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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트레바리 독서모임 제출 독후감

by 이동영 글쓰기

삶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1,000여 명의 현자들을 인터뷰하는 핵심 질문은 이것이었다. 그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은 정답인 걸까? 정답이 없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정답이라면 언젠가 경험 많은 노인이 되었을 때 난 또 다른 말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새겨들을 말들은 하나같이 뻔한 말들이었다. 뻔한 말을 새겨듣게 말하는 주체가 중요한 것이었다. 메시지보다는 메신저가 중요할 때가 있다. 적어도 젊어 봤던 사람들이 늙어 본 적 없는 젊은 이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분명해 보였다. 아주 무게감 있어 보였다.

본문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뼛속까지 깊숙이 알고 있는 어떤 사실이나 해답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고자 애를 써보지만 듣는 이는 관심은커녕 오히려 반감을 표하기까지 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10대들을 대할 때 이런 느낌을 흔히 경험한다. 10대 아이들에게 그들에 앞서 그 시기를 거쳐온 어른으로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고자 할 때가 있다. 가령 자세를 반듯하게 하라거나 패스트푸드를 덜 먹으라는 것들 말이다. 하지만 정작 그런 말을 하면 대부분의 10대들은 ‘또 그 소리’ 하며 지겹다는 표정을 짓거나 ‘알았다고, 근데 당신보다 내가 더 잘 알아.’ 하는 눈빛으로 빤히 쳐다볼 때가 많다. 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안 들려!” 하며 소리치기 직전의 표정을 할 때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시간에 관한 이 조언에서만큼은 우리는 모두 10대다."

내 나이를 두고 반추해 본다면, 나는 어리둥절하며 방황하던 10대를 지나온 지 꽤 시간이 지났다. 근데 뻔히 아는 지혜의 조언들을 듣고도 삶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한쪽 귀로 흘리는 10대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지금 찍는 점들이 어떻게 연결될지 알 수 없는 미래를 예견했듯이 책 속에 등장하는 어떤 현자는 이런 표현을 썼다.

"20년 전에는 이용하지 못했던 구슬들도 이 나이가 되면 꿰어서 보배로 만들 수 있다네.”

내가 지금 하는 선택들이 당장에는 아무 소용없어 보이고 결과도 알 수 없다고 해도 저 현자들의 나이쯤이 된다면 보배로 만들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 뻔한 말인가

또한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이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대해 말하면 흔히 죽음부터 떠올린다.'


지금 몸 건강 관리를 하지 못하면 바로 죽지 않고 수십 년 간 고생하다 죽는다는 말은 뻔히 알면서도 실행은 어려운 퍽 가벼운 마음가짐이었다. 이 책에 나온 당연해 보이는 말들은 살아남은 강한 자들의 말씀이었다. '답답'하다고만 하지 말고 '문제'에 직면해야 인생이 풀릴 것이니, 이제는 문제를 어떻게 직시하고 각성하는 내 나이를 지낼지가 관건이겠다.

그래, 잘 나이 든다는 것은 무게감 있는 말을 가진다는 것이구나.

https://m.trevari.co.kr/bookreviews/show/bc4fa950-25ce-4fb4-8acf-b3993a92eb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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