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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Feb 04. 2023

내 얼굴 좋은 관상인지 보는 법(1)

첫 번째, 기색을 관리하라.

<이동영 글쓰기> 브런치 11번째로 썼던 글의 주제는 '관상'이었다. 현재까지 80만 조회수 가까이 기록한 글이다. 이걸 다듬어서 2023년 버전으로 다시 연재해 본다. 그 첫 번째 글이다.


원문 글 출처: https://brunch.co.kr/@dong02/11
내가 오징어게임을 할 상인가

나는 관상학자가 아니다. 어렸을 적 우연히 읽게 된 관상 책을 호기심으로 탐독한 게 시작이었다. 성인이 되어 스몰토크용으로 관상 봐줄게했던 것이 꽤 많은 데이터가 쌓여 버렸다.


강력범죄자 얼굴 공개 영상이나 기사에 달린 관상은 사이언스(과학이다)’라는 우스갯소리 댓글이 웃어넘기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내심 이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내면이 중요하지, 겉모습은 중요한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순진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과 가깝게 지내진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좋아서 나쁠 건 없으니 자기 관리의 일환으로 관상을 보아도 좋겠다. 심상이 관상으로 드러난다니 내면의 거울이 관상인 셈이다. 일단 나는 진짜 관상가가 아니니까 돈을 받고 봐주진 않는다. 인생 상담을 해주며 기분 좋은 조언을 남기는 식이라 모두가 만족한다.


아니 정식 관상가도 아닌데 보는 사람이 그렇게나(데이터가 쌓일 정도로) 많다고? 많다. 나름의 데이터를 기반해 좋은 말 위주로 임팩트를 주니까 솔깃한 거다. 순전히 말발이라 하겠다. 행여나 부적이나 굿, 성형을 강요는커녕 언급도 안 하니 안심해도 좋다. 새해 토정비결 운세 보듯이 재미로 보고 넘기면 된다.

 

내가 관상을 봐줄 때 하는 고정 멘트가 하나 있다.

     

“관상의 고전인
마의상법에 말이죠.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일변기색은 차청기성
(一辨其色 次聽其聲)'이라.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이라고 입을 떼면 백이면 백 눈을 반짝이고 귀를 기울인다.
“상을 볼 때는 제일 먼저 기색을 살피고, 다음은 목소리를 듣는다. 이어 정신 상태를 보고, 피부와 살을 보는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이걸 기본으로 알면 좋은 관상으로 바꾸고 유지 관리할 수 있다는 말인,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한다.

관상은 바뀌고,
또 바꿀 수 있다.


눈코입귀 등의 부분이나 조화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성형 어쩌고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그럴 바엔 차라리 이 글에 속는 셈 치고 참고해 보면 좋겠다.

     

첫 번째, 기색 좋게 만들기.

'기색 좋지 않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언제였는지 떠올려보자. 잠을 통 못 잤거나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성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을 때, 연인과 싸우거나 헤어졌을 때 우린 기색이 나빠진다.

돈 문제가 생겼거나 건강이 좋지 않을 때도 처진 어깨와 숙인 고개, 낯빛 등으로 나타난다. 기색은 기세와도 연결되기에 그렇다.


이때 기색을 좋게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유를 갖는 것, 거의 유일한 방도이다. 여유를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간의 흐름, 주변 사람들의 도움, 충분한 휴식 취하기 등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기색은 좋아질 수 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은 평소에 내가 얼마나 베풀었는가의 결과로 작용한다.

  

여유가 뭐 별 건가? 나를 위해 살면 그게 여유다. 나를 위해 산다는 건 좋은 음식 균형 있게 챙겨 먹고, 적당히 햇볕을 쬐며, 운동도 하고, 잘 씻고 잘 자고 잘 싸고, 쌓인 걸 그때그때 잘 풀어내면 그만이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내가 여유가 없었구나'하고 나를 발견했다. 갑자기 내 피부 상태와 뱃살이 인지되며 뜨끔하다. 이 글을 쓸 여유가 다행히도 내겐 나를 돌아볼 여유가 된다. 글을 쓸 때마다 느끼지만 나부터 잘해야 한다. 그게 '쓸 자격'으로 독자에게 닿기 때문이다. 본래 관상은 누굴 보여주기보다 자기 자신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이니 이 자체가 관상의 효용이라고 말하고 슬쩍 넘어가겠다.

관상은 얼굴만 보는 게 아니라 몸 전체의 기운을 다 아울러서 보는 작업이다. 이렇게만 말해도 관상에 내 생활습관과 내 성격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는 걸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관상에는 내 역사가 남는다. 청소를 한참 미뤄뒀다가 한꺼번에 완벽할 정도로 치워본 적이 있는가. 내겐 잦은 일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거의 완벽히 청소한 후라서 당당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다.


문제는 미루는 날이다. 진짜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어설프게 대충 치워 놓고 '이걸 언제 다 치우냐'하며 한숨을 푹 내쉰다. 그때그때 치우는 습관을 들이면 여유가 있을 텐데.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면 미루는 게 방치된다.


물건의 제자리를 지정해놓고 나서, 흩트려 놓은 경우엔 지체하지 않고 움직여 정리하면 나를 둘러싼 기운이 좋아진다. 풍수 인테리어에도 좋다고 하지 않나. 공간에도 좋고 나쁜 관상이 있다. 공간의 맥락에 맞는 물건 두기, 입구에 쌓아두지 않기 등은 풍수를 믿거나 말거나 손해볼 거 없는 정리법이다.


나는 매번 내 방의 상태가 내 마음의 상태와 흡사 닮아있을 때가 많다고 느낀다.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정리해 보면 안다. 여기 공간에서 사는 게 찝찝하지 않고 늘 개운하며 상쾌한 특유한 기분을. 이 개운한 마음이 여유를 갖게 한다. 이 여 기색을 좋게 한다.

    

기색을 좋게 하려면 바로 나쁜 습관을 '하지 않을 일'로 바꿔 리스트업 한 후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며 일상에 여유를 되찾으면 된다. 기색 관리에 이보다 더 좋은 건 없다. 다 하고 나서 기분이 좋은 일은 계속하고 어딘가 찝찝한 일, 허탈한 일은 줄이면 된다. 매번 현실적으로 판단하되 긍정적인 그림을 그리며 산다면 기색은 잠시 나빴다가도 점점 좋아진다.


관상 관리는 기운 관리다. 눈빛과 낯빛을 수시로 점검하고, 일상의 균형, 내 몸과 마음을 위해 충동을 낮추기만 해도 기운 좋아진다. 밝은 사람은 외부로부터 좋은 운을 부른다. 인연, 재물운, 소망운 등은 큰 시련들이 닥쳐도 헤쳐나가도록 결정적인 순간마다 돕는다.


관상을 보기에 기운이 좋아보이면 바쁜 일상을 살더라도 평판이 달라진다. 외부에서 볼 땐 성실해 보이고 계획적인 사람이라 생각해 오히려 여유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게 관상 관리의 기본 첫 번째다.


https://linktr.ee/leedong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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