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 생명은 아름답다

우연히 눈에 띈 꽃을 보면서 그적 그적..

by 책 커피 그리고 삶

퇴근하기 위해 중앙 현관문을 나서는데, 문득 눈에 들어온 꽃 한 송이가 있었다.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에 그 꽃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마치, '왜 이제 나를 보았냐고', '만나서 반갑다'라고, 음악의 흐름에 몸을 맡기듯 흔들리며, 온몸으로 자신의 존재를 나에게 알리는듯 하였다.



'아름답다'

'왜 지금까지 저 꽃을 보지 못했을까?'


아마, 며칠 전까지 꽃이 피지 않았고, 보았더라도 그저 풀포기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누가 알았겠는가? 그저 풀뿌리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 이처럼 아름다운 꽃이었는지..


단지,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다.. 그것은 척박한 시멘트 바닥의 갈라진 틈에, 우연히 씨앗이 내려와 좁은 틈 사이로 본연의 꽃을 피워냈다는 것이다. 누가 저 꽃에게 물을 주지도 않았고 누가 하나 반갑게 인사하지도 않았다. 저 꽃이 우거진 풀숲에서 다른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있었다면, 나에게는 그저 예쁜 꽃 이상의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다.


저 꽃이 아름다운 것은 본연의 아름다움을 피워내기까지 누군가에게 뿌리째 뽑히는 위험을 넘기고, 외로움과 공허함을 견디며, 최후의 순간까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문득,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떠오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나는 저 꽃을 보았고 저 꽃은 나에게 '생명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무심코 손을 가져다 대었다. 나의 손길이 꽃을 다치게 할까 봐 조심스러웠다. 순간, 꽃을 꺾어 소중한 사람에게 저 꽃을 바치고 싶었다. 그러나 내 욕심에 꽃을 꺾는 순간, 그 꽃이 가진 아름다운 가치, 즉, '존재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 생명의 가치'는 사라질 것이다.


생명은 본연의 자리에 본연의 모습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신이 나에게 부여한 본연의 모습을 찾으면, 어떤 모습이든 괜찮다. '삶이란 자신을 찾는 과정'이라는 말의 의미는 좋은 직업과 명예를 찾으라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나의 본질을 고민하고 끊임없이 찾아가는 것 자체가 아름다움 인생일 것이다.


그 꽃을 보면서 나를 아름답게 할 나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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