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작가분들이 흔히 처음 글을 쓰실 때, 화자를 글쓰는 사람으로 정해놓고 본인을 많이 투영하시거든요. 지금 본인 상황이랑 비슷한 사람의 시점에서 글을 쓰면 이게 너무 딥해져버리기 쉽거든요. 자기도 모르게 화자에 본인을 너무 많이 투영을 해버려서. 본인이 가진 특성이나 본인만 아는 사실 같은 게 객관화가 안 되서 독자는 공감이 안 되는 본인만 아는 얘기를 해버리게 되는 거에요. 그렇게 쓰면 쓰기는 쉽죠. 캐릭터를 구체화할 필요가 없이 그냥 본인이 느끼는대로 쓰면 되는 거니까. 근데 그러면 결국 소수만 공감하고 다수의 독자는 흥미 없는 이야기가 되버리기 쉽다."
"근데 작가들 자기 얘기 많이 쓰던데요."
"독자가 작가 얘기라고 느낄 만큼 캐릭터를 잘 만든 걸 수도 있고, 자기 얘기를 쓸 수도 있죠. 자기 얘기를 써도 완급조절이 잘 되면 오히려 좋을 수도 있어요. 근데 그런 경우보다, 자기만 좋은 얘기를 만들어서 얘기가 산에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근데 요즘은 작가로 먹고 살기 어렵잖아요."
"쉬웠던 때가 있었을까요? 그래도 활동 잘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근데 그게 그냥 글만 써서는 안 되는 것 같거든요. 대중 취향이라는 게 있고, 문단 분위기라는게 있고, 마케팅력이나 어떤 작가 자체가 작품에 주는 후광 같은 것들이 너무 큰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하키할 때 감독님이 했던 말이 있거든요. '남들다 하는 만큼 연습한 시간을 빼고 남는 연습한 시간은 밖으로 새어 나온다. 그럼 그게 다른 사람들 눈에도 보이고 경기에서도 티가 나게 되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키에서나 글에서나 뭔가 남들하고 다른 느낌을 주는 사람들은 결국 그만큼 시간을 쏟아 부은 게 맞는 것 같아요. 솔직히 작가들, 하루에 2시간 꾸준히 글쓰면 대단한 거거든요. 근데 3시간 쓰고 6시간 쓴다? 그러면 글에서 티가 나게 되있죠. 저 사람 뭔가 다르다. 글만 잘 쓴다고 되는 게 아닌 것도 맞죠. 근데 다 마찬가지에요. 작가치고 마케팅에 하루 1시간이라도 쓰면 대단한거고. 대중 취향 파악에 1시간 써도 대단한거고. 어떻게 보면 문학이 케이팝에 비해 눈에 안 띄는 이유도 그런 거 아닐까요? 케이팝은 연습생부터 기획자, 스탭 할 거 없이 다 6시간 10시간 쏟아 붓는데, 작가들은 그 절반만큼 쏟아 붓는 경우도 드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