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배우고 나서 증명하고 싶을 때 가장 있어 보이면서도 손쉬운 게 아마도 자격증이 아닐까 싶다. 자격증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자격을 인정하여 주는 증서’라고 아주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다. 나름대로 풀이를 해보자면 제공된 커리큘럼대로 성실하게 익히고 그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인정한 뒤 받는 증서라고 볼 수 있겠다.
나는 재봉틀과 관련하여 총 4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 홈패션 2급, 패션양재 2급, 애견 패션 2급과 1급이다. 이게 모두 국가가 인정해주는 국가 자격증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모두 민간 자격증이다. 자격증은 이렇듯 국가자격증과 민간자격증으로 또 나뉜다.
재봉틀과 관련된 국가 자격증을 굳이 찾자면 양장기능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복기능사와 양복기능사도 있지만 배우는 데 접근이 양장보다 쉽지가 않다.) 그 밖에도 패션디자인산업기사, 의류기사 등이 있지만 일정 전공 학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논외로 해두겠다. 하지만 양장기능사는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기에 옷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기시험을 합격하고 실기시험을 치러 최종 합격하면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그렇다고 만만한 시험은 결코 아니다. 많은 봉틀러들이 취미로 옷을 만들고 재미를 붙일 때쯤 ‘양장기능사도 도전해볼까?’하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다가 대부분 포기하는 이유는 바로 진입장벽은 낮지만 결과 도출이 꽤나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든 왕도가 없지만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배우려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 지출되고, 또 배운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결국 내 실력이 시험장에서 증명되어야 하기에 부단한 옷 만들기 연습은 필수코스라 할 수 있다. 10가지의 옷 가운데 그날 지정된 단 하나의 옷을 패턴부터 그려서 재봉까지 끝마치는 게 그냥 생각해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자격증이 아닌 민간자격증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재봉 관련 민간자격증은 각종 법인, 개인, 단체가 등록하면 발급이 가능하다. 사실 이 글에 보다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해 <민간자격정보서비스>라는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다. 매우 다양한 민간자격증이 등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록만 되고 발급되지 않는 이름뿐인 자격증이 훨씬 많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썩 인정받지도 못할 자격증일지언정 결국 원하는 방향으로 일할 때 최소한의 마지노선처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게 자격증이기 때문이다. 그 자격증이 그래도 ‘이 사람이 이 정도를 배웠구나, 그럼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문화센터 강사 일을 시작할 때 오래전 따 놓은 <홈패션 2급> 자격증이 그나마 한 줄의 경력이 되어서 나를 드러내는데 나름 큰 역할을 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별 쓸모없어 보이는 자격증일지언정 그 세계에 발을 들이려면 필요한 것이 또한 자격증인 것이다. 이력서에 아로새길 그 한 줄을 위해 필요한 그것, 그러니 아직도 자격증의 세계는 존재하는 것일 테고……
생각보다 많은 민간 자격증들이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기왕에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그나마 인지도가 있고 외부에서도 ‘아, 거기서 배운 거면 괜찮지.’라고 할 만한 기관을 잘 선택해서 취득하면 좋겠다. “그게 꼭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는 선뜻 “네.”라고 대답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그 자격증이 내가 가려고 하는 꿈의 방향에 도움이 된다면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게 나처럼 재봉이건 아니면 다른 분야이건 말이다. 또한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맛보는 성취감과 뿌듯함 또한 나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민간자격증 관련 검색에 유용한 사이트 : https://www.pqi.or.kr/indexMai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