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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Feb 22. 2019

행복한 부부 관계를 위한 세 가지 요소

많이 웃고, 이해하고, 감사하자.

 

   나는 때때로 주례를 할 때 혼인 서약을 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서로를 사랑하기를 약속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용감하게 “네”라고 큰 소리로 대답하는 신랑 신부를 보면서 “과연 저 서약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며 대답하는 것일까?” 생각하며 미소 지을 때가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있을까? 행복한 부부의 요소는 무엇일까?


  많이 웃고 살자는 것이다.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세상에서 가장 먼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부부는 오래 살다 보면 서로의 얼만 보아도 배우자의 기분이 어떤 상태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부부는 살아가면서 가정에 다가오는 여러 가지 문제로 염려하고, 두려워하고, 갈등 속에서 살아갈 때가 많이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다가와서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도 있고, 자녀들이 아프거나 문제가 생겨서 놀란 가슴을 안고 살아갈 때도 있다. 한밤중에 갑자기 아이가 열이 생겨서 응급실에 아이를 안고 뛰어갈 때도 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표현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부부는 서로를 오해하고 갈등할 때도 있다.


  결혼을 하면서 나는 아내와 중요한 약속을 했다. “어떤 갈등이 있어도 그 갈등을 하루를 넘기지 말고 풀고 지내자”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엄청난 약속을 한 것이었다. 살다 보니 부부간에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여러 결정을 할 때 서로의 생각이 달라서 갈등이 다가올 때도 있었다. 그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결혼 초기에 약속했던 ‘갈등을 하루를 넘기지 말자’는 약속은 여전히 유효했다. 대부분의 경우는 내가 아내에게 다가가서 갈등을 가지고 하루를 넘기지 말자고 이야기하며 대화를 시도했다. 많은 경우에 내가 먼저 잘못했다고 이야기하면 아내는 못 이기는 척(?) 하고 나의 이야기를 받아주고, 마음을 풀었다. 어설프고 썰렁한 개그로 아내를 웃게 하고는 했다.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웃으며 살아야 한다. 부부는 살다 보면 많은 어려움을 만나지만 그때마다 마음에 있는 갈등을 풀어야 한다. 갈등은 그냥 두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갈등의 앙금은 그대로 두면 쌓이고 또 쌓이게 된다. 그래서 결국은 부부간에 깊은 감정의 골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인정해 주고 포용해 주어야 한다. 서로에게 미소를 짓게 해 주고, 웃게 해 주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


  많이 이해해 주자는 것이다.


  미국의 영어 표현 가운데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 보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을 의미한다. 역지사지의 입장이 되어보라는 이야기이다. 얼마 전에 어떤 남편분이 말씀하시기를 “요즘에 어떤 아내들은 남편의 고뇌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기를 데리고 부부가 외출을 하면, 남편이 한 손으로는 아기를 안고, 어깨로는 기저귀 가방을 메고, 다른 손으로는 유모차를 밀고 다녀야 하는 남편의 고통을 아내들이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남편은 이미 직장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지금도 충분히 힘들다는 것이다. 아내를 위해서 자녀를 위해서 죽기 살기로 뛰는 남편이 얼마나 고통 속에 있는가를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요즘 고독사를 하는 가장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오늘의 남편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인 것을 아내들이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아내는 이런 스트레스받는 남편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 주어야 한다. 남편의 입장이 되어 남편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이다. 남편이 회사에서 상사와 동료에게서 받는 스트레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의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 시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중재하는  어려움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


  남편도 아내의 스트레스를 이해해 주어야 한다. 어떤 아내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아내도 많은 스트레스와 갈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사를 돌보고, 자녀들을 양육하며, 남편은 사회생활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데 자신은 집에서 점점 퇴보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살았는데 언제부턴가 누구누구의 엄마로 이름이 바뀌면서 자신의 존재감은 점점 더 희미해져 간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런 아내의 신발을 신어보며, 아내의 입장이 되어 이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는 대화를 할 때 인디언의 막대기의 법칙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인디언들은 대화를 할 때 막대기를 앞에 두고 대화를 시작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그 막대기를 들고 있으면, 그때는 그 사람만 말을 할 수가 있다. 말이 다 끝나고 말을 하던 사람은 자신이 들고 있는 막대기를 내려놓으면 다른 사람이 그 막대기를 들고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오해하지 않으려면 그 사람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어야 한다는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 부부간에 충분히 들어주지 않고 짐작해서 말을 끊을 때 오해가 생기고 감정이 상하게 되는 것이다. 부부 관계에서도 이런 원리를 적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남편과 아내 가운데 대화를 하기 전에 먼저 주걱이라도 앞에 두고 주걱을 마이크 삼아서 이야기를 해 보면 어떨까? 부부는 서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대화하여 서로에게 이해가 있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



  많이 감사하자는 것이다.


  미국에 갈 때마다 미국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감사”라는 단어인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일이지만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다. 부부간에도 이런 감사가 몸에 밴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는 서로가 자주 그리고 많이 감사를 표현하고 살아갈 때 부부의 관계는 더욱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진다. 많은 남편들이 아내와 자녀를 위해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가정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도록 애쓰고, 많은 스트레스 가운데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남편들에게 아내가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은 비싼 물건이 아니다. “당신이 가정을 위해서 그렇게 애써주어서 늘 고마워요. 당신의 가정을 향한 헌신이 감사해요”라고 말해주면 남편들은 그동안 직장에서, 삶 가운데 있었던 스트레스가 풀려 나가고, 자신을 위해서 아내가 이렇게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힘을 얻게 된다. 남편도 아내에게 “가정에서 아이들을 육아하며, 가사를 돌보며 내가 사회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애써주어서 고마워요”라고 말을 해 주면 아내의 마음속에 있는 많은 스트레스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남편이 ‘남의 편’이 아니라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고, 내 마음을 알아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의 마음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 부부는 서로 간에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살고, 서로가 감사를 표현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감사를 마음속에만 가지고 살아서는 안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아내가 알겠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남편이 알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감사를 말하지 않으면 배우자는 상대방이 감사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부는 서로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며, 감사의 표현을 통하여 서로의 마음을 감싸주어야 한다. 어떤 세미나에서 부부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배우자에게 감사한 것을 한번 적어보라고 하며 10분의 시간을 준 적이 있었다. 그때 어떤 분은 땀을 흘리면서 별로 기록을 하지 못했다. 감사한 것이 별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감사한 것보다 서운한 것을 써 보라면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면 부부의 삶이 행복할 수가 없다. 부부는 서로가 감사할 것이 많아야 한다. 오늘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한번 시도해 보았으면 좋겠다. 종이와 펜을 준비하고 한번 기록해보자. 나는 오늘 무엇이 감사한가? 오늘 나는 나의 배우자에게 어떤 감사가 있는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감사해 보자. 그리고 그 감사를 기록한 내용을 저녁에 배우자에게 읽어주자. 쑥스러워하겠지만 반드시 기뻐하고 눈이 빛날 것이다.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웃으며 살아야 한다. 어떤 갈등이 있어도 그 갈등이 하루를 넘기지 말도록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자. 서로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서로의 신발을 신어보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야 한다. 오늘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나의 남편이 되어주고, 나의 아내가 되어준 것에 감사하며 매일 감사가 늘어가는 행복한 부부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길지 않은 인생이다. 이 글을 부부가 같이 읽고 대화하며, 서로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의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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