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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Jan 16. 2024

칭찬과 격려의 차이

칭찬과 가스라이팅을 구분하자!


  우리는 책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칭찬의 힘”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는다. 자녀 교육 전문가들은 자녀를 양육할 때도 자녀에게 자주 칭찬의 말을 해주라고 조언한다. 그럴 때마다 전문가들이 자주 인용하는 책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할 정도이니, 칭찬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칭찬은 사람들에게 인정의 감정을 느끼게 하여 신나게 한다. 누군가가 나를 인정해 준다는 것은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칭찬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칭찬은 어떤 사람의 잘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칭찬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무엇을 잘했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특별히 잘한 것이 없으면 칭찬할 것도 없게 된다. 칭찬할 것이 없으면, 반복되는 칭찬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칭찬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하루에 3개 칭찬하기”라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매일 칭찬을 하려다 보니 칭찬할 내용이 궁색해져서 매일 “오늘도 잘 일어난 것에 대하여 칭찬”, “오늘도 밥을 잘 먹은 것에 대하여 칭찬”. "오늘도 하루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칭찬" 등과 같은 말을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칭찬을 매일 듣게 되면, 처음에 칭찬을 들었을 때의 감동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칭찬의 뒷면을 살펴보면, 칭찬을 받을 때는 좋지만 만약에 내가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계속하지 않으면, 칭찬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을 내재하고 있다. 그래서 칭찬을 받는 사람은 계속해서 상대에게 칭찬을 받기를 원하여 자신에게 칭찬을 해 주는 사람의 눈치를 보고, 그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맞추는 현상도 생기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칭찬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가스라이팅”을 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너는... 를 참 좋아하더라, 나는 그런 네가 참 좋아.” 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칭찬을 하면, 자녀는 부모가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모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서 자신이 이제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그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연기를 하고, 그런 부모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서 마음속에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부모는 자신도 모르게 칭찬을 통하여 자녀에게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우리 동환이는 김치를 참 잘 먹어. 참 대단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신났었다. 어린 시절에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는 것은 신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섯 살의 아이에게 김치가 얼마나 매운가? 그런데 그런 칭찬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매워도 맵다고 안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몇 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밥만 먹으면 김치를 제일 많이 먹었다. 그런데 문제는 친척들도 그것을 알고 명절과 같은 때에 맛있는 반찬들이 많을 때도 누군가 “동환이는 김치를 참 잘 먹어” 그렇게 말을 하면, 나의 젓가락은 고기를 향해서 가다가 방향을 잃고, 잠시 머뭇 거리다가 김치를 집어 먹었던 기억이 있다. 친척들은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그때는 사람들이 왜 웃는지 몰랐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그 기억을 하면서 웃을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하여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갈등이 있었다. 과연 김치를 먹고 계속 칭찬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고기를 먹고 사람들에게 실망을 줄 것인가? 하는 갈등이었다. 그러니 부모가 자녀에게 칭찬을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할 부분 중의 하나이다.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잘하는 것에 대하여 칭찬을 해 주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가스라이팅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     


  격려는 칭찬과 다르다. 칭찬은 어떤 사람의 잘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격려는 그 사람의 있는 상태 그대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격려는 그 사람이 무엇을 했든지, 어떤 상황에 있든지, 그 사람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인정이며, 어떤 상황에서 늘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이다.” 서점에 보면 청년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는 에세이들이 많이 나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책들의 내용을 보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만나고,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지금 있는 상황에서 절망하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귀중히 여기고,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그런 글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힘을 얻는다.      


  모든 것을 꼭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칭찬할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받은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나는 네가 엄마 아빠에게서 태어나서, 우리의 자녀라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야.” “네가 무엇을 하든지 엄마 아빠는 너에게 응원을 할 거야.” “살아가면서 삶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어,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경험들을 배우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좋은 날이 있을 거야. 그러니 꿈을 가지고 살자.”라는 등의 격려의 말은 자녀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된다. 오늘 우리에게도 격려가 필요하지 않은가? 우리는 오늘 우리 자신에게도 격려를 보내자. 거울을 바라보며, 여태 열심히 살아온 자신의 어깨를 토닥거려 주며 우리는 스스로에게 격려의 말을 통해서 용기를 주자.       


“수고했다! 너도 괜찮은 사람이다! 앞으로도 너에게 좋은 일이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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