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대한제국 100년 후 대한민국]을 읽고
보관하고 있던 띠지 중 가장 큰 띠지가 어떤 것일까 하고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이 책은 예전 도서정가제가 도입되기 전 80~90% 정도 책값을 할인해서 팔 때 다른 책과 함께 구입을 했었습니다. 온전히 가격이라는 메리트만으로 산 책이었기에 여지없이 책장에만 그냥 꽃아두고 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꺼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강연들을 모아서 낸 모음집입니다. 제목이 '100년 전 대한제국 100년 후 대한민국'인데 이 책을 포괄하는 제목은 아니고 맨 처음 나와있는 박세일 교수의 강연 제목을 그대로 가져다 붙여놓았습니다. 강연 제목을 그대로 가져다 놓아 저처럼 책 전체가 대한제국과의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분들께는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기대를 안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부분도 꽤 있었습니다. 괜찮게 책을 읽었다기보다 그동안 몰랐던 책에 언급된 사람들을 알게 돼서 괜찮았다는 말이 더 맞을 거 같습니다. 일례로 사고로 사지마비가 되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연구에 열중이신 이상묵 교수님과 구수환님의 글을 통해 알게 된 故 이태석 신부 등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번외로 가장 재미있던 글은 조정래 작가님과 금난새님의 글이었는데 조정래 작가님의 글은 내용과 재미가 있어 좋았고 금난새님의 글은 에피소드가 재미있어 좋았습니다.
[표지 띠지]
이 책의 표지는 딱 강연 모음집이라는 내용에 맞아보입니다. 강연자들의 사진이 지그재그로 표현되어 있는데 어느 사람이 참여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훌륭한 표지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가운데에 '100년 전 대한제국 100년 후 대한민국'이라는 제목만 딱 있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책 속에 대한제국과 연관되어 있는 글들이 있겠다는 오해를 받기 쉬워 보였습니다.
책 크기의 반을 넘는 띠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듯 보입니다. 그래서 표지에는 없는 '서울 G20 정상회의 기념 강연 도서'라는 메시지를 넣은듯한데 문제는 '100년 전 대한제국 100년 후 대한민국'이 더 커졌으며 중간에 100년이라는 말에 대한 부연설명까지 해놓아 '100년'이 그렇게 중요한 의미였는지 아니면 저 제목의 첫 번째 강연이 중요한 의미가 있었는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큰 띠지로 표지에 있는 절반 이상의 강연자들의 얼굴을 가리게 되었는데 특정 인물을 가리려고 이렇게 만들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이 책이 만들어진 해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 시기입니다. 그 시기에 정부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작해 당시 문체부 장관이었던 유인촌 장관이 인사말을 썼고 나경원 의원이나 요즘 아주 뒤도 없이 나가시는 민경욱 의원 같은 당시 여당 소속 강연자의 글들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민경욱님이 성숙한 토론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걸 보니 웃음이 조금 나오긴 했다는) 하지만 그런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각 시대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이런 글을 썼구나하고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 당시에 책을 싸게 팔아서 지금도 무심결에 이 책이 집에 있는 분도 많을 듯한데 심심풀이로 한번 펴보면 딱 좋을 그 정도의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한줄장단평]
장 -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시선을 읽을 수 있다.
단 - 원본이 강연으로 만들어진 책이라 다소 짜임새는 기대하기 어렵다.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