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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잉 Jul 22. 2024

군자와 인자

인자는 말하기를 적게한다.


말하기를 적게 하는 것만으로 인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실천하기가 어렵거늘 말하는 것을 적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논어>


말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당신의 마음 속에 가득찬 것이 새어나오는 말이다. 무엇이든 당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에게 부담이 된다. 당신은 적절하게 행동함으로서 그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그것에 대해 말을 하게 되면 부담은 새어나간다. 당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던 부담이자 잠재적 에너지가 빠져나간다. 그로서 당신은 적절한 행동을 할 동력을 잃게 된다. 


다른 하나는 상황에 발맞춰 하는 말이다. 당신은 누구를 만나던 똑같은 얘기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당신이 친구를 만나던 가족을 만나던 동료를 만나던 당신은 당신 마음 속에 가득찬 것을 약간씩 변주해 뱉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것은 상황에 발맞춰 하는 말이 아니다. 당신의 앞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말이 필요한지 당신이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인지 느끼고 말을 하는 것이 상황을 알고 하는 말이다. 이런 말은 당신의 에너지를 낭비시키지 않는다. 타인에게 불필요한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상황을 읽기 위해선 당신의 마음이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 당신이 깨어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말을 아끼는 것이 낫다. 말을 적게함으로서 당신의 에너지를 보존하고 상대에게 불필요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이 낫다. 




군자는 걱정도 하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걱정도 하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 군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깊이 자기를 돌이켜 보아 켕기지 않으면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


<논어>




단 10일만 당신이 살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살아보라. 대단한 것일 필요도 없고 남을 따라할 필요도 없다.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라. 당신의 어떤 두려움이던 어떤 걱정이던 확연히 줄어들었음을 느낄 것이다.



남방 사람들의 속담에 꾸준함이 없는 사람은 무당으로도 의원으로도 고칠 수가 없다고 한다. 좋은 말이다. 주역에 그 덕이 꾸준하지 못한 자는 치욕을 받는 수가 있다고 했거니와 공자께서 그런 사람을 일러 말씀하셨다.


<논어>





꾸준함이 없는 사람은 오은영 박사가 와도, 교황이 와도 고칠 수 없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함을 얻게 해주었던 방법을 하나 안다. 그것은 곤궁한 삶이 주는 압박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때 당신은 변하게 된다. 


책을 5분도 읽지 못하는 중학생이 있었다. 5분이 넘게 교과서를 읽으려고 하면 머리가 핑돌고 앞이 아득해져 졸도를 할 지경이었다. 병원을 찾아가봐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고 부모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중학생은 아버지가 집에 방문한 친구와 나누는 대화를 몰래 엿듣게 되었다. 아버지는 '내가 지병 때문에 얼마나 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죽으면 아들의 생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 고 친구에게 토로하고 있었다. 


중학생은 충격을 받았다. 그때 부터 그는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와 생계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교과서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또다시 졸도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렇지만 상관하지 않고 계속 교과서를 붙잡고 있었다. 그렇게 20분이 지나자 어느새 그는 아무렇지 않게 교과서를 읽고 있었다. 5분도 책을 못 읽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모범생이 되어버렸다. 이후 그는 의사가 되었다. 


그 바탕에는 진심이 있다. 당신이 어떤 식으로든 진심을 느끼면 당신은 생각치도 못하게 변화할 수 있다. 그것에 왕도 같은 것은 없다. 정형화된 방법이라고 느껴지면 오히려 진심은 퇴색될 것이다. '너를 변화시키겠다'고 마음 먹은 그 누가 오더라도 이미 거부감이 싹트기 시작한다. 


꾸준함이 없는 이를 어설프게 변화시키려고 든다면 오히려 거부감을 키워 꾸준함과 더 멀어지게 된다. 그저 진심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라. 


자로가 군자에 대해 여쭈어 보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경건한 마음으로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다.

자로가 여쭈었다.

그렇게만 하면 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신을 수양하여 남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만 하면 됩니까?

자신을 수양하여 만민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자신을 수양하여 만민을 편안하게 하는 일은 요나 순에게도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논어>


자신의 일을 다루는 것이 가장 먼저다. 당신이 충분히 자신을 수양한다면 당신은 당신의 일을 다루고도 힘이 남을 것이다. 당신에게 힘이 남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당신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거나 혹은 끝을 모르는 욕망과 자극 혹은 사회적 기준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자신을 잘 수양한다면 당신에게는 힘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에게 힘이 남는 만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 당신은 남는 힘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생각하며 행동할 수 있다. 당신이 당신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다면 당신은 당신 자신의 필요나 욕망과 타인의 필요나 욕망 사이에 당신이 원하는 만큼 균형을 맞추며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만민을 편안하게 하고자 한다면 그곳에 당신은 없다. 당신의 재산도 없고 당신의 시간도 없다. 당신에게는 끊임없는 소명의식이 주어져 언제나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소인은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꾸며댄다.


 군자의 과오는 일식이나 월식과 같은 것이다. 과오를 범하면 누구나 다 그것을 본다. 고치면 누구나 다 그것을 우러러본다.


<논어>


무엇이 잘못인지 알기는 쉽지 않다. 마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명거리를 만들고 더 잘못한 사람들을 생각해내기 때문이다.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변화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며 변화는 크고작은 두려움을 동반하기 십상이다. 무엇이 잘못인지 알기 위해서는 마음을 깊이 돌아봐야 한다. 


결론은, 불필요한 말을 하지 말고 당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삶을 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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