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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Feb 27. 2019

감동이 있는 부부 관계를 위한 요소

배우자의 마음속의 ‘인정의 저금통’ 채워주기


  오래전에 읽은 책 중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다. 그 책은 미국의 샌디에이고 해양 동물원인 ‘씨월드(Sea World)’의 큰 고래도 사육사가 칭찬을 해 줄 때 춤춘다는 내용의 책다.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하는 것이 아니다. 부부가 서로를 인정해 주고 칭찬해 줄 때 부부는 감동이 있는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활력을 얻고 춤추게 된다.  


  연인들은 연애시절에는 로맨스의 호르몬이 넘쳐서 같이 있는 것이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한다. 저녁이 늦어서 서로 헤어지고 나면 집에 돌아가서 전화기가 뜨거워질 때까지 밤을 새 가며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를 한다. “나를 이렇게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동과 열정이 넘치는 시간을 가진다. 주변에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사귀는 사람에 대해서 말해보라고 하면 침을 튀겨가면서 자랑을 하고는 한다. 나를 이처럼 사랑해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을 일평생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부는 자신도 모르게 뭔가 서운한 생각이 마음에 자리 잡을 때가 있다. 연애 시절처럼 열정적이었던 모습도 잘 보이지 않는다.  연애 시절에는 장점만 보이고, 나에게 가장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결혼을 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배우자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서로의 단점을 끊임없이 지적해 주면서 마음속에는 서운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치약을 쓸 때는 반드시 아래부터 짜 쓰세요”. “밖에 나갔다 들어올 때는 항상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 두세요.” “그 색깔의 바지를 입을 때는 꼭 이 색깔의 티셔츠를 입으세요”. “그 머리 스타일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머리를 이렇게 다듬으세요.” 등의 끊임없는 ‘리스트’를 매일 들으면서 부부는 점차 더 깊은 스트레스와 갈등의 골을 만들어간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인정의 저금통’이 있다. 누군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면 사람들은 살맛이 난다.  사람 안에 있는 ‘인정의 저금통’에 인정과 칭찬이 가득할 때 기쁨이 넘치기 때문이다. 연애 시절에 연애를 하면서 그렇게 열정적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로 “사랑한다”라고 고백을 하고, “당신이 최고”라고 고백하며, “당신이 좋다”라고 인정해주는 말이 마음속에 있는 ‘인정의 저금통’을 가득 채워 주었기 때문에 즐거움이 넘쳤던 것이다.  그러나 결혼 생활을 하면서 서로를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기보다는  배우자가  이런 것만 고치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서로의 단점을 고치려는 사명감(?)을 가지고 서로를 지적하다가 어느새 마음속의  ‘인정의 저금통’은 바닥이 나고, 배우자의 말은 나를  비난하는 소리로만 들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과거의 열정이 있는 부부관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것은 부부가 다시 서로를 인정해 주고 칭찬 하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은 원래 잘 안 바뀐다. 누군가가 고치라고 해서 오래된 태도를 고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사람이 안 바뀌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그것이 익숙하고,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렇게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습관은 그 사람의 가치관에 근거하고 그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배우자가 자꾸 자신의 어떤 부분을 고치라고 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부부가 이해해야 할 것은 배우자의 단점이 인류의 큰 해가 되지 않는 다음에는(?) 서로를 고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결혼은 무엇인가? 배우자의 바뀐 모습과 결혼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있는 모습 그대로 결혼을 하는 것이다. 배우자에게는 마음에 드는 좋은 부분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는 대로 그것이 나와는 다른  다양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 아니라,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사람은 자신의 장점을 인정해주고, 칭찬해 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있다. 배우자가 서로의 장점을 인정해 주고, 서로를 칭찬해 주면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더욱 잘해 주려고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 남편이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것을 도와주기를 원하는 어떤 아내는 먼저 남편의 장점을 들어서 인정해주고, 칭찬을 많이 해주어 남편의 마음의 ‘인정의 저금통’에 많은 잔고가 쌓이게 하고 난 다음에 먼산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면 된다. “아! 나는 당신이 가정적 이어서 너무 좋아! 당신처럼 나를 잘 도와주는 남편도 별로 없을 거야. 그런데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일도 당신이 도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추운 겨울에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러 나가는 것은 정말 힘드네…” 남편의 마음에는 그때 두 가지 생각이 떠 오른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이기적인 생각이다. “분리수거를 하라고? 겨울에? 나도 추운데?” 그런 생각과 다음에 다가오는 생각은 “그래. 나를 저렇게까지 인정해주는데 분리수거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라는 생각이다. 그 이후에도 남편의 마음에 ‘인정의 저금통’에 잔고가 충분하도록 아내가 계속해서 남편을 지지해 주고,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면 어느 날 집의 쓰레기들은 아내도 모르는 사이에 분리 수거장에 가 있게 되는 것이다. 밤 사이에 ‘우렁각시’ 남편이 분리수거를 도와주게 되는 것이다. 쓰레기가 분리수거된 것을 발견했을 때 아내가 할 것은 ‘오버 액션’을 하면서 남편을 또다시 인정해주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와주는 것에 대한 칭찬과 감사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난 당신이 나를 이렇게 도와주어서 참 행복해. 고마워요.” 그런 한 마디의 칭찬이 남편을 춤추게 한다.


  반대로 인정과 칭찬이 없는 부탁은 감동을 가져오지 못한다. ‘인정의 저금통’에 아무런 잔고도 없는데 “여보! 당신이 쓰레기 분리수거 좀 해줘요”리고 말하면, 남편은 “나도 하루 종일 밖에 나가서 힘들어. 그런 건 당신이 하면 안 되나?”라는 대답 밖에는 돌아올 것이 없다. 오늘부터 작은 인정, 작은 칭찬부터 시작해서 부부간에 서로가 ‘인정의 저금통’에 서로 잔고를 높이고 감동이 있는 부부가 되어보자.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남편은 아내에게 칭찬으로 하루를 시작하자. “당신 오늘 얼굴색이 참 좋네”, “당신 오늘 헤어 스타일이 참 멋있다.” “당신 오늘 화장이 아주 잘 되었네”. “당신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애써 주어서 정말 고마워. 그래서 내가 바깥에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거야.” 가장 좋은 말은 “오늘 당신 참 예쁘네”이다. 그러면 아내는 출근하는 남편에게 “늘 당신이 우리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서 고마워. 오늘도 좋은 날이 될 거야.” “당신이 가정적이어서 나는 참 행복해.” “당신 참 멋있어”라는 말을 해보자. 때로는 좀 오글 거릴 수도 있지만, 이렇게 서로를 인정해 주고 칭찬해 줄 때 마음속의 ‘인정의 저금통’의 잔고는 점점 올라가게 되고, 감동이 있는 부부가 된다. 그렇게 살다 보면 때로는 조금 서운한 일도 있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그 서운함과 어려움을 넘길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는 것이다. 오늘부터 배우자를 인정해주고 칭찬해 주자.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도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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