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교권, 추락하는 대한민국

현아

by 동국교지

2023년 7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교사의 죽음에는 악성 학부모 민원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 특별한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개인의 복합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취약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며 사건은 마무리됐다. 위 사건 이후 교사들은 자발적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무분별한 아동 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등 '교권 침해'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현실을 지적하며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정부는 교권 보호 종합대책을 내놨고, 국회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 보호 5법'1)을 통과시켰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붕괴하며 죽어가던 한국 공교육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교사에게 더 이상 권위는 없다. 교사에게는 권위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권리조차도 보호받지 못한다. 이는 교육 환경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학생들은 진정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없다. 사회를 이루고 이끌어 갈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기반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기반을 단단히 하기 위해 교육 현장의 전선에서 고군분투 중인 교사들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선택이 아닌 사회의 책무다. 따라서 이 글은 현재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교권 추락’에 대하여 파헤쳐보고자 한다2).


교권 추락 현황

2025년 4월, 서울시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남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남학생 A군이 수업 도중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여 담임선생님이 이를 지적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담임선생님이었던 여교사가 A군의 휴대폰을 압수하자 남학생 A군은 교단으로 나와 담임선생님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휴대폰을 쥔 손으로 선생님의 얼굴을 폭행했다. 피해 교사는 얼굴 부위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제자에게 폭행당했다는 극심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병가를 내야 했다. 문제는 교사 폭행 사건이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전북 익산에서도 초등학생이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하고 실력 행사를 하는 사건이 있었다. 교실 내 폭력이 나이를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교사 폭행 사건은 더 이상 교실이 안전한 공간이 아님을 증명했다. 단순히 신체적 폭력에 그치지 않는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교원 능력 개발 평가'를 악용해 교사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퍼붓거나 이를 협박의 도구로 사용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 고의적으로 불응하거나 무시하고, 오히려 "아동 학대로 신고하겠다"라며 반항하는 태도는 오늘날 교실의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개별적인 사례를 넘어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침해 건수는 2020년 1,197건에서 2023년 5,050건으로 증가했고, 2024년 4,234건, 2025년 1학기에는 2,18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교원에 대한 상해·폭행 및 성폭력 범죄로 분류되는 침해행위는 2020년 144건에서 2024년 675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25년 1학기에는 389건이 발생했다. 2023년 9월 개정된 교원지위법에 따라, 교원의 생활지도 행위가 아동 학대로 신고되는 경우 교육감은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2023년 9월 25일부터 2025년 8월 31일까지 교육감은 교원이 아동 학대로 신고된 총 1,439건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했고, 이 중 71%인 1,023건을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했다. 교육활동 침해 발생 시 관할청과 학교장은 교원지위법 제20조에 따라 피해 교원에게 심리 상담, 특별 휴가 등 보호 조치를 해야 한다. 이러한 보호 조치는 2022년 3,035건에서 2023년 6,699건으로 대폭 증가했고, 2025년 1학기에는 2,321건으로 집계됐다. 한편, 보호 조치 중 법률 지원은 매년 1% 이하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보호받지 못하는 교사, 교육받지 못하는 학생

위와 같은 교권 추락의 원인은 어느 한 개인이나 현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 그리고 이를 방치한 법적·제도적 미비함이 맞물려 돌아가며 만들어낸 구조적인 비극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원인이 얽혀 발생한 문제이지만 이 글에서는 역사적으로 교육과 교사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이 형성되어 온 과정과 현재 그러한 가치관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미비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서술해 보고자 한다.

