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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희 Sep 04. 2021

양자 물리학

양자역학

수소 원자의 선 스펙트럼에 대한 보어에 의한 완벽한 풀이는 양자적 관점을 더욱더 확신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보어의 궤도 가설은 수소 원자 말고는 다른 원소의 특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주기율표에서 수소 다음의 원소인 헬륨에서조차 실험 결과와 맞추기가 어려웠다. 당연히 헬륨보다 무거운 다른 원소들의 스펙트럼들의 선 구조는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보어 가설은 분명히 올바른 것이 나 무엇보다도 양자적 현상들을 보편적으로 설명할 방정식이 구축되어야 했다. 난제 중의 난제로 여겨졌던 방정식은 다른 수학의 형식으로 두 개나 도출되었다. 독립적으로 개발된 하나는 행렬을, 다른 하나는 대수가 적용되었다. 1925년과 1926년의 사건이다. 양자물리학 사상 가장 중요한 해로서 기록될 것이다. 1900년에 플랑크에 의해 제안됨으로 시작된 양자의 개념은 양자적 보편 법칙을 담은 방정식이 창출되기까지 25년이 걸렸다. 양자론은 여러 사람에 의해 수십 년이 걸려 정립되어 가는 기나긴 과정이었다. 그만큼 양자역학은 뉴턴 역학 이래 가장 급진적이고 혁신적이므로 인간 감각과는 전혀 동떨어진 세계로서 올바로 정립되는데 긴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다. 


1925년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Werner Heisenberg는 행렬 matrice의 비가환 non-commute 성질이 양자 조건을 일반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였다. 비가환은 물리량 두 개를 함께 곱하는데 순서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즉, 두 물리량 A와 B가 있을 때 AB는 BA와 같지 않은 관계에 있는 경우를 비가환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불확정성 원리에 준거한 위치와 운동량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므로 두 물리량은 비가환적이다. 마찬가지로 각 좌표 x, y, 그리고 z 축 상의 각운동량도 서로 비가환적이다. 수학에서의 비가환은 물리적 양자화의 개념과 대응된다. 이처럼 행렬 역학은 물리량의 불연속 구조를 직관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행렬에 의한 방정식은 대수 algebra의 형태가 아니므로 일반적으로 문제를 풀어 실험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


대수 형태의 방정식은 1926년에 에르빈 슈뢰딩거 Erwin Shrodinger에 의해 구축되었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파동처럼 행동하는 입자의 운동을 설명하기 위한 파동 방정식이다. 방정식의 파동 함수는 입자의 물리량을 정의하기 위하여 확률의 기능을 제공한다. 파동 함수가 가지고 있는 입자에 관한 정보는 입자가 어느 순간에 있을 확률로서 표현되므로 입자의 위치 등 물리량이 정확히 알려지는 뉴턴 역학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상호작용하는 입자의 에너지, 운동량 등 다른 모든 물리량에도 확률을 적용한다. 확률로 표현되는 대상인 물리량은 항상 유한해야 한다. 무한대인 확률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양자적 현상의 어떠한 계산도 물리적으로 의미가 있기 위해서 물리량이 적용되는 가능한 범위 모든 영역을 합한 값이 유한해야 한다. 이에 대한 수학적 조건은 방정식의 해가 무한대로 발산하지 않고 유한하다는 경계조건을 적용하는 것이다. 경계조건을 적용하면 모든 물리량이 불연속으로 구해지게 된다. 즉, 모든 물리량이 양자화된다. 양자 방정식에 행렬 역학과 대수 역학 두 관점이 있으나 이는 다른 관점에서 양자화를 올바르게 설명하는 양자역학의 다른 표현이다.


