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구들 3호] 강태욱의 추천도서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작은 친구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의미 있고 재미 있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매월 15일에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관찰하고 배우고 이해하기, 우리 개를 사랑하는 방법
사람들은 탐지견 핸들러라고 하면 개를 다루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신기하게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에 나오는 강형욱훈련사님이나 설채현수의사님 같은 분들도 특별한 기술이 있고 능력이 있어서 개가 저절로 말을 잘 듣는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결코 그렇지 않다. 물론 전문가이기에 각자 노하우가 있겠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 물론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겠지만 어렵지 않다. 탐지견 핸들러나 애견훈련사처럼 결과를 내고 수많은 개들을 훈련이나 교정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 개와 잘 지낼 수 있으면 된다. 내 개와 잘 지내려면 뭘 하면 될까. 그 방법은 훌륭한 전문 개 훈련사가 되는 방법과 같다.
“개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개의 학습방식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자기 자신의 매순간 행동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야만 한다.” - p,34
이렇게 들으면 어렵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방법은 간단하다. 개를 잘 관찰하고, 자기 자신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대부분의 문제들이 개의 행동뿐만 아니라 우리 행동과도 관련이 있다. 즉, 개의 행동을 어떤 훈련을 배워서 고치려고 하기 전에 우리의 행동을 조심하고 고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렇게만 보면 내가 굉장한 전문가 같지만 오히려 노련한 견주보다 서툴고 부족하다. 그래서 계속 읽고 배우고 적용하고, 연습하고 있다. 몸치에 배우는 게 느린 나도 나아지고 있다. 연습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가 되고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틈날 때마다 읽으면서 습관처럼 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한다.
내가 연습한 동작과 목소리로 개가 흥분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기분 좋게 변화될 때 무엇보다 행복하다. 반려견 때문에 화가 난 적이 있는가? 없다면 솔직히 개를 키워본 적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든다. 개를 키우면서 일부러 했던, 실수로 했던 개줄을 당기고 소리를 지르고 개에게 애원한 적도 있을 거다. 나도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한 적이 있다. 우리가 이상한 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개에게 보이는 인내심과 연민의 정을 우리 자신에게도 똑같이 보이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p.35
이 책의 저자인 패트리샤 맥코넬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패트리샤 맥코넬은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의 동물학 부교수로 응용 동물행동학자다. 그 중에서 다양한 문화적, 언어학적 배경을 가진 동물 핸들러들이 자신의 동물들과 의사소통할 때 사용하는 소리들을 기록하고 연구한 개 행동학 전문가다. 5년간 16개 언어를 사용하는 104명의 동물 핸들러를 대상으로 연구했으니 개와 인간이 서로에게 청각적 신호와 시각적 신호를 주고받는 것에 대해서 뛰어난 전문가이다. 개 행동학을 전공하고 20년 넘게 문제 있는 반려견이나 특수목적견(목양견, 안내견 등 특수한 목적을 수행하는 개. 그녀는 목양견을 키우고 있고 훈련도 시킨다.)을 행동교정을 한 그녀도 알고 있고 우리와 똑같이 실수도 한다.
개에게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나도 모르게 때릴 뻔 했을 때 좌절하고 비도덕적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자책하지말자. 여러분이 개에게 얼마나 인내심을 가지고 연민의 정을 주고 헌신적인 사랑을 했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랑이 필요하지만 사랑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개도 인간이 아니고, 인간도 개가 아니기에 개에 대해 충분히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책과 영상을 보고 나서 개과 동물 중에서도 개라는 동물에 대해서 알게 됐다고 하자. 그렇다고 내가 키우는 개를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내 개를 잘 관찰해보고 기록해보자. 무게중심은 어디에 있는지, 입 모양은 어떤지, 꼬리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자.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보고 기록해보자. 동시에 영상으로 찍어서 천천히 돌려보자. 내가 몰랐던 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 개는 항상 당신에게 신호로 말을 하고 있다. 개가 보내는 이런 신호 대부분은 그저 지켜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개는 이미 우리를 보자마자 스캔을 끝냈다. 우리의 몸짓과 언어를 해석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행동학은 진화, 유전, 학습,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동물의 행동을 이해하는 과학이자, 철저한 관찰 근거에 바탕을 두는 학문이다. 그리고 유전학, 생리학, 신경생물학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최첨단 장비와 수학적 통계 분석이 수반되어야 하는 정밀한 학문이기도 하다.” - p.51
우리가 할 일은 이때까지 매우 잘못된 방법으로 한 시각 신호와 청각 신호, 즉 몸짓과 목소리를 개가 알아들을 수 있게끔 하는 것뿐이다. 이해하고 관찰하자. 그리고는 이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올바른 방법을 배우자. 원서 제목처럼 <The Other End Of The Leash>, ‘개 목줄의 다른 한쪽 끝’에 있는 우리가 노력해서 개와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관계를 함께 만들어보자.
글쓴이. 강태욱
© 동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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