먼저 역사적으로 사교육의 비대화는 교권 추락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공교육이 무상교육이 되며 학생들은 학교에서 모두 같은 양과 질의 교육을 받게 되었다. 당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유일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라고 여겨지며 본인의 자녀가 남들보다 더 나은 교육을 받고 ‘출세’했으면 좋겠다는 희망 아래 사교육 시장이 발달한 것이다. 공교육이 무상교육이자 보편 교육으로 자리 잡은 것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국가 성장의 기반이 되는 인재들을 대거 양성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다분하나, 입시를 통한 계층 이동을 꿈꾸는 이들 사이에서는 남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변별력 있는 교육’에 대한 갈증이 생겨났다. 그 갈증은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 시장에 수요가 쏠리게 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사교육 시장은 점점 더 커졌으며, 자연스레 공교육의 권위를 상대적으로 약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공교육이 사교육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잘못된 인식은 '부(富)가 곧 선(善)'이라는 물질만능주의적 가치관과 성공은 전적으로 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왜곡된 능력주의와 결합하면서 더욱 고착화되었다. 이제 교육은 인격 형성과 성장의 과정이 아니라 성과를 증명하는 경쟁의 장으로 변질된 것이다. 성적과 대학 진학이라는 결과가 곧 개인의 ‘능력’을 증명하는 지표로 간주하는 사회에서, 학부모들이 교육을 자녀를 ‘우수한 상품’으로 만드는 일종의 ‘투자’로 인식하며 사교육은 더욱 성횡했고 학교의 역할은 아이를 평가하고 선별하는 시스템으로 축소되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의 인격적 성장을 이끄는 교육자가 아니라, 학부모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는 ‘서비스 제공업자’로 격하되었고, 교사의 교육적 판단과 권위는 자연스럽게 불신의 대상이 되었다. 아이의 성취가 곧 부모의 성공과 능력을 증명하는 수단이 되면서, 학부모는 교육 과정을 공동으로 책임지는 주체가 아니라 결과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시험 점수와 서열만이 아이와 부모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아이들은 규격화된 성과를 생산해야 하는 존재로 전락한다. 교사에게 확고한 권위가 보장될 때만 주관식 평가나 비판적 사고 교육처럼 사고의 깊이를 요구하는 수업이 가능하지만, 성과 중심의 능력주의가 지배하는 현실에서는 이러한 교육이 오히려 문제로 간주한다. 이처럼 사교육의 팽창과 입시 경쟁이 맞물려 공교육을 끝없이 추락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 모순이 학부모들로 하여금 교사를 상대로 '소비자의 권리'만을 주장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결국 성적과 대학 입시라는 가시적인 결과물에만 매몰된 사회적 풍토가 교사의 진정한 교육적 권위를 뿌리째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2022년에는 한 초등학생의 아버지가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니,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하라’고 적은 편지를 아이의 담임교사에게 보낸 사건이 있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내 아이는 왕의 DNA를 가지고 있다"라는 이 문구는 학부모가 교사를 학생의 성장을 도와주는 스승이 아닌, 자기 자녀를 떠받들어야 할 수행 비서쯤으로 여기는 비뚤어진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문제의 발언을 한 학부모의 직업이 교육부 사무관이라는 사실은 공직자마저도 교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학부모가 이렇게까지 악성 민원을 접수하는 이유는 위의 사회적 배경 속 본인의 요구사항이 문제인 줄 모르는 무지한 인식과, 본인이 공교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오만함 때문이다. 이러한 학부모의 잘못된 태도는 교사에 대한 과도한 간섭과 폭언,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연락으로 이어져 교사의 일상적인 교육 활동을 마비시키고 정신적 피폐함을 초래한다. 이는 교사가 교육 환경에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발생시켜,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교권 추락은 곧 능력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낳은 사회적 병증이며,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교육은 더 이상 사회의 미래를 떠받치는 기반이 될 수 없다.

위와 같은 악성 민원의 사후 대처로 교사를 보호할 법령이 미비하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이다. 위기에 처한 교사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인적·물적 인프라는 거의 없다.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도교육청은 현재 교권 보호 전담 변호사가 한 명뿐이다. 교권 침해 대응을 전담하는 법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여 교권 보호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법률적 지원 체계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갈등과 악성 민원을 어떠한 보호막도 없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은 취지와 달리 교사의 정상적인 생활지도를 '정서적 학대'로 몰아가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기까지 하다. 교사가 떠드는 학생을 복도로 내보내거나 훈계하는 행위조차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19년 청주에서 한 초등교사가 말을 듣지 않는 1학년 학생을 훈육의 목적으로 빈 교실에 8분간 격리했다가 벌금형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교사의 생활지도가 사법적 판단의 영역으로 쉽게 편입되는 현실은, 문제의 본질이 법 자체보다도 교사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의 부재에 있음을 드러낸다.

