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맞는 개떡같은 침묵
커피 온도 70도 최적, 커피 온도 80도 최적...그런 게 어디 있어. 자신의 혀끝에서 최고라고 느끼는 것이 최적이지.
언제가 페북에서 좀 유명하다는 커피집을 보고는 일부러 지인과 찾아갔더랬다. 각각 다른 커피를 시키기는 했지만 두 잔이 나오는 간격이 너무 컸다. 아무리 천천히 마신다해도 두 번째 나온 커피 기다리다 이야기의 공감을 놓쳐버렸다. 후에 보니 그는 드립커피는 한 잔씩 온 열정을 담아서 내려야 하기 때문에 동시에 나올 수 없다고 페북에 글을 썼더라. 그럼 열 잔 시키면 열 명의 대기순이 다 다르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한 글이었는데. 장인정신 어쩌고 하더라.
그 날 커피집 다녀오고 나서 그의 페북글에는 우리 일행이 아주 진상의 손님이 되어 있더라. 페친이 평소 자신의 글 읽다가 자기 커피집 다녀갔다고는 상상도 못 하고. 손님 욕을 원색적으로 하더라는거지. 내가 한 말은 별말 없었다. 두 잔이 나오는 간격이 너무 크다, 라고 했고. 같이 간 지인은 원두는 라이트하게 볶은 걸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을 빗대어서 강배전과 약배전의 차이를 아주 장황하게 설명했고. 드립 두 잔을 동시에 내리면 왜 안 되는지 길게도 썼더라. 그리고 기승전, 우리는 아주 웃기는 진상손님이 되었더라는. 그걸 읽는 사람이 페친인 줄은 모르고.ㅋㅋㅋ
그 후에도 페북에서 커피 이론에 대한 어찌나 큰 이야기들을 하는지. 나는 비록 커피집을 하고 있지만 좀 유명한 대학을 나온 먹물 바리스타거든, 하는 그 뉘앙스...헐!!! 그러다 어떤 논쟁이 붙었는데 이야기 도중에 나를 차단해 버렸지. 뭐 오히려 그래서 더 다행이더라마는.
오늘도 우연히 커피는 이래야 한다고 뭐라뭐라 써 놓은 글을 보면서...커피? 뭐...그거 어쩌라고. 마셔서 기분 좋으면 그게 짱땡이지 뭐 개뿔...이런저런 이론이 뭐 필요하노!!!! 내게 커피는 그냥 사랑이고, 침묵이거든. 가끔 바람맞는 개떡같은 침묵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