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농담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의 관계. 안 웃는 사람, 정색하는 사람, 버럭 화내는 사람 등등 말 그대로 대략 난감이다. 농담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명 ‘코드가 맞는 사람’과는 서로가 '내 사람'으로 남지만, 농담에 쉬이 토라지는 사람과는 관계가 급(!)애매해진다. 내 농담에 돌아오는 리액션에 따라서 관계의 적정거리가 정해지는 것이다.
농담을 그 상황에 맞게 진짜 농담으로 웃어넘길 줄 아는 호탕함이면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서로를 믿으니까. 그 농담 안에는 진실도 묻어난다. 뼈 있는 농담이다. 그 진실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우리는 서로의 사이를 재확인한다. 농담을 던진 사람은 ‘이 사람은 내 농담의 진심을 이해하는구나’하고, 농담을 받은 사람은 ‘이 사람은 진실을 유쾌하게 말하는구나. 악의적인 의도는 없구나’ 하는 신뢰가 서로에게 무언으로 합의되어 있다는 거다.
그렇지만 생각할수록 상처까지 받는 건 그 상황에서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땐 ‘아무래도 이 사람과는 더 가까워지긴 틀렸구나’하고 말아야 한다. 마무리만 잘하면 된다. 농담으로 그어진 적정거리를 유지하는 일은 계속 마주칠 관계에서는 관건이 된다.
'여린' 사람이라면 '그래 다음부터는 내가 조심할게’하고 달래주겠지만 정서적인 교감을 깊이 나눌 사이는 못 된다. 상대가 포용하거나 코드를 맞추지 못하면 절대로 오래 못 간다. 만약 여린 게 아니라, 그냥 '어린' 사람이라면 더 심각하다. 그건 본인의 성장 말고는 정말로 답이 없다.
p.s: 브런치 만세! 브런치 모바일 버전에 맞춤법 검사기능이 생겼다! 이건 네이버 블로그도 못한 거다. 굿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