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구의 장갑을 떠나보내며...
청량리에 도착하여 밥을 먹다가 예전 친구가 주었던 장갑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갑을 낄 때마다 문득 그 친구를 생각했는데, 이제 그 친구와의 연결 고리가 완전히 끊어진 것이다.
작은 오해로부터 시작되어, 서로에 대한 감정이 상해, 서로간 오랫동안 침묵하였고, 오해의 절정에서 서로의 끈을 놓아 버렸다.
하지만, 그 친구가 선물했던 장갑이 막연한 그리움을 가져다 주었고 아직 내 마음속에는 언제 끊어질지 모를 가는 실로 연결된 느낌이었다.
최근 나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나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의 고마웠던, 아쉬웠던, 미안했던 인연들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나에게 있어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필요한, 내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최근의 사건들은 나를 강제로 어딘가로 끌고 가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걸 깨닫는 순간, 잃어버린 장갑.. 참, 살면서 이런 우연이 있을까 싶다. 아니, 내가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쨋거나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는 과정이고 나의 모습이다.
한층 성장한 나의 모습을 느끼면서 머리속으로 어딘가에 있을 장갑을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