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영어 훈련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고 물었을 때 모든 사람들은 최소한 한 마디씩 하게 된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영어 훈련에 대한 이미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훈련 이미지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성장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영어 능력은 어떻게 하면 어떤 식으로 성장할 것이다'라는 이미지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 성장 이미지가 현실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막연한 성장 모델'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반복하다 보면 되겠지'라는 식의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고민거리와 이슈들을 고민하고 판단할 때도 이렇게 막연하게 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실제로 훈련도 그렇게 막연히 겉도는 식으로 되어 간다. '성장 모델'이 최대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런 방향으로 고민하고 판단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또한 설령 겉도는 훈련을 하더라도 최대한 그 기간이 짧아질 수 있게 된다.
사실, 우리는 이미 성장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영어 훈련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아이의 언어 능력이 발달하는 경우를 자주 언급한다. 그리고 '능력이 계단식으로 성장한다'는 식의 말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능력의 성장을 묘사하는 성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성장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을 잘 묘사해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가 고민이 있을 때 그것을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용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영어 훈련의 성장 모델은 다음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능력 성장을 잘 묘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고민에 대한 영감을 구체적으로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기존의 '아이 성장 모델'과 '계단형 성장 모델'은 부족한 점들이 있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EOEP에서는 새로운 '나선형 성장 모델'과 '그라디언트 성장 모델'이라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 성장 모델
계단형 성장 모델
나선형 성장 모델
그라디언트 성장 모델
이런 성장 모델들에 대한 개념을 알아 둔다는 것은 능력 성장과 영어 훈련이라는 것을 그만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만큼 고민과 이슈들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런 모델들은 EOEP에서 제시하는 중요한 훈련 체계들의 바탕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성장 모델을 알고 있다면, EOEP 훈련 체계를 그 설계 의도에 맞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이 4가지 모델을 간단히 소개한다.
아이가 말을 배워가는 과정을 살펴보다 보면, 영어 능력이 실제로 어떤 식으로 성장하게 되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훈련 관점에서 보면, 성인이 훈련을 통해서 말을 배우는 것은 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과는 다른 점들이 있다. 큰 차원에서 보면 영어 능력의 성장 모습 자체는 동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성장을 만들어가는 훈련 과정상의 모습이 같을 수는 없다. 언어를 배워가는 상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두 경우의 상황 차이를 그려 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와 성인의 상황 비교>
어린아이의 경우는, 자신의 의지나 노력으로 능력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힘과 본능으로 그렇게 되어갈 뿐이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는 그 성장 과정을 직접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등장하는 고민과 이슈들에 대해서 스스로 고심하고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 성장 모델'은 이런 현실적인 고민들에 대한 영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즉, 아이의 성장 모습을 통해서, '겉도는 훈련'이나 '공부의 늪'과 같은 이슈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영감을 얻기는 힘들다. 단지, 의지와 인내를 가지고 참고 견뎌야 한다는 정도이다. 또한 성인의 경우는 그림처럼,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국어 습관에서 벗어나야 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성인의 경우는, 시간 돈과 같은 리소스에 대한 압박감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요약하면, '아이 성장 모델'은, 실제 훈련에서 성인들이 겪는 고민과 이슈들에 대한 합리적인 영감을 주기에는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 성장 모델'은, 실제 훈련에서 성인들이 겪는 고민과 이슈들에 대한 합리적인 영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자주 언급되는 또 다른 성장 모델이 '계단식 성장 모델'이다. 그림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계단형 성장 모델>
이 모델 또한 훈련자가 전체 훈련 과정에 걸쳐서 경험하게 될 성장의 모습은 잘 표현해 준다. 실제로 훈련을 해 보면, 그림처럼 갑작스럽게 한 계단 성장한 듯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다시 한 동안 정체 기간에 들어간다. '계단식 성장 모델'은 이처럼 훈련 경험과도 일치하지만, 과학적인 관점으로 봐도 유추가 가능한 모델이다. 능력의 성장이 마치 계단 모양처럼 갑작스러운 도약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양아 역학 관점에서 이야기했었다.
계단식 성장 모델은 또한, 훈련에 영감을 주는 부분도 있다. 이 모델은 훈련 과정상에서 훈련자의 기분이 희망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울하게 되는 현상도 잘 설명해 줄 수 있다. 만약 이렇게 희망적이고 우울한 시기가 반복되는 것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 그에 맞게 희망적인 시기에는 훈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공격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그리고 훈련이 우울해지고 힘들어지는 시기가 되면 훈련의 강도를 다소 낮추는 식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도 정상적일 것이라는 영감이다. 이것은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보다 훨씬 더 자기 주도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현재 상황과 상태를 판단하고 그것에 맞게 훈련을 구현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주도적인 대응은 '훈련 감각'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참고로, EOEP에서는 계단식 성장 모델을 바탕으로 해서, 각 훈련 단계를 정의해서 전체 영어 훈련의 '훈련 진행 체계(진행 가이드)'를 설계하고 있다.
요약하면, '계단식 성장 모델'의 경우는, 능력 성장 묘사와 훈련 영감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모두 만족시켜 준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면도 있다. 이 모델은 높은 수준의 훈련 진행에 대한 영감을 줄 수는 있지만, 그러나 매일의 반복 작업과 소리와 표현 훈련과 같은 좀 더 구체적인 차원에서 영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장 모델이 추가로 도입될 필요가 있다.
