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그랬어, 텐트오피스, 햎럽땡 레츠고
우와. 퇴사한 지 1년을 꽉 채우고도 1달이 후루룩 지나가다니! 자영업자 겸 프리랜서로 회사밖에서 어떻게든 버티면서, 계절 한 바퀴는 돌아보자는 다짐을 지켜냈다.
그동안 todo는 어떻게든 적어왔지만, done list를 적어보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다.*
*done list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잘 설명해 주신 글이 있어서 링크를 첨부한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1년을 회고함과 동시에, 드디어! 퇴사 2년 차에 접어들게 된 현시점에서 다가오는 가을과 겨울을 어떻게 보낼지 궁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알아두면 쓸모있(을지도 모르)는 동구리 유니버스(..?) 안내서>
사전정보 없이, 우연히 이 글을 접하게 되신 분들을 위해 간략 소개글을 적어보았어요 :)
(클릭 시 관련 홈페이지 및 sns로 이동합니다!)
① 그래서그랬어
: 해당 브런치 주인이 운영하고 있는 애착사물(爱着事物) 브랜드입니다.
② 텐트오피스
: 그래서그랬어에서 파생된, 스몰브랜드를 위한 1인 브랜딩스튜디오입니다.
③ 해피러브땡스(이하 햎럽땡)
: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브랜딩 외주작업을 위해 결성한 2인조 프리랜싱 팀입니다.
1. 브랜드 확장성을 위해서 대대적인 리브랜딩, 그리고 꾸준한 홈페이지 리뉴얼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01. 퇴사하고 반년동안 무엇을 했는가?>에서 자세히 다뤘기 때문에 링크를 첨부합니다.)
해당 작업 덕분에 내가 삶에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일부러 시간을 내서 밀도 있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3D툴인 노마드스컬프(Nomad sculpt)도 손에 많이 익었다.
2. sku를 15개까지 늘렸다!
'브랜드다워 보이려면' sku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래서그랬어같은 디자인 소품의 경우, 해당 브랜드 제품의 디자인을 썸네일로 모아보았을 때 시각적으로 주는 인상이 '아, 이 브랜드 내 취향이다 (혹은 아니다)'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일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컵과 스티커 같은 지류 품목 외에도, 자체제작한 패턴으로 패브릭을 만들어서 진영씨의 재봉실력으로 파우치와 스크런치를 만들어보기도 했고, 심지어는 온라인 타로점의 판매를 시작하기도 했다(!).
1. 정작 '그래서그랬어 브랜딩가이드'를 만들어보려고 하질 않았다.
"내 새끼니까 내가 알아서 잘 키울 수 있어"라는 생각에 안일했던 부분이다. 훗날 진영씨나 시원이에게 운영의 일부를 부탁하는 경우를 상상해 본다. 독립적인 새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올해 안으로 꼭 만들어보아야겠다!
2. 신상 기획단계에서 전략이라는 게 점점 흐지부지해졌다.
키워드 검색량도 살펴보고, 트렌드도 참고하고, 경쟁사도 꼼꼼하게 살펴보며 전략적으로 신상을 기획하려던 초창기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가면 갈수록 '삘꽂힌 거' 만들고 있는 지금 상황. 다시 "이성적이고 계획적으로" 대문자 볼드체 T와 J를 마음에 새기며 신상을 기획할 필요가 있겠다.
3. 오프라인 행사 참여 및 리테일 확장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언리미티드에디션 참가신청 날짜를 하루 착각해서 참여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애석하다 (벽에 머리 여러 번 박았다). 내년도는 참가하고 싶은 행사들 (언리미티드에디션, 서울퍼블리셔스테이블)의 예상 접수기간을 미리 체크하고,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요건들을 충족해 놔야겠다.
그래도 정말이지 감사한 기회로, 아주 옹골찬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해 볼 수 있었다. 멋진 셀러분들도 만나서 자극도 받았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준비과정부터 참가후기까지 잘 정리해서 다음 글로 발행해 봐야겠다!
