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깊게 익숙해질 때까지 선택한 영어 자료를 계속 반복하라'는 식의 말을 자주 듣는다. 이런 말을 들을 때, 자료에 익숙해지는 과정에 대한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다. 그 이미지가 명확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이미지가 있다. 그런 이미지는 더 반복할지, 또는 충분히 반복했는지 등을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료에 익숙해지는 과정에 대한 이미지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이미지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 훈련자의 접근 자세가 달라지게 되면서 결국 훈련 진행도 실질적으로 다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현실적이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게 되면, 자신이 생각하는 훈련과 현실의 훈련이 달라지기 때문에 훈련이 뒤로 갈수록 점점 필요 이상으로 힘들게 느껴지게 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료 익힘 이미지'에 따라서 실제로 구현되는 영어 훈련은 전혀 다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료 익힘 이미지'를 생각해 보고 그것의 현실성을 생각해 본다. 그러고 나서 그것을 보완한 새로운 이미지는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지를 알아본다. 먼저, 현재의 이미지를 생각해 보자. ‘충분히 익숙해질 때까지 선택한 영어 자료를 계속 반복한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과 유사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현재의 자료 익힘 모델>
선택한 자료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충분히 익힌 상태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림이다. 이것이 영어 자료에 익숙해지는 과정에 대한 현재의 일반적인 '자료 익힘 모델'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그림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충분히 익혀 가는 그 '중간 과정'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 그림만 보고 나서 그것을 보이는 그대로 해석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의 자료를 선택해서 그것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충분히 깊게 익힌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직 능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훈련자들의 경우에는 자료 하나만 계속 반복한다고 충분히 깊게 익힌 상태에 도달할 수는 없다.
훈련 중에 있는 훈련자가 하나의 자료만 반복한다고 해서 그것을 충분히 깊게 익힌 상태에 도달할 수는 없다.
현재의 모델에서는 '하나의 자료만 반복한다'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고, 그리고 '충분히 깊게 익힌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부분도 현실적이지 않다. 이 부분을 구분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자.
먼저 '하나의 자료를 반복한다'는 부분을 보자. 현재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영어 자료에 익숙해지는 전체 과정을 경험한 적이 없다. 그래서, 영어 자료를 어느 정도 익혔는지를 하나의 자료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익숙해진 정도가 다른 자료들을 서로 비교해 봤을 때, 현재 익숙해진 상태보다 더 익숙해진 다음 상태가 상태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현재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어느 정도 익혔는지를 평가하려면 하나 이상의 비교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피로감, 지루함, 스트레스 측면에서 봐도 현실적이지 않다. 영어 능력 수준이 전체적으로 한 단계 높아질 때까지 하나의 자료만 계속 반복한다는 것은, 실제로 해 보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처음부터 자신의 성향과 수준에 어울리는 완벽한 자료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실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러 자료들을 경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보면, 현실의 훈련에서는 하나 이상의 여러 자료가 필요하고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어 자료를 어느 정도 익혔는지를 하나의 자료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피로감, 지루함, 스트레스 측면에서 봐도 하나의 자료만 충분히 깊게 익히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이제 '충분히 깊게 익힌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부분을 생각해 보자. 우선, '자료에 익숙해지는 정도는 훈련자의 현재 능력 수준의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아직 텍스트 수준의 훈련에도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 다양한 감각 차원의 문제들까지 전체적으로 충분히 해결해서 자신이 감각 차원에서 충분히 익혔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요컨대, '충분히 깊게 익혔다'는 판단을 할 수 있으려면, 훈련자의 능력도 그런 판단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자료만 반복한다고 해서, ‘텍스트 차원, 감각 차원, 실전 차원’ 그리고 ‘발성, 발음, 리듬, 어순, 어휘, 문법, 사고방식’ 등 모든 관점에서 충분히 깊게 익혔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 수준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충분히 깊게 익혔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수준까지 성장하려면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훈련자의 능력 수준이 낮으면 낮을수록 더 많은 영어 자료가 필요하게 된다.
'충분히 깊게 익혔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수준까지 성장하려면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결국,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하나를 선택해서 그것을 충분히 깊게 익혀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현재의 모델은 현실과 맞지 않게 된다. 만약, 기존 모델처럼 현실과 맞지 않은 모델에 자신을 억지로 맞춰가려고 스스로를 압박하다 보면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훈련의 효과와 효율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쉽게 피로감을 느끼면서 멘털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서 우울, 좌절, 절망 같은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현실과 맞지 않은 자료 익힘 모델에 자신을 억지로 맞춰가려고 하면 많은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앞에서 말한 여러 이슈들을 고려해서 '자료 익힘 모델'을 좀 더 현실적으로 다시 그려 보면 다음과 같게 될 수 있다.
<개선된 자료 익힘 모델>
그림은 능력이 도약하는 단계에 따라서 자료에 익숙해지는 정도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즉, 능력 상태가 '초기 상태, 이해 상태, 익숙 상태, 성숙 상태'로 성장할수록 선택한 자료에 익숙해지는 정도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에서는 능력 성장에 참여하는 자료는 하나 이상이 된다는 것도 보여 주고 있다. 훈련이 진행될수록 한 단계 더 깊게 익힌 자료들이 등장하게 되고, 만약 훈련자의 능력이 최종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그와 함께 최종적으로 마스터한 자료도 함께 등장하게 된다. 최종 마스터 상태에 도달한 자료는 훈련을 처음 시작할 때 선택한 것이 아니라 중간에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이 EOEP가 제시하는 '자료 익힘 모델'이다.
최종 마스터 상태에 도달한 자료는 훈련을 처음 시작할 때 선택한 것이 아니라 중간에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만약, 훈련자의 능력이 충분히 성장하게 되면, 이제는 선택한 자료를 한 번에 바로 마스터 상태로 익혀가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런 경우는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다.
<높은 수준의 자료 익힘 모델>
이렇게 되면, 현재의 '자료 익힘 모델'과 유사하게 된다. 하지만, 이 그림은 보편적인 모델은 아니다. 훈련자의 능력 수준이 이미, '초기 상태, 이해 상태, 익숙 상태, 성숙 상태'를 모두 경험한 매우 높은 수준이 되어야 이 그림을 구현해 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특수한 상황을 나타내는 모델이다.
이제 훈련자들이 할 일을 생각해 보자. 우선 '선택한 영어 자료에 익숙해지는 일’은 능력의 성장과 더불어서 달성해 나가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곳에서 처음에 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시 생각해 보자. ‘반복한다고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능력이 성장해야 익숙해진다’. 이것이 좀 더 현실적인 답변일 것이다. 선택한 자료를 충분히 깊게 익히기 위해서 훈련자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반복 실천하는 것을 넘어서서 단계적인 능력의 성장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훈련자들은 자료에 익숙해지는 것을 능력의 성장이라는 높은 수준에서 장기적인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자료에 익숙해지는 것을 능력의 성장이라는 높은 수준에서 장기적인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훈련자들은 ‘자료 익힘 모델’의 현실성과 그리고 훈련 실천의 효과와 효율, 멘털 문제의 위험성과의 관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머릿속에 '자료 익힘 모델'이 현실적인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자료 익힘 모델'이 현실적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