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지남을 아쉬워하며..

나는 나비~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숨이 턱턱 막히고 아이스크림을 입에 달고 살던 더위가 지나고 나니, 어느덧 옷장에서 가을 옷을 정리하는 계절이 되었다. 난 가을이 힘들다. 왠지 슬퍼지고, 왠지 떠나고 싶고, 왠지 감성적이 된다. 마음의 외로움은 다른 계절에 비해 더 많이 느껴진다.


가을이 주는 감정의 회오리 덕분에 난 다시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의 방황과 비교하면, 즐기고 여유로운 방황임을 느낀다. 이전의 방황은 불안감과 상실감, 방향성을 잃은 방황이었다면, 지금의 방황은 기다림과 보다 나은 인생을 위해,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는 방황이다.


잠깐의 여유.. 커피 한잔을 들고 건물 밖으로 나간다. 얼마 전까지 상큼하고 싱그러운 초록색을 보여준 토끼풀들이 조금씩 말라 가는 모습이 보며, 가을의 서늘함을 느껴본다.


'괜찮아.. 마음이 흔들려도 괜찮아. 아직 어둠을 걷는 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아. 그냥 일상을 살다 보면, 너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거야.'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의 지남을 아쉬워하며, 마지막으로 못다 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들꽃이 눈에 들어온다. 며칠 후에는 저 꽃들도 시들어 추한 모습을 드러내며,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들꽃의 삶은 그것이 끝이 아니라 다음 해 봄의 바람 소리에 다시 생명력을 얻어 숨겨진 아름다움을 다시 뽐낼 것이다.


나의 모습은 저 꽃과 같다. 난 긴 휴식기를 가지는 것이다. 보다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지금은 삶에서의 겨울을 보내면서, 여유로운 방황 속에 나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준비가 되면, 봄의 소리에 응답하듯 아름다운 나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나는 나비다.'


남들이 말하는 정답이 나에게 식상하게 느껴지는 요즘,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저 풀꽃에서, 삶의 의미와 생명에 순환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