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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쓰 Jan 16. 2022

[2-4] 고생 많았습니다.

[중세사]수업

이 교수님의 메일이 왔던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지금 글을 써보는 걸 계기로 메일함을 이곳저곳 찾아봐도 원본(?)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상당히 나름 감명을 받았던 메일인데 곱씹어 볼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위에 감명을 받았던 메일이라고 적긴 했지만 그렇게 위안을 주는 문구가 있었던건 아니었다. 그리고 한 명 한 명에게 보낸 메일도 아니었고 그냥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의 메일 주소로 보낸 단체메일이었다. 다만 그게 당시 (지금도 어느 정도) 감동적으로 다가온건 그게 대학생활 들었던 수업들 중 처음으로 수업이 종강된 후에 온 교수님의 메일이었다는 사실과 그 이후에도 이런 일은 거의 없었던 이유에서였다.

 


교수님이 보내주신 메일은 "한 학기 동안 수고했고, 힘든 과제를 모두 소화하느라 고마웠다. 그리고 점수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 수업이 나중에 조금이라도 기억에 남는 수업이 되길 바란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던거 같다. 직접적으로 와닿는 내용은 없었지만 학기가 다 종료된 후 인연이었던 끈들에게 보낸 교수님의 메일. 후에 시간이 흘러 도피형, 맞대응형 등 여러 안 좋은 쪽의 교수님들도 접해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러한 교수님의 메일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던거 같다.




이렇게 대학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 애착을 가졌던 수업 중 하나였던 중세사 수업이 마무리되었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학부 논문도 이 쪽 언저리의 비슷한 시기로 작성했고, 현재도 역사 중 어느 쪽이 가장 좋니?라고 물어보면 중세 쪽이라고 대답할만큼 서양 중세시대에 여전히 애착을 가지고 있다. 학점에서는 큰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젊은 시기에 마음껏 창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이 수업 교수님께도 감사한 말씀을 이 자리를 빌려 드리고 싶다.




P.S


교수님 근황이 또 궁금해 찾아보았더니 다른 대학의 중견급 교수가 되셨다. 이 수업을 들을 때는 젊은 교수님이셨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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