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성장 단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텍스트 차원, 감각 차원, 실전 차원). 그렇다는 것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도 차원과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누군가 '이 단어를 아느냐 모르느냐'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해 보자. 이미 능력이 성장해 있거나 또는 원어민 입장이라면, 간단한 문제일 수 있다. '안다, 모른다'를 직감적으로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답변이 간단치 않을 수 있다. 질문의 기준이 여러 가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질문이 사전상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고, 또는 뉘앙스 차원의 영어식 느낌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고 또는 상황 맥락에 맞는 의미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다. 답변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전상의 의미는 알고 있지만, 영어식 감각이나 또는 실제로 사용되는 문맥에서의 의미를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또는 텍스트 차원, 감각 차원의 의미는 알아도 실전 차원의 의미는 모를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질문이 '텍스트 차원, 감각 차원, 실전 차원' 중에서 어떤 차원에서의 질문인지에 따라서 답변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텍스트 차원, 감각 차원, 실전 차원'에 따라서 '알고 모르고'의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안다는 것, 모른다는 것에는 차원과 수준이 있다'는 개념은 실제로 훈련을 구현해 나가는 관점에서 봤을 때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동일한 영어를 반복하더라도 다른 차원에서 주목할 수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두 번째는, 영어를 충분히 깊게 익혀가는 것도 단계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세 번째로, 자신이 충분히 깊게 익혔는지를 판단하는 기준도 단일의 기준이 아니라 이런 단계적인 모습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는, 능력의 성장도 이런 식의 차원과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텍스트 차원의 능력, 감각 차원의 능력이 성장하고 그다음에 실전 듣기 말하기 능력의 성장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영어를 주목하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
영어를 충분히 깊게 익혔는지에 대한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충분히 깊게 익혀가는 단계가 있다.
능력도 이런 단계를 거치면서 성장한다.
흔히 말하는 '겉도는 훈련'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성장 단계와 진행 단계 때문에 만들어지게 된다. 다시 말하면, 훈련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재 능력 수준에 맞는 성장 단계와 훈련 단계에 주목해야 하는데, 그것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 능력 상태에 대한 판단이 잘 되지 않을 수 있고, 따라서 어떤 훈련 단계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한 판단도 그만큼 오차가 있을 수 있게 된다.
현재의 능력 상태 판단과 그에 따라서 적절한 훈련 진행 단계를 판단하는 것도 영어 훈련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함께 성장해야 하는 '훈련 감각'중의 하나이다. 그런 '훈련 감각'의 성장 보장성을 높이고자 만들어진 것이 '디버깅(debugging)'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