리테일도 마찬가지. 이미 입점한 입점처 관리가 미흡했을 뿐만 아니라 (ex. 즉각적인 신상품 업로드, 기획전 참여 등) 입점처를 추가로 확장하려고도 요근래에는 애쓰지 않았다.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
1. ‘그그 깔’, ’그그 쪼’가 있다는 피드백들을 여러 번 들었다. 그 덕분에 텐트오피스를 오픈하고, 브랜딩 외주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자책을 하고 있는 부분은, 외주작업 때문에 그래서그랬어를 오랜 시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간판이 못생긴 간판집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경계하기. 그그를 계속해서 잘 굴려야만, 텐트오피스 일도 꾸준히 들어올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2. 예상은 했지만, 리브랜딩 하면서 가격을 대폭 올렸더니 주문량과 광고전환율이 상당히 감소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좋은 전략이었던 것 같다.
3. 제품을 만들거나 포장을 하기 위해서 손을 움직이는 퓨어한 육체노동은 (시작하기 직전까지는 무지막지하게 귀찮지만, 그럼에도…) 일상에 활기를 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라는 개인적인 감회가 있다. 안 그래도 혼자서 입 꾹 다물고 일하는 시간이 길었는데, 하루종일 노트북 앞에만 앉아있었더라면 몸이나 마음 중 하나가 병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4. 전 상품을 공장발주 가능한 제품군으로 돌려버려야 하나 고민했던 시기도 있다. 하지만 먼 훗날 차리기로 결심한 그래서그랬어 오프라인 가게에 '공방'의 특성도 추가하려면 자동화 쪽으로 기울어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이 난다. 방향성을 고민할 때는 조금 더 멀리 내다보려고 애써보자!
아이디어 하나. 직접 손그림을 그리는 유리컵보다는 좀 더 만들기 간편한, 핸드크래프트 제품류를 물색해 보기.
아이디어 둘. 출시시점부터 제품당 생산수량을 한정해서 all 리미티드에디션으로 진행하면 어떨까? 리테일이 아주 곤란해지겠지~?1
아이디어 셋. 좀 더 극단적으로는 원앤온리 라인을 출시, 프리미엄화해서 객단가를 더 더 높이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 리테일이 아주 곤란해지겠지~?2
1.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오픈하고 작업물을 10개 이상 채웠다.
로고 디자인, 캐릭터 제작, 슬로건 및 스토리텔링, 제품 패키지, 브랜드 굿즈제작, 상세페이지 기획&제작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브랜딩 작업들을 진행했다(새삼 이 모든 것이 올해 일어난 일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물론 초반의 텐트오피스 영업 목적과 더불어, 작업방식을 전적으로 내가 리드하는 경험을 위해 무페이 or 저렴한 가격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들도 있지만 지금은 모두 제 값을 받으며 작업하고 있다!
2. 일면식도 없고, 공통지인도 없는 클라이언트 분들로부터 의뢰서를 받았다.
초반 작업들은 건너건너 지인들의 소개 덕분에 맡게 된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야말로 '낯선' 사람들로부터 의뢰서가 도착하기 시작했다. 아직 제대로 영업을 하거나 광고를 돌려보기 전인데도 '낯선 클라이언트'의 컨택이 4건이나 생겼다는데서 모종의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겸손한 자세로, 매번의 미팅에서 최선을 다해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3. 큰 프로젝트를 따냈다. 덕분에 햎럽땡 결성!
이건 사실 텐트오피스에서 '해낸 일'이라기보다는, 소중한 귀인 덕이다. 타이밍 좋게 운까지 따라주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아는 대기업과, 업계에서 이름 있는 교육 관련 스타트업이 함께 주관하는 규모감 있는 프로젝트에 텐트오피스 이름으로 브랜딩 업무를 도맡게 되었다. (무슨 프로젝트인지 궁금하시죠?! 무탈히 마무리하고, 성실하게 증명해 보이고, 연말즈음 작업기를 발행하겠습니다. 앞으로의 글도 많관부!)
