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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s Feb 20. 2016

친구, 사소함과 소중함

#8 진정한 친구는 아끼는 것이다.

얼마 전 페이스북을 하다가 우연히 친구의 군대 휴가 소식을 들었다. 느지막이 군대를 갔기에 고생이 더했을 것이라 생각하는 나는 늘 그 친구가 걱정된다. 그러나 선뜩 댓글을 달지 못한다. 선뜩 연락하지 못한다. 서로 모르는 사이에 조그마한 균열을 무시하며 지내다 어긋나버린 것이다.  어디서부터 수습해야 하는지... 이 일이 단순한 실망인지 아니면 결별인지 아직 나는 판단할 수가 없다. 




사실 그 친구와 나는 정말 둘도 없는 친구였다. 나는 그 친구였고 그 친구는 나였다. 서로 알아왔던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던 시기에 항상 붙어있었던 친구였기에 서로 많이 닮은 부분은 의지하고 다른 것은 이해해가며 지내왔었다. 나는 친구가 많은 마당발은 아니지만, 한번 친구들은 오래오래 보는 편이라 적으면 고등학교부터 빠르면 유치원 때부터 줄곳 같이 지내는 친구들이 많다. 특이하게도 이 친구는 20살이 되어서 만났지만 그 누구보다 돈독했었다. 이 시점부터 나는 또 하나 배웠던 것 같다.


"지내온 시기보다 중요한 건 서로를 얼마나 배려하고, 이해하려 하는 시간인지를"


아무리 오래된 친구라 해도 막상 불편할 수도 있는 거고, 하루를 안 사람이더라도 정말 잘 통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이 친구를 통해서 알았다여러모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치관이 형성되려는 시기에 많은 것을 공유한 친구라 누구보다 소중하고, 아끼는 친구였다. 나는 그 친구에게 항상 고맙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 같지가 않다. 친구의 군대 휴가 소식을 우연히 페이스북 피드를 보다 알 정도로... 작은 오해이고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런 크고 작은 오해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그러다 그걸 감당할 수 없으니 피하게 된다. 


"특별했던 사람이 그냥 그런 사람이 되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랬던 사람이 다시는 특별해지지 않지 않는가?"


물론 친구끼리 살다 보면 오해할 수도 있고 어떤 것이 마음에 안들 수도 있다. 그러다 다투기도 하고, 연락을 안 하고 지내기도 한다. 그래도 친구들끼리는 언젠가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하지만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사과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잘못한 것 같은 것을 사과하는 것, 또 사과를 받은 사람은 그것을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것, 그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과정을 무시하고 그냥 시간이 흐르는 데로 그정 능청맞게 흘려보내면 지금은 작아 보이는 그 일이 언젠간 태산처럼 커져 감당할 수 없을 시기가 온다. 그러니 다투거나 감정이 상했을 때는 먼저 용서를 구하는 용기, 대화를 먼저 청해 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순간이 두려워, 그 순간이 창피해 그 시기를 놓친다면, 나중에는 그 기회조차 잡지 못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가 진정한 친구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고, 때로는 잘못을 꾸짖고, 때로는 기대면서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은 소중한 선물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서로 바빠지다 보면 어느새 친구들과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선물이 소중한 만큼 아껴야 한다. 오래된 친구기에, 서로 잘 아는 사이기에 '뭐 어때  이해하겠지'라는 생각은 정말 그 소중함을 모르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가장 아픈 상처는 가장 가까이에서 맞은 화살이다.


이번 일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사람을 선입견 가진 시선으로 보지 말 것, 용서를 구함에 주저하지 말 것, 소중한 사람에게 자존심 세우지 아니할 것. 지금 까지의 많은 일들에 반성하게 된다. 어제보다 더 나은사람이 되는것 어제한 실수를 오늘하지않는것 그것이 내가 꿈꾸는 한단계 더 성숙된 사람이라 생각한다.



지금 소중한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 그 사람에게 전화 한 통 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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