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Banking (2)

Deliverables that Bankers Create

by 송동훈 Hoon Song

투자 은행가들의 세계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는 강의를 들었다. 오늘은 그들이 만드는 핵심 산출물인 '피치북(pitch book)'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생각보다 흥미로운 인사이트가 많았다. 이를 정리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1. 피치북의 본질은 '관계 구축'이다. 강의에서는 "피치북은 bakeoff를 따내기 위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bakeoff란 대기업이 투자 은행을 고용하기 위해 여러 은행들에게 제안서를 요청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투자 은행들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치북을 제출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네트워킹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강사가 강조했듯이 "relationships are the most important thing in investment banking(투자 은행에서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결국 누구를 알고 있느냐가 누가 당신을 고용할지를 결정한다.


2. 피치북은 끊임없이 재활용된다. "피치북은 절대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피치북 작업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투자 은행들은 과거 작업물의 거대한 저장소(repository)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새로 만들려고 하지 말고,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고 개선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3. 피치북의 핵심은 '자랑'이다. 피치북에는 항상 과거에 따낸 딜들이 언급된다. 강사는 이를 "chest pounding(가슴 치기)"라고 표현했는데, 품위 있는 방식으로 자사의 성과를 자랑하는 것이다. 특히 '톰스톤(Tombstone)'이라 불리는 딜 성공 기념물을 신문에 게재하거나 유리 트로피로 만들어 진열하기도 한다. 성취를 기록하고 홍보하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4. 다양한 유형의 피치북이 존재한다. 기본적인 은행 소개부터 시장 전망, IPO/M&A 유치, 로드쇼까지 상황에 맞게 다양한 피치북이 활용된다. 특히 메리 미커(Mary Meeker)라는 투자 은행가가 만든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는 업계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자료로, 매년 1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한다. 좋은 콘텐츠는 개인과 회사의 평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 피치북은 간결해야 한다. "10~15페이지가 최대, 적을수록 좋다(Less is more)"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피치북은 두꺼운 바인더로 만들어지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처음 10~15페이지라고 한다. 나머지는 부록(appendix)으로 첨부될 수 있다. 핵심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비즈니스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6. 피치북 작성에는 PowerPoint 활용 능력이 필수다. 강사는 "Please learn how to use PowerPoint like a boss(보스처럼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라)"고 강조했다. 이는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 업무 효율성과 결과물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론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실무적인 도구 활용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7. 피치북에서는 경쟁사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피해야 한다. "절대 경쟁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쓰거나 말하지 말라. 품위 있는 행동이 아니다"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되, 타인을 깎아내리지 않는 전문가다운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8. 피치북은 각 은행마다, 각 상황마다 완전히 다르다. 강사는 "all pitch books are radically different(모든 피치북은 완전히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고정된 템플릿이나 규칙보다는 상황과 목적에 맞게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다양한 예시를 찾아보고 공부하는 것이 좋은데, Google이나 SlideShare 같은 플랫폼에서 "투자은행명 + pitch"로 검색하면 많은 예시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 강의를 들으면서, 비즈니스 세계에서 문서나 프레젠테이션이 단순한 정보 전달 도구를 넘어 관계 구축과 평판 형성의 핵심 수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어떤 분야든 성공의 핵심은 자신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관계를 구축하며, 핵심에 집중하는 능력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계속해서 배우고 개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도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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