이러한 구조적 방치는 결국 교사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과 위험을 전가하며, 학교 현장 전반에 위축과 공포를 확산시켜 교사들로 하여금 교육적 열정 대신 무기력을 선택하게 만든다. 법적 보호망이 없는 상태에서 교사는 홀로 거대한 법적 분쟁을 감당해야 하며, 이는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손발을 묶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교사의 보호가 부족한 현 세태 속에서 교육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교사뿐만 아니라 교사를 꿈꾸는 인재들도 교사의 꿈을 포기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전국 주요 교육대학교의 정시 합격선이 급락하고 자퇴생이 속출하는 등 교직 선호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현실은, 무너진 교권이 단순히 현재의 문제를 넘어 공교육의 미래를 지탱할 인적 자원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법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대한민국 법에서도 교사의 교권은 보호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헌법 제31조에 제6항에 따르면, ‘학교 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기재하여 교사의 교권이 보호되어야 함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가 운영을 위한 최고 법규인 대한민국 헌법에 규정될 만큼 교사의 권리와 지위는 보호받아야 마땅한 중대한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교육기본법’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학교교육에서 교원의 전문성은 존중되며,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는 우대되고 그 신분은 보장된다. ‘교육공무원법’ 제43조(교권의 존중과 신분보장)에서도 ‘교권은 존중되어야 하며, 교원은 그 전문적 지위나 신분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헌법뿐만 아니라 교육기본법, 교육공무원법 등 여러 법률에서도 다각도로 교권 보호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보았듯 교권의 실질적인 보호를 법이 도와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더 실질적인 교권 보호를 위해 교권 보호 5법이 생겼지만,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침해행위는 여전했다. 2025년 5월 22일 새벽, 제주에서 40대 교사가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다’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 4장을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제주에서 발생한 해당 사건은 학부모의 반복적인 민원이 학교 현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교육청은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민원 발생 시 교장·교감이 함께 대응하도록 한 매뉴얼을 마련했지만, 정작 민원인이 학교를 찾은 날 약속된 관리자는 자리를 비웠다. 그 결과 교사는 제도적 보호 없이 민원에 홀로 노출됐고, 매뉴얼은 존재했지만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형식적인 장치에 그쳤다. 이 사건은 교권 보호가 문서가 아닌 실행의 문제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다. 따라서 교육 환경 전선에서 교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실효성 있는 제도의 정착과 실행이 여전히 절실하다.

독일의 바이에른주가 2023년 3월에 발표한 교사 폭력 대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독일은 피해 교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가 직접 가해자를 고발하도록 했고, 피해 교사가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보호장치도 마련했다. 피해 교사에겐 심리 치료, 의료 전문가 상담받을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또한 심각한 민원의 경우 학교가 나서서 대처하는 것이 매뉴얼을 넘어 법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피해를 본 교사의 심리 치료를 지원해야 위와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단순한 직업적인 활동이 아니라 도덕적인 인격체를 양성하는 행위이므로, 교사가 학습에 적합한 안전한 근무 환경에서 교육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의 정신적 피해뿐만 아니라 신체적 피해를 막기 위한 법과 제도도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교사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학교에 상주하는 경찰을 즉각 호출할 수 있다. 미국 페어팩스 교육청의 한 교장 겸 상담사는 학교 안에서 타인을 위협하거나 법을 위반하는 행위는 단순한 학칙 위반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 행위로 간주하며, 이 경우 경찰이 출동해 가차 없이 조치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이를 차용하여 우리나라가 현재 학교에서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것처럼, 경찰관이 학교에 항상 상주하고 있지는 않더라도 학교와 연계된 경찰관의 업무를 교사 보호로까지 확대하면 교사를 학생의 신체적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교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2026년 1월 22일 교육부는 ‘학교 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6년 3월 새 학기부터는 교사와 학부모 소통 창구를 하나로 통일하여 교사가 개인 연락처나 개인 SNS를 통해 학부모의 민원을 직접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학교장에게 ‘긴급조치권’이 부여되어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가 발생할 시 학교장이 교사와 학생을 긴급 분리 조처하게끔 했다.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에게는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교사와의 소통 창구를 하나로 통일하면 교사에게 긴급하게 연락해야 할 경우 소통이 어렵다는 점이나, 긴급조치권이나 과태료는 교권 침해의 사후 대처일 뿐이라는 점에서 한계도 존재한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교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학생‧학부모, 더 나아가 국민의 교권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 것, 교권 보호

