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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원 Feb 28. 2020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그렇다고 이 선수들이 개똥인 것은 아니

조세 모리뉴와 토트넘의 허니문이 끝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팀의 불안정한 퍼포먼스는 중요한 선수들이 피치 위를 오랜 기간 떠나게 된 것과 꾸준해야 할 선수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데에서 비롯됐다. 감독은 최근 컨퍼런스(기자회견)에서 'Spurs are like a gun without bullets.(토트넘은 총알 없는 총과 같다.)'이라고 비통함을 표했다. 원래 핑계를 잘 대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자주 말하는 사람이지만 지금의 팀에게 남은 공격 선택지는 루카스 모우라와 스티븐 베르바인 뿐이다. 174cm의 모우라는 185cm가 넘는 센터백들과 여전히 공중볼 경합을 하고 있다. 모우라의 점프력은 높고 더 발전할지 몰라도 그의 키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해리 케인

지난 사우스햄튼전에서 해리 케인은 부상을 당했다.(사진 출처=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모리뉴 감독도 모우라의 열정적인 경합을 보고 있기 고역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리 케인은 그가 가장 많이 그리워하는 선수일 것이다. 유스에서 올라와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차지한 토트넘의 중심 중 한 명으로 부주장을 맡고 있으며 1993년생 같지 않은 외모로 그 역할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 교체가 일어나기 전 토트넘의 경기력이 나락으로 떨어지자 '모든 선수들이 자각해야 하고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팀에 높은 충성심을 갖고 있다. 수비 진영에서 날아오는 공을 경합하고 때로는 낮은 지역까지 내려가 상대 수비수를 끌고 나온다. 이때 측면에 위치한 동료들에게 보내는 패스의 질은 그의 발목 힘과 밸런스가 얼마나 좋은지를 증명한다.

26살의 나이에 이미 클럽 레전드가 되어버린 선수에게도 부상은 큰 장애물이다. 게다가 2016/17 시즌부터 지금까지 매 시즌 한 번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 지난 시즌에는 40일 이상의 부상을 두 번이나(2019년 1월, 4월) 당하며 17경기를 출전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경기력의 차이가 매우 크다. 상술했던 것처럼 그가 가진 많은 능력은 상대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승리를 가져오는 데에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부상 속에서 빠른 회복력을 보여줬던 케인이지만 이번에 당한 Hamstring(허벅지 뒷 근육을 총칭한다.) 파열은 그가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돌아오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좌절시킬 것이다. 다시 운동을 재개했다고 하지만 아직 공과 함께 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리뉴 감독 또한 이 선수가 5월 9일에 있을 레스터시티전에 복귀하길 기대하고 있다.


탕귀 은돔벨레

탕귀 은돔벨레(사진 출처=게티이미지)

클럽 레코드.(가장 비싸게 영입한 선수. 손흥민도 당시 클럽 레코드로 영입되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활약하였다. 그리고 예전 글에 작성했던 것처럼 다니엘 레비 회장은 이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리옹 회장을 들들 볶았고 레비는 그의 방식대로 협상을 성공시켰다.

공을 다루는 것을 보면 확실히 어나더 레벨처럼 보인다. 자신을 수비하는 상대를 어떻게든 갈팡질팡하게 만들고 공간을 엿보아 돌파하거나 더 나은 공간에 위치한 선수에게 패스한다. 자세히 설명하면 안정적인 횡패스나 백패스가 아닌 공격수에게 어떻게든 패스를 하는 전진성, 압박이 들어오면 그것을 탈출하는 순간 판단과 드리블 그리고 더 나은 위치에 있는 동료를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졌다. 그가 2월 첫째 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한 어시스트는 이것을 증명한다. 팬들은 그의 능력들이 피치 위에서 나올 때마다 '얘는 '은'돔벨레가 아닌 '금'돔벨레다.'라고 찬양한다.내 다음 저지는 너로 정했다.

그렇지만 뭐랄까. 역동적이고 활기찬 유리몸이랄까. 실질적인 부상 기록은 2019년 8월(햄스트링 부상으로 20일, 2경기 아웃)과 2020년 1월(사타구니 부상으로 20일, 5경기 아웃), 두 번뿐이지만  피치 위에서 그가 보여줬던 놀라운 움직임은 꾸준하지 못했다. 그는 토트넘에서 뛰었던 24경기에서 19경기를 교체로 투입되거나 교체로 아웃됐다. 포체티노 감독 시절에서부터 이어져 온 문제다. 은돔벨레는 23살에 불과하고, 어린 나이의 선수가 거친 프리미어 리그에 와서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역동적인 드리블이나 움직임은 상대 수비의 거친 도전을 야기한다. 지난 첼시와의 더비에서도 그는 그라운드에 누워있었고, 절뚝였으며 경기 도중 자신의 손을 엉덩이에 대고 있었다.