보어의 원자 가설로 풀렸던 수소 원자 문제가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를 구함으로 수소의 선 스펙트럼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어떻게 정확하게 수소 원자의 에너지 준위를 예측할 수 있는지는 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확률적 조건과 양자화가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에 주목하면 된다. 수소는 중앙에 양성자가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도는 형태의 가장 간단한 원소이다. 양성자와 전자 사이의 인력 에너지는 그들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하고 전기량의 곱에 비례한다. 에너지가 거리에 의존하는 경우에 해를 구하는 방법은 무한급수를 가정하여 계수들을 구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모든 해의 가능성을 포함하므로 매우 일반적이다. 양자화의 조건은 모든 물리량을 확률적으로 해석하므로 구해진 해로서 파동 함수가 거리가 무한대가 되더라도 함수는 유한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조건에 따라 무한급수를 이용해 계수들을 구하면 해는 무한대로 발산한다. 발산되지 않고 수렴하도록 해주어야 물리적으로 의미가 있다. 무한급수를 수렴하도록 하는 방법은 급수가 다중항 polynomial이 되도록 하여 항이 유한하면 된다. 다중 항의 조건으로부터 에너지 등 모든 물리량이 불연속, 즉 양자 화가 된다. 이렇게 구해진 에너지는 실험적으로 구한 수소 원자의 선 스펙트럼을 완벽하게 설명한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양자 법칙을 아우르는 보편적 방정식이다. 그러므로 양자적 물리 현상의 예측이 가능하게 되고 많은 물리 현상을 설명한다. 뉴턴 역학이 세상을 지배한 것처럼 원자 세계는 양자역학의 지배권에 놓이게 되었다.


확률적 해석은 양자화(불연속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양자화는 모든 실험을 통해 맞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비록 확률적 해석으로 마치 자연을 불확실하게 해석하는 것처럼도 여겨지나 그렇지 않다. 양자역학이 올바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서 앞서 기술한 스핀이 있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모든 입자는 스핀을 고유하게 가지고 있다. 스핀은 양자론에서 독립적으로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양으로서 양자론의 조건에서 만이 스핀 개념을 세울 수 있다. 이중성에 근거하여 이에 맞는 조건을 설정하면 매우 자연스럽게 스핀을 두 개 또는 세 개 등 스핀의 양에 따라 구성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뉴턴역학으로는 이 양을 구성할 수가 없다. 


알파붕괴의 경우는 양자역학의 이중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의 전형적인 예이며 고전역학의 실패를 보여주는 극명한 또 다른 예이다. 방사성 물질은 알파, 베타 및 감마 붕괴를 거치면서 안정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알파입자가 방출되는 현상은 고전적으로는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밖으로 방출되는 알파입자의 에너지가 핵 내의 구속에너지보다 수배 정도 적기 때문에 고전역학에 의하면 입자가 핵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그러나 알파입자는 방출된다. 양자방정식은 알파입자가 핵 장벽을 뚫고 나온다는 것을 예상한다. 원자핵 관련의 원자핵의 결합에너지 Binding energy, 원자핵 반응으로서 핵분열 Nuclear fission의 연쇄반응 chain reaction, 핵융합 Nuclear fusion 등 모든 현상이 설명된다. 


레이저 Laser는 빛을 증폭시키는 장치로서 오늘날 측량, 금속가공, 정보처리, 임상의학의 치료 등 많은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레이저 빛은 모든 빛이 위상이 같고 좁은 폭의 단색광의 에너지를 가지기 때문에 먼 거리까지 퍼짐을 최소화시켜 전달된다. 레이저의 원리는 광자가 바닥상태 또는 여기상태에 있는 원자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에 기인한다. 양자적으로 자유 방출뿐만이 아니라 유도 흡수 및 유도 방출이 가능하여 빛의 증폭이 일어나 레이저가 가능하다. 이는 전형적인 양자적 현상이다. 물질의 구조와 성질도 양자론에 의해서 비로소 이해되기 시작했다. 물질 내의 원자 사이의 결합이 이온, 금속 또는 공유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나 x-선을 이용한 결정구조 역시 양자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도체와 절연체 및 반도체는 에너지띠의 개념으로 전자가 있을 수 있는 허용된 띠와 있을 수 없는 금지된 띠의 개념으로 이들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전기가 잘 통하는 것들과 안 통하는 것들은 전자기학으로 어느 정도 이해되었으나 비로소 완전히 이해된 것은 양자역학에 의해서였다. 특히 반도체의 여러 현상들은 순전히 양자적으로 이해되며 오늘날 집적회로(IC)는 컴퓨터 등을 가능하게 했다. 그밖에 전기저항이 어떤 온도 이하에서 사실상 0이 되는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인 BCS 이론도 양자현상 기반의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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