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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Apr 04. 2021

짧은 글(이동영의 단상-1)

브런치에 안 어울리는 짧은 글 시리즈(1)

요즘 부쩍, 침묵을 견디는 시간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팟캐스트라도 틀어놓지 않으면 이 분위기를 어찌할지 모르겠는 거다.

대화가 고픈가? 클럽하우스를 실컷 했다가 멈추고 나니 대화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홀로 외로운가? 오롯이 외로움을 느낄 여력 조차 없는 것은 외로운 것이 아니다.

조급한가? 이거, 맞다. 조급해진 게 분명하다. 무언가에 쫓기듯 괜히 불안해한다.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하지 않는데, 나는 날 쫓는 그림자를 만들어 버린 게 아닐까. 여유를 되찾아야겠다. 좀 더 나를 위해 살아보기에 돌입.

생각을 하기 싫은가? 이것도 맞다. 생각을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비교에 비교를 하고 뒤끝에 뒤끝을 낳아서 나를 비틀어 버리는 것만 같다. 생각을 비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머리와 마음속이 온통 가득 차 버린 기분.

불편한가? 나를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 자의적 선택에 의해 불편함을 가지면 누군가는 편안함에 이른다. 그런데 자꾸 내 불편함을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나를 갉아먹고 있는 듯하여 다소 서글프다.

진심이 아닌가? 진심이 아닌 것에 진심인 척하는 것이 하나둘 늘어난다.

사회적 알람을 못 끄는가? 못 끄고 있다. 안 끄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속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

다시 출발할 것인가? 다시 출발선에 섰으나 총성은 내 마음이 울려야만 한다. 아무도 날 대신해서 내 출발을 함부로 결정할 순 없다.

지속하기 두려운가? 지속하려면 운으로 살았던 과거의 복에 겨움을 잊고 수십수백 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 지속한다는 것은 그대로 하면 된다는 말이 아니니까.

즐길 수 없는가? 즐기던 것들이 즐기지 못하는 것들이 되었다. 업데이트를 하든 업그레이드를 하든 인생 버전업을 해야 한다. 아님 피하가.

이 모든 것은 결국 무엇 때문인가?
숫자 때문이다. 돈과 나이, 날짜, 시간.... 이 모든 문제는 숫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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