리는 것처럼, 같은 자극을 받아도 각자 다른 방향에서 민감도를 느끼고 다르게 처리하는 것이죠.


이런 기질이 부모님이나 교사의 칭찬으로 더 단단해 졌을 거예요. 기질과 환경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죠. 어린 시절 뛰어났던 김상무님이 ‘내가 뛰어나더라도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튀지 말아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는 자극을 기꺼이 수용한 것도, 기질과 환경의 상호작용 덕분일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민감하고 유능한 부분이 있는 것처럼, 미처 처리하지 못하는 둔감하고 무능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에요. 김상무님의 경우 ‘잘 하는 사람과의 조화’에는 민감하지만, ‘용서’에는 둔감할 수 있겠죠. 부족한 사람을 용서하고 측은한 마음으로 한번 더 손 내미는 것 말이에요.


⁠제가 해봐서 아는데요… 리더십에서 가장 큰 비극 중의 하나는 ‘왜 나처럼 하지 못하니? 나라면 저렇게 안할텐데…’라는 시각이예요. ‘내가 이런 부분에서 유능한 것처럼 상대방이 잘 하는 게 있을거다’라는 관점에서 봐야 하는 거죠. 특히 김상무님처럼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하려 한다면 더욱 말이예요.


⁠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일까요?

⁠[확신의 덫]이라는 책에 보면, 리더는 매우 짧은 시간에(한 연구에 의하면 불과 90분 만에) 구성원을 내집단(inner circle)과 외집단(outer circle)으로 구분한다고 합니다. 90분만에 호불호가 갈린다니! 너무 짧아서 말이 안된다고 부인하고 싶지만 연구결과라네요. 너무 짧은 시간에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구분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이슈는 그 구분점이 합리적이지 않다는거예요. ‘케미가 맞는 사람.’, ‘사물을 자신과 같은 식으로 보는 사람’과 같은 요소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거죠. 사실 이런 건 ‘성과’와는 별 상관 없는 기준들이잖아요.


⁠게다가 내집단으로 일단 분류하면 보이지 않는 수많은 혜택(수많은 정보, 배경, 상급자의 의도, 필요한 리소스 등)이 제공되죠. 당연한 일이겠죠? 리더들은 마음 맞는 사람과 훨씬 더 빈번히 교류하죠. 자주 만나니까 스토리가 연결되고, 물어볼 것도 많고 알려줄 것도 많죠. 구성원 입장에서도 상사가 자신을 신뢰하는 것 같아 대화에 적극 참여하죠. 그것이 선순환이 되어 내집단을 더 공고히 하게 되는데, 문제는 그 필터링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들을 때로 놓친다는 거예요.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내집단에 속한 구성원들의 경우 설령 실적이 미비해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가정을 하고 본다네요. 실적을 덜 내도, 고과를 더 높게 줄 확률이 많구요.


⁠반면 외집단으로 분류한 구성원에게는 상대적으로 적은 정보를 줍니다. 일의 배경, 조직의 전략, 이 일의 궁극적 목적 등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주지 않고 지시를 하니, 한정된 정보로 퀄러티 높은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겠죠. 거기에 필요한 리소스도 적게 제공되니, 아무리 목표달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외집단에 속한 이상 높은 실적을 올릴 가능성은 적어질 거예요.


⁠그들이 정말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나의 호불호로 인해 그들을 외집단으로 분류한 후, 정보와 리소스를 주지 않고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열정과 역량을 죽임으로서, 성과를 내지 못하게 만든 것인가? 리더라면 좀더 숙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호불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 가지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는 거예요.

⁠불호(不好)인 구성원을 직접 케어하는 중간 리더에게 그 사람의 강점, 진보, 노력 등에 대해 들려 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저도 가끔 어떤 구성원의 행동이나 성과가 이해되지 않을 때, 그 구성원의 직속 상사에게 그 친구가 요즘 어떤 일에 가장 마음을 쏟고 있는지, 어떤 장점들을 보이는지, 무엇을 도와주면 더 신나게 일하겠는지를 물어봐요.


⁠“박 팀장이 새롭게 발견한 최 파트장의 강점(혹은 진보, 혹은 노력)에 대해 말해줄래요?”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 구성원의 직속상사가 나와 똑같은 필터를 끼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내가 한 쪽 면만 보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더라고요.


⁠두번째는 능력과 성과라는 측면에서 그 구성원을 다시 보는 거예요.

⁠즉, 우선 내 가치(예. 혼자 잘난 척한다)로 판단하는 것을 잠시 내려놓으세요. 그런 뒤, 그 직무를 완수하는데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3가지만 꼽아보세요. 그 3가지를 기준으로 그 구성원의 능력을 다시 진단해봅니다. 어쩌면 그 구성원의 능력을 제대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풍부한 리소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성과를 잘 낸다고 생각하는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만큼 불호(不好)의 구성원에게 일의 배경, 목적, 이유, 정보, 리소스를 주는 거예요. 그런 뒤 보고 받는 과정에서 “오늘 보고한 내용이 이전보다 수월하게 이해되는데, 이번 보고에서 좀 다르게 접근한 것이 있나요?”하며 자신의 노력을 어필하도록 기회를 줘 보는 겁니다.


어쩌면 성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 고급 정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깨달을 수도 있구요. 또 하나, 늘 부정적이었던 상사와의 관계에서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과 긍정 체험이 이후 구성원의 변화에 불씨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 세가지 방향의 공통점은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보려는 의지예요. 이 세가지 방향을 통합하여 실행할 때 훨씬 더 효과적이겠죠?!


⁠한가지 기억할 것은 관계개선의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는 마셔요. ‘관계개선 10% up’ 혹은 ‘관계와 성과 10% up’ 정도가 적합하겠지요. 성공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으니, 처음부터 획기적인 관계와 성과개선을 상상하진 말아주세요. ⁠


⁠그런 노력을 했는데도 변화가 없다면요?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그가 가망이 없는 사람이라는 애초의 내 가정이 맞았거나, 혹은 내 노력이 피상적이어서 호불호의 편견을 내려 놓을 수 없는 상태(‘거봐.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은 안된다니까’하는 마음)이거나. 둘 중의 하나겠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노력했는데도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 대한 관리를 잠시 다른 리더에게 위임하고, 그에게 쏟는 에너지를 멈추시는 게 좋아요. 나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수많은 성과와 사람에게 나눠 써야 할 귀중한 에너지이니까요. 최선을 다해봐야 하지만, 리더로서 자신의 에너지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 그리고 이미 번아웃되어 관계에서 쓸 에너지가 없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어떠한 노력도 결실을 맺지 못하잖아요.


⁠자, 마음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한번 호불호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은 사람인가요? 그렇다면요… 사람을 판단하는 정확한 기준으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기, 그리고 내 시간과 에너지를 적합하게 투입하기! 그 움직이는 균형점으로 10%의 개선에 도전해보셔요.


                                                                        

                                                                                                                 당신의 곁에서, 현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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