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10, 2025 5:30 am ET
최근 Apple WWDC를 보면서, 성공한 기업도 패러다임이 바뀔 때 얼마나 어려워지는지를 다시 한번 느꼈다. 특히 하드웨어 중심으로 성장해온 회사가 AI라는 소프트웨어 혁신 앞에서 겪는 고민들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아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1. 과거의 성공 공식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Apple의 매출 중 75%가 여전히 하드웨어에서 나온다. 이게 Apple의 강점이었지만, AI 시대에는 오히려 제약이 되고 있다. Google, Microsoft, Amazon 같은 회사들은 이미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고 있어서 AI를 바로 배포할 수 있는데, Apple은 모든 걸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해야 한다. 우리가 사업할 때도 마찬가지로, 기존에 잘했던 방식이 새로운 환경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2. 타이밍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Siri의 AI 업그레이드가 2026년 말에나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 Google Assistant는 이미 2년 전에 AI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2년이라는 시간이 기술 업계에서 얼마나 큰 격차인지를 생각해보면... 아무리 Apple이라도 이 격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혁신이 빠르게 일어나는 분야에서는 6개월만 늦어도 1년, 1년 늦으면 3년 뒤처지는 느낌이다.
3. 파트너십도 결국 한계가 있다.
Apple이 OpenAI와 손잡은 것도 결국 자체 AI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 기술을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Apple처럼 통제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에게는 더욱 그렇다. 언젠가는 자체 역량을 갖춰야 하는데, 그 동안 시장에서 더 뒤처질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
4. 고객 기대치와 현실 사이의 괴리
작년에 Apple Intelligence를 화려하게 발표했지만, 실제 출시와 업데이트는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한다. 이번에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임팩트가 부족해 보인다. 고객 기대치를 관리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 너무 크게 약속하면 실망을 주고, 너무 조심스럽게 하면 관심을 끌지 못한다.
5. 온디바이스 AI의 한계
아직까지 온디바이스 AI가 스마트폰이나 PC 구매의 주요 동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강력한 AI 기능이지, 그게 디바이스에서 돌아가는지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술적으로는 의미 있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아직 차별화 포인트가 되지 못하고 있다.
6.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
Microsoft, Google, Amazon은 이미 AI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는데, Apple은 상대적으로 적게 투자했다. 3조 달러 기업인 Apple조차도 이 분야에서는 후발주자가 된 것이다. 결국 미래를 위한 투자를 언제, 얼마나 하느냐가 장기적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걸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Apple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하다. 디바이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꿔야 할까?
확실한 것은 아무리 큰 회사라도 기술 패러다임이 바뀔 때는 겸손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환경에 맞는 전략을 빠르게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Apple의 다음 행보가 많은 기업들에게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