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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희 Sep 23. 2021

기본입자의 상호작용

입자동역학

양자전기역학의 혁혁한 성공은 어떻게 입자가 전자기력에 의해 상호작용 하는가의 절차적 방법론이 올바르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방법론은 게이지 보존 법칙에 준거하여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입자와 전자기력에 의해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매개하는 입자가 있다는 게 주요 골자이다. 그런데 기본 입자의 상호작용은 전자기력 외에 약력이나 강력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방법은 약력이나 강력과 같은 다른 힘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었다. 기본입자가 전자기력 외에 약력과 강력 등의 힘에 따른 상호작용도 매개입자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일반화할 수 있다. 

자연의 기본 힘 중의 하나인 약력은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약 30여 년에 이르는 긴 기간에 걸쳐 밝혀졌다. 약력은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여 방사능을 방출할 때 핵 안의 중성자가 양성자로 변환되면서 전자가 중성미자로 붕괴하는 베타붕괴가 대표적이다. 방사성 탄소를 이용한 연대 측정을 가능하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고 태양 내부의 핵융합이 가능한 것도 약력 때문이다. 그런데 약력에 의한 반응은 중성미자가 나타나느냐의 여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중성미자가 나타나면 무조건 약력에 의한 반응이다. 약력은 글자 그대로 약한 힘으로 전자기력이나 핵력(강력)에 비해서 힘의 세기가 작다. 전자기력보다 수천 배 정도 작고 강력보다는 수백만 배 작다. 전자기력과 또 다른 차이점은 전자기력이 미치는 범위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아주 먼 거리까지 전파되는 반면에 약력은 아주 좁은 범위에서만 영향력을 발휘한다. 

약력의 매개입자는 전자기력의 경우와 다르다. 전자기력은 빛(광자)을 매개입자로 가지지만, 약력은 서로 반대의 전하를 갖고 있는 쌍의 보손과 중성의 보손으로 모두 세 개의 매개입자가 있다. 세 개의 매개입자는 약력이 미치는 범위가 매우 작아 매우 무거울 것으로 예측되었다. 광자는 질량이 없어 멀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반면에 약력의 매개입자들이 핵 안에 있을 수 있으려면 매우 무거워야 하기 때문이다. 약력은 다른 힘들과 비교해 매우 유별나다. 다른 힘과는 달리 반전성(parity), 전하와 반전성 등이 보존되지 않는다. 반전성이란 입자의 파동함수를 거울 반사하듯 변환하는 것으로 변환하더라도 변하지 않으면 보존된다. 

1960년대 초까지 발견된 100여 종의 강입자들이 하부구조를 가지고 있도록 이론적 구성을 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겔만에 의해서 제안된 쿼크는 모든 강입자의 하부구조를 이루는 기본입자의 개념이다. 모든 강입자는 업, 다운 및 스트랜지의 3종류의 쿼크 quark로 설명하여 중입자는 세 개의 쿼크로, 중간자는 한 개의 쿼크와 반쿼크 anti-quark로 구성되도록 하였다. 질량은 작은 것부터 업 up, 다운 down 및 스트랜지strange 쿼크의 순이므로 가장 가벼운 중입자나 중간자는 가벼운 쿼크로 이루어질 것이며, 입자들이 가지는 전하량에 맞게 구성된다. 예를 들어, 중입자에 해당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는 업과 다운 쿼크로, 중간자인 3개의 파이온은 업과 다운 쿼크의 다른 결합이다. 

쿼크 모형은 쿼크의 종류에 따른 규칙성이 엄격히 이루어져 스트랜지 쿼크를 포함하는 개수에 따른 규칙적 배열을 한 결과 새로운 입자의 존재도 예견할 수 있을 만큼 성공적이었다. 물론 입자는 후에 발견되었으며 오메가 Omega라 불렸다. 이는 마치 19세기 중엽에 원자량을 기준으로 주기율표를 만든 멘델레예프가 규칙성을 이용하여 당시에 발견되지 않은 원소를 예측한 것과 같은 개가였다. 더 중요한 점은 쿼크 개념이 올바르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로써 입자의 존재와 붕괴 형태에 강력한 규칙성의 존재는 또다시 확인되었다. 중입자나 중간자를 구성하는 쿼크들은 그 안에 영구적으로 가두어져 있다. 색깔 힘 color force이라 불리는 강력이 가두어두는 역할을 담당한다. 강력은 전자기력의 전하에 의한 힘과는 다르게 입자 간의 거리가 멀수록 크기가 크고 가까울수록 작다. 빨강, 초록, 파랑의 색깔힘은 색깔의 다른 조합들이 쿼크를 서로 끌어당기게도 만들고 서로 밀치게도 만든다. 색깔의 개념을 이용해 페르미온 입자들이 배타 원리를 만족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모든 색깔을 포함시키거나 한 색깔과 그것의 반색깔을 조합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중입자의 경우 빨강, 초록, 파랑 등의 다른 색깔들이 서로 끌어당겨 입자를 형성하고, 중간자의 경우 같은 색깔의 쿼크와 반쿼크가 서로 끌어당겨 입자를 형성한다. 이러한 조합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기본입자의 구성에 힘이 실리고 더 무거운 쿼크와 이에 대응되는 더 무거운 경입자를 예측하는 단계를 밟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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