대법원 2023두37858 판결 중 일부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에 대한 교육 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하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밖의 공공단체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아니 된다. 부모 등 보호자는 자녀 또는 아동의 교육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이러한 의견 제시도 앞서 본 것과 같이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교권 추락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법과 제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떠받치는 사회적 인식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교권 보호 관련 법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응 기준이 부재해 교사 개인이 갈등과 민원의 최전선에 고립되는 일이 잦다. 교권 침해를 ‘일부 문제 교사의 책임’이나 ‘학부모의 정당한 요구 과정’ 정도로 치부하는 인식 속에서 교사들은 반복되는 민원과 심리적 압박 때문에 결국 교단을 떠나게 된다. 이는 개인의 직업 선택 문제를 넘어, 공교육 시스템 자체가 붕괴하는 위험 신호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노동자가 아니다. 교사는 학생이 사회의 규범을 배우고, 타인과 공존하는 법을 익히며, 민주적 가치와 책임 의식을 형성하도록 돕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교사의 권위는 강압이 아니라 교육의 전제 조건이며, 그 권위가 존중될 때 교실이 비로소 학습과 성장이 가능한 공간이 된다. 아이들이 안정적인 교육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이는 곧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이끌어 갈 인재의 토대가 무너진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이는 막대한 사회적 손실이자 공동체의 기반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진다. 따라서 교권 보호는 교사 개인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위 판결문 내용처럼 학생 지도와 교육은 교원의 권한이자 법적 책무이다. 학생은 교직원의 인권을 침해하면 안 되는 의무가 있고, 학부모 또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교육활동과 교사의 권리 및 권위를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교사의 권리와 권위가 사회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인식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교사의 판단과 권위를 전적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갖출 때 마침내 교권 보호는 선언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모든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미시적인 측면을 넘어 거시적으로 우리 사회의 기반을 지키기 위함이다.



각주

1) 교권 강화를 위해 개정된 법령으로, 「교육기본법」, 「초·중등 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을 말함.

2) 이 글에서 ‘교권’은 교사의 권리, 권위, 권익 모두를 아우르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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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다영, ⌜전 국민 들썩였지만…"학부모 탓 아냐" 종결된 서이초 교사 죽음[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 2025.07.18.,

https://www.mt.co.kr/society/2025/07/18/2025071715461240721

(3) 서보미, ⌜[단독] 온다던 민원인 “교장 없어서 안 가”...기다리던 교사는 사흘 뒤 숨져⌟ , 『한겨레』, 202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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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소윤, ⌜교사 개인 연락처로 ‘학부모 민원’ 금지된다⌟ , 『한겨레』, 2026.01.22.,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241062.html

(5) 이현수, ⌜"교사 힘들잖아요, 월급도 적고"…교대 인기 뚝, 이탈자도 늘어⌟ , 『머니투데이』,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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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동혁, ⌜"왕의 DNA, 왕자에게 말하듯" 갑질 학부모는 교육부 직원⌟ , 『MBC NEWS』, 2023.08.11.,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3534_36199.html

(7) 전아름, ⌜'교권보호 5법' 있어도 '교사 때리는 학생' 오히려 늘어⌟ , 『교육언론[창]』, 2025.12.04.,

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93

(8) 최충일, ⌜학교 창고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학생 가족 민원에 고통"⌟ , 『중앙일보』, 2025.05.2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8057

KBS News. (2023.08.02).

(9) ‘흔들리는 위상’에 해외도 교권 확보 ‘골몰’ [Video].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C9uP7ZkQmtQ

(10) 연합뉴스. (2020.06.20.) 빈교실 '지옥탕'에 초등 1학년 격리한 교사 벌금형 [Video].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pL2isS78T-c

(11) 충북 현대 HCN. (2020.06.29.) '훈육 vs 아동학대'...교사 벌금형 논란 [Video].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iGDdqyH3i_Q

(12) 경기도교육청, ⌜교권 보호 5법으로 알아보는 교육활동 보호⌟ 학부모용 pdf

(13) 국회도서관, ⌜데이터로 보는 교육활동 침해와 교원보호 - 국회도서관⌟, 『Data & Law』 (2025-13호, 통권 제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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