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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Feb 11. 2018

나는 왜 강의를 하는가(글쓰기 강사 이동영)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좋아서다. 글쓰기 강사 이동영

강의를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가

강의와 강연은 조금 다르다. 하지만 그 본질은 같다.

그 전제로 이 글을 썼다.

 

 처음 내가 불특정 다수 앞에서 '강연'을 했던 것은 테드엑스 전주(TEDx Jeonju)에서였다. 독서모임에서 만난 오거나이저가 나를 적극 섭외했고, 연사로서 생애 최초의 무대를 경험했다.

영광스러운 자리였지만 현재 그 영상은 온라인에 없다. 이유는 지금도 알 수 없다. 보통 TED 강연이 끝나면 본래 취지와 정신(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전 세계에 널리 퍼뜨린다)을 받들어 스텝들이 유튜브에 강연 영상을 올리는 게 의례적이다. 그 스텝들이 게을러서인지 당시 내가 너무 강연을 못해서인지 올리질 않았다.

테드엑스 전주 ‘작가감성, 스마트 시대의 새로운 울림’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당시 나를 섭외했던 오거나이저는 강연을 얼마 남겨두고 그만두었다.

내 이름을 내 건 대형 현수막 몇 개에 전주 시내와 대학 캠퍼스, 온라인에 수백 장의 포스터가 뿌려졌다. 거기에 티저 영상 홍보도 했고, 강연 당시 촬영 카메라도 여러 대였지만 진행이나 결과물, 후처리가 너무 별로였다. (예를 들면 강연과 전혀 관련 없는 강연 직후 이벤트 진행이라든지, 나누어준 팸플릿에 책 제목과 주제도 오표기 되어 있고. 여운을 느낄 새 없도록 하는 철학 없는 진행의 연속)다들 어린 20대 초반 스텝들이어서 그들을 탓하는 건 차치하고 나를 반성해보면 그때 아이패드에 대본을 담아놓고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말하는 장면이 영상의 80%를 차지한다. 나는 비공개 영상이 있는데, 지금 보면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견한 내 모습이다.(강연의 대본 내용만큼은 후에 온라인에 퍼져 수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수백 명이 공유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


대중 앞에 서서 말하는 법을 익히기까지

그때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 無대본'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無대본이 가능하기까지는 부단한 노력과 깨달음이 있었. TEDx 이후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나섰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든 사회를 보든 상관없었다. 회사에서도 그런 역할이 주어지면 사내든 사외든 예산을 아끼기 위한 목적이라도 가리지 않고 했다, 그걸 누가 하라고 강요해서도 아니고, 잘해서도 아니었다. 하고 싶어서, 내가 좋아서 선택했다. 그게 다 ‘경력’을 넘어 소중한 ‘경험’이 되었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으로 남아있다.

재작년이었다. 부족함을 느낀 나는 스피치 학원 기본반도 등록하고, 총 8회 중 4회 수업을 받았다. '대본'글은 '잘'쓰는 편인데 그 글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면 자신감이 확 떨어지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글을 외우려고 하면 할수록 문제는 반복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해결은 문제를 이해하면 가능해진다. 스피치 학원에서의 학습은 그래서 내게 큰 의미로 남은 시간이다. 스피치 수업을 수료하고 시간이 지나 퇴사한 뒤 난 과감한 선택을 했다. 글쓰기 강의를 하겠다고 모집공고를 올리고, 강의할 공간을 덜컥 예약한 것이다. 새벽까지 PPT 슬라이드를 짜고, 대본을 씹어 먹었다.

진짜 먹었다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완전히 흡수했다.  외운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내 정신에 있는 것을 꺼내려 시도했다. 키워드 중심으로 내 생각을 전달하는 패턴을 익힌 것이다.


글과 말은 결국 내 생각을 전달하는 자기표현의 수단이다. 이 공통점을 찾다. ‘말하기’보다 조금 더 나에게는 익숙한, ‘나만의 글쓰기 원칙’을 떠올렸고 그것을 말하기에 적용시켜 보았다.


[나만의 글쓰기 원칙]

1. (정리) 넘치면 쓴다
2. (즉흥) 잠재된 것을 쓴다
3. (경험) 쓰면서 는다.
4. (스펙트럼) 수시로 쓴다 - 다양한 주제로.
[나만의 스피치 원칙]

1. (정리) 넘치면 말한다
2. (즉흥) 잠재된 것을 말한다
3. (경험) 말하면서 는다
4. (스펙트럼) 수시로 말한다 - 다양한 주제로.


가끔씩 컨디션 난조로 긴장이 될 때가 있다.(수강생 리액션이 예상보다 적으면 급 긴장도가 높아진다) 일일특강을 연속으로 하다 보면 매번 바뀌는 낯선 이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농담을 던지곤 한다.


"이해해주세요. 제가 말을 뗀 지 얼마 안 되어서요."


이건 여유 있는 농담이고, 사실 난 대학시절과 그 이후에도 꽤나 많은 무대 경험과 모임 참여 및 주관, 면접 경험 등이 있다. 그것이 여러 사람 앞에서 떨지 않는 경험이 돼 주었다. 아니, '떨지 않는'이라기보다, '설레는'이라고 해야 적확한 표현이겠다. 사람들 앞에 무대 위 마이크(상징적 표현)를 잡으면 오히려 설렌다.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많이 지켜볼수록 그것에 더 사기가 고조되는 것처럼 말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자신의 솜씨를 뽐내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그런데 '잘하기 위해서' 즉, '잘 보이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의 생각이고, 지금은 이들을 '감동을 주기 위해서', 좀 더 본질적으로는 '수강생의 변화 위해서', '좋은 강의'를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변화를 위한다'는 건 감히 타인을 내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러 찾아온 사람들로 하여금 내 강의를 수강하기 전과 후가 달라지는 '깨달음의 변화'를 말한다. '안다'에서 그치지 않고, '깨달음'의 경지에 스스로 이를 때, 사람은 변화하기 때문이다.


나는 왜 강의를 하는가?

 앞서 답을 내렸다. 내가 강의를 하는 이유는 '날 찾아온 사람이 변화하는 모습이 짜릿해서'이다. 나는 그게 너무 좋다. '좋다'라는 표현을 달리 한다면, 내가 그 순간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동시에 나를 살아 숨 쉬게 한다. 계속 살게 하는 힘을 강의와 글쓰기로부터 느끼니 행복을 따로 갈구할 필요가 없다.


지금보다 어렸을 땐 사람들 앞에서 일대 다수로 이야기하는(마이크를 든 무대 위의 내 모습) 그 자체가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타인들의 '변화'라는 키워드에 완전히 꽂혀있다.  

 내 강의에는 나만의 철학이 있다. 수강생 익명 만족도 조사를 해보니 수강료는 매우 적당하다는 답변이 100%였다. 그건 곧 강의의 질에 비해서는 강의료가 저렴하다는 방증이다.(더 받으셔야 한다면서 기프티콘부터 소고기 선물까지 보내주신다)무엇보다도 내 말을 들으러 찾아온 이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꿈

 강의를 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강사인 나 자신에게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강의는 하면 할수록 강의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쌓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고 싶은 마음이 넘쳤을  일말의 확신을 가지고 동(?)으로 시작한 것은 내가 가장 잘한 일이다. 이건 다른 말로 추진력이다. 강의를 하고 싶다면 당장 시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깨닫는 건 물론이고, 수강하는 분들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다. 언젠가 강의와 강의 시스템 구축에 대한 코칭까지 서비스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타인의 변화를 꾀하는 양심 있는 강사 양성을 하고 싶다. 이것이 내가 강의를 이어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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