'계단식 성장 모델'은 높은 수준의 훈련 진행에 대한 영감을 줄 수는 있지만, 그러나 매일의 반복 작업과 소리와 표현 훈련과 같은 좀 더 구체적인 차원에서 영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계단형 성장 모델은 전체 훈련의 진행 과정을 설명할 때 매우 실용적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다. 하나의 능력 단계에서 다음 능력 단계로 성장하게 되기까지는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능력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일 하게 되는 훈련이 정상적으로 잘 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이슈들이 나타나게 된다. '단계적 성장 모델'은 좀 더 구체적인 '반복 실천'에서 나타나는 이슈들을 잘 묘사해 주거나 그에 대한 영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실제로 훈련을 해 보면 특징 중의 하나가 계속 맴도는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하나의 능력 단계에서 다음 능력 단계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만 들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발음 하나를 보더라도 현재는 충분히 익혔다고 생각했는데, 다음에 다시 또 마주하면 아직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다. 선택한 영어 자료로 그렇다. 충분히 익혔다고 생각되었는데, 나중에 다시 해 보면 여전히 충분히 익히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능력도 그렇다. 성장한 듯 느껴지다 가도 다시 여전히 그대로인 듯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많다. 마치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이런 기분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모델이 '나선형 성장 모델'이다. 이 모델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나선형 성장 모델>
맴도는 듯한 기분이 왜 생기는지를 이해하려면, 오른쪽 부분의 그림처럼, 얽힌 관계에 있는 능력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듣기 말하기 능력은 어느 한쪽의 능력이 성장하면, 다른 쪽의 능력도 그만큼 쉽게 성장한다. 이것은 소리 감각과 표현 감각의 관계가 그렇고, 그리고 발성, 발음, 리듬 관계가 그렇고, 그리고 어순, 어휘, 문법, 사고방식의 관계도 그렇다. 상호 영향은 감각 차원으로 내려갈수록 더 심해진다.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어느 하나의 능력만 단독적으로 성장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발음 훈련만 한다고 해서 발음 능력이 끝없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와 관련된 발성과 리듬 능력들이 성장하지 못하면 한계를 느끼게 된다. 따라서, 훈련자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능력이 성장했다고 느끼는 시점이 되었을 때, 이제는 다른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맴도는 듯한 기분이 만들어지게 된다. '나선형 모델'은 이런 성장 모습과 훈련자가 경험하는 기분을 설명하려고 하는 모델이다.
이 성장 모델은 몇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선 맴돌고 있는 기분이 든다면, 이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것이고, 그 이면에서는 성장도 함께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훈련자들은 현재 자신이 느끼는 그 기분이 어느 수준의 능력들과 관련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 어느 것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현상인지를 생각해 본 다음, 그에 맞게 훈련을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영감들을 바탕으로 해서 EOEP의 '통합 훈련 체계( 통합 훈련 가이드)'에서는 영어 훈련의 기본 방향과 훈련 전략, 훈련 원리처럼 실제로 훈련을 구현해 나가는데 필요한 여러 개념들을 설계하고 있다.
'나선형 성장 모델'은 능력과 능력의 상호 관계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나선형 성장 모델'은 여러 능력들이 서로 얽혀 있는 상황과 그 관계성에 대해서 주목하는 모델이다. 반면에, '그라디언트 성장 모델'은 하나의 능력이 어떤 식으로 성장하는지에 주목한다. 감각 차원의 능력들은 어제의 성장 상태와 오늘의 성장 상태는 거의 동일하다. 그러다가 '계단식 모델'에서 말했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도약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된다. 시간이 지나서 과거의 오랜 성장 과정을 돌아보면, 몇 번의 성장 도약 단계가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느린 성장과 그리고 단계적 성장 도약을 설명하려는 것이 '그라디언트 모델'이다. 다음은 이 성장 모델을 나타내는 그림이다.
<그라디언트 모델>
그림에서는 각각의 성장 도약을 '초기, 이해, 익숙, 성숙' 단계로 부르고 있다. 각 능력의 상태 변화마다 이렇게 점진적, 단계적으로 변하는 그라디언트가 하나씩 있다고 상상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발성, 발음, 리듬, 어순, 어휘, 문법, 사고방식, 소리 감각, 표현 감각, 듣기, 말하기 각각에 해당하는 그라디언트를 상상하면 된다.
'그라디언트 성장 모델'은 특정한 감각 능력이 어떤 식으로 성장하는지를 보여 준다.
사실, 그라디언트 모델은 능력의 변화뿐만 아니라 모든 유형의 상태 변화를 설명하는데도 적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선택한 영어 자료, 그리고 그것에 등장하는 단어, 문장, 문법 구문, 그리고 반복 방법 등에 익숙해지는 모든 변화 과정들도, 이처럼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변하는 모델로 묘사할 수 있다. EOEP에서는 이 성장 모델을 바탕으로 해서 '상태 관리 체계'가 설계되고 있다. 이것은 훈련의 실천, 진행 그리고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개념 체계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성장 모델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유를 다시 상기해 보자. 합리적인 성장 모델이 머릿속에 들어서게 될 때, 정상적인 방향으로 고민하고 사고하는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 훈련자들은 자신이 하는 고민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고, 그것에 맞는 성장 모델을 기준으로 해서 고민해 나갈 수 있다.
훈련자들은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고민 거리에 맞는 성장 모델을 기준으로 해서 고민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