덕분에 앞선 발행글에도 종종 등장했던, 오래전부터 파트너로 점찍어둔, 나보다 훨씬 먼저 프리랜서로 생존하는 방법을 체득했던 숙련된 디자이너 '난디'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할 수 있었고, 2인조 프리랜싱 팀 햎럽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무려) 반 년째 갈무리 짓지 못한 프로젝트가 있다.
갑자기 분위기 고해성사. 팝업엽서 및 브로슈어류의 인쇄물 제작을 계획했으나, 올여름 일감이 몰려드는 바람에 작업이 딜레이 되어버린 스몰브랜드가 하나 있다. 물론, 클라이언트와의 특별한 라포가 형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차원의 작업이라는 특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마음이 괴롭다. 사장님!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올해 안으로는 꼭 매듭짓겠다는 저의 다짐을 기억해 주세요!
2. 가용예산과 희망작업범위의 괴리가 심한 경우의 적절한 대응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초반에는 크몽이나 숨고의 시세를 참고해서 식당 메뉴판처럼 작업별 가격을 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카테고리의 작업이더라도, 브랜드별로 소모되는 리소스가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체득한 이후부터는 미팅을 거치고 견적을 내어드리고 있는데, 아직은 최적의 의뢰서 양식을 세팅해두지 못한 탓에 클라이언트의 가용예산과 희망작업범위의 괴리가 심할 때 말을 고르고 의견을 전하느라 시간이 지나치게 소요된다.
1. 프리랜서는 인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뼈저리게 체감했다.
그동안 회사를 7개씩이나 옮겨 다녔던 나의 홍길동 주니어 커리어가 빛을 발하는 시기였다. 이 직장 저 직장에서 관계를 쌓아온 사람들 덕분에 포트폴리오 파일이 도톰해졌다 (이 글을 빌어 저의 모든 지인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지금까지는 덕분이라고 쳐도,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영업과 네트워킹을 해야만 할 것이다. 매월이든 격월이든 주기를 정해놓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에 일부러 참석해야겠다.
햎럽땡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회고보다는 간단한 소개가 더 적합하겠다.
난디와 나는 이전 직장에서 만난 동료사이다. 우리 둘 다 개인브랜드를 운영하고 프리랜서로서 외주업무를 했던 경험이 있다. 내가 그래서그랬어와 텐트오피스를 운영하듯, 난디는 헤헤상점과 오난디스튜디오(구 에이초스튜디오)를 운영한다.
햎럽땡은 "따로또같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결성한 팀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난디의 오난디스튜디오와 나의 텐트오피스의 교집합이라고 보면 되겠다. 우리는 각자가 하는 브랜드 운영과 1인 프리랜서 작업을 지속하면서도, 앞으로 함께 일할만한 굵직굵직한 외주건을 따기 위해서는 외부에 2인조 팀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편이 유리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두 사람 모두 디자인을 직접 하는 동시에 브랜딩에 관여하지만 각자 다른 강점이 있어서, 햎럽땡으로 활동할 경우에 커버할 수 있는 작업의 폭이 넓다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 예를 들어서 난디는 섬세한 라인의 일러스트에 특화되어 있다면, 나는 특징 있는 타이포와 심플한 3D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콘텐츠 덕후기질이 있는 난디는 다양한 레퍼런스를 머릿속에 보유하고 있는 한편 원하는 레퍼런스까지도 정확하고 빠르게 찾아내는 재주가 있는데, 나는 그런 난디에게서 얻은 소스를 브랜딩에 적합한 언어로 풀어내는 일에 강점이 있다.
햎럽땡의 골때리는(?) 점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한 집에 살고 있기도 하다는 사실! 난디와 저는 요새 각 잡고 햎럽땡 인스타그램 계정에 일하는 모습과 일상생활을 가감 없이 보여드리고 있으니, 아래의 링크를 눌러 편히 놀러 오세요.
햎럽땡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https://www.instagram.com/happylove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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