모리뉴 감독은 '은돔벨레가 선발 선수로 경기장에 나가 60~90분을 뛰더라도 어떠한 피지컬적인 문제를 가지지 않기를 희망한다.'라고 했을 만큼 그의 풀핏(Full-fit)은 쉽게 보기 힘들다.아 경기장에서 보기가 힘들어서 그래서 금돔벨레인거야? 그리하여 스퍼스는 이 새로운 영입생에게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 중이다. 스쿼드 속에서의 훈련, 개인적인 훈련, 그의 스포츠 과학적인 측면과 그의 영양상태까지 체크하며 풀핏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팬들은 은돔벨레가 경기 전 워밍업 화면에만 잡혀도 열광한다. 또한 이 비싼 선수가 리그에 적응해 최대한 빨리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뽐내는 것을 상상하고 기대한다.  


에릭 라멜라

에릭 라멜라(사진 출처=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베일 머니의 마지막 유산이다.(2013년 가레스 베일을 레알 마드리드로 팔면서 받은 돈으로 샀던 7명의 선수들 중 마지막으로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선수다.) 클럽을 사랑하고 헌신적인 선수이다. 공격의 위치에서 골을 넣는 것이 주된 목표이지만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피치 위 곳곳에 자신의 축구화 자국을 새긴다. 또한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이적하고 나서 자신의 몸을 키웠다. 상대와의 경합을 두려워하지 않는 하드워커다.

포체티노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모리뉴 감독 또한 라멜라를 즐겨찾기와 같은 선호 목록에 넣어두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할 때 기용할 수 없다. 왜냐고? 은돔벨레보다 먼저 '역동적이고 활기찬 몸' 호칭을 달고 살았기 때문에.  2016년 10월 라멜라는 엉덩이 부상을 당했다. 최초에는 그리 심한 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이는 결국 장기화됐다. 그는 결국 2번의 수술과 재활을 거쳐 2017년 12월 레스터시티전에 복귀했다. 2018/19 시즌 그는 스타일을 바꿔 장기가 아닌 단타로 치고 빠지기 시작한다. 시즌 중 총 5번의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과 복귀를 반복했다. 심지어 이 5번은 경기 도중 당한 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시즌 또한 작은 부상들로 꾸준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축구 클럽들의 소식을 다루는 풋볼 런던은 '라멜라가 트레이닝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과거 13개월 동안 고생했던 부상과는 관련이 없으며 정상적 훈련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 또한 아니다. 그는 과거 길었던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선수 커리어가 끝나버렸다는 두려움이 생긴 이후부터 작은 신체적 고통과 신호에 더 민감해져 있는 상태이다.'라고 파악했다.

그러나 모리뉴는 상술했듯 라멜라를 선호 목록에 넣어놓았고 그의 마인드를 훌륭히 여겼다. 지난 12월, 57일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는 감독에게 '뛸 선수가 부족하잖아요. 전 토트넘을 위해 뛸 준비가 되어있어요.'(Shortage of Players, Ready to play for Spurs.)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이 선수는 지난주에 있었던 라이프치히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부상에서 돌아와 교체로 20분간 출전하였다. 이는 부상에서 복귀한 후 팀 훈련을 한 번도 갖지 않고 출전한 것이다. 라멜라는 팀을 돕기 위해 감독의 콜에 자신의 11번 저지를 입고 피치 위로 뛰어 나간 것이다. 라멜라는 이 경기에서도 그리고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런던 더비에서도 Game-changer가 되었다. 패배를 막을 순 없었지만 그의 맹렬하고 분주한 움직임은 수동적인 경기로 자멸해가던 토트넘을 깨웠다.

그에게는 항상 상황을 가정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에릭 라멜라가 풀핏으로 돌아온다면 모리뉴는 자신의 미래에 이 하드워커를 적어놓았을 것이다. 그리고 토트넘의 스쿼드는 또 한 명의 다재다능한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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