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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한 여름밤, 공포영화보단 이 책!

by 남기자
32436120956.20220527084848.jpg 출처. 은행나무

들어가며


정말 너무나도 유명한 정유정의 장편소설 <7년의 밤>. 살인, 피 이런 주제를 좋아하지 않아 몇년 전 영화 예고편을 보고 선뜻 손이 가지 않던 작품이었는데 지난해 휴가때 문득 무언가에 푹 빠지고 싶다는 생각에 가방에 넣어갔더니 휴가 내내 놓지를 않았다. 이젠 여름이 되면 문득 생각 날 정도인 작품. 묵혀둔 리뷰를 올려본다.


리뷰


작가의 말에서 사실과 진실사이에는 ‘그러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는 이야기되지 않은 혹은 이야기 할 수 없는 ‘어떤 세계’. 불편하고 혼란스럽지만 한사코 들여다봐야 하는 세계를 말한다. 이 불편한 세계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이 그러나를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소설의 등장인물들도 저마다 그러나의 상황에 마주한다.


주정뱅이 아들은 아버지 같이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술로 파멸에 이른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모든 걸 누리던 남자는 무엇이든 통제하려는 습성 때문에 끔찍한 괴물이 되고 만다. 왕대포집 지하 단칸방을 탈출하기 위해 이를 악물던 여자는 33평 아파트 입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나아가 남편을 망가뜨린다. 머구리의 아들로, 어촌 집안의 희망이었던 남자는 소설가가 되겠다고 안정된 직장을 때려 친다. 결과는 7년의 시간을 도망자로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그들이 원하는 결과였을까.


소설에서는 이런 각기 다른 사정을 가진 등장 인물이 세령호에서 만나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선택을 하게 만든다. 도통 이해가 안가는 그 선택도 작가의 섬세한 묘사로 ‘나라도 그랬을꺼야’’라는 이해를 불러일으킨다.


소설의 배경인 세령호는 세령마을을 수장시켜 만들어진 가상의 장소다. 세령호의 옆 수목원 마을은 늘 안개가 자욱하다.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불쑥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이 신비하고, 서늘하다.


그 속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처참하다 못해 처절하다. 여기에 악에 바치고, 불안과 의심이 뒤얽힌 등장인물들의 심리는 마치 눈 앞에서 표정이 보이는 듯, 생생하게 묘사됐다.



추천 대상


휴가가서 가볍게 읽을 책 찾는 사람

스릴러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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