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철학 방식은 한 마디로 '객체 지향 사고'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여기서의 '객체'라는 것은 물리적인 객체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원어민들은 감정 현상도 이런 객체들의 작용으로 이해한다. 'inside out'이라는 훌륭한 애니메니션이 있다. 기쁨, 슬픔, 분노 등등을 캐릭터화하고 있다. 객체 지향 관점에서 보면 이런 캐릭터들도 일종의 '객체'이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이런 객체들이 서로 상호 작용한 결과물에 해당한다.
'객체 지향 철학 방식'에서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 '상태, 동작' 개념이다. 모든 객체들은 각자 자신만의 '상태와 동작' 속성을 가질 수 있다. 객체들은 '동작'을 통해서 서로 상호 작용할 수 있고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관련된 객체들의 '상태'가 변할 수 있게 된다. 영어는 이런 객체들 사이의 상호 작용과 상호 관계를 표현하는 도구이다. 참고로, 엄밀히 말하면 '상태'와 '동작'도 객체이다. 다만, 다른 객체들의 속성을 나타내는 다소 특별한 객체일 뿐이다. 그래서 'being quiet', 'to run'과 같은 다른 형태로 주체 객체나 또는 대상 객체를 나타낼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영어권 철학 방식에서는 모든 것이 '객체'라는 의미이다.
이제 '상태, 동작'이라는 것을 훈련자 입장을 생각해 보자. 실제 훈련 상황에서는 이슈가 있다. 원어민들이 생각하는 '상태와 동작'이라는 것과 훈련자가 생각하는 '상태와 동작'이라는 것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태'라고 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훈련자들이 영어 표현에서 실수를 하게 되는 많은 경우가 '상태'와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I'm knowing ~은 어색한 표현이다. 이런 표현을 한다는 것은 훈련자가 know를 '동작 의미'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know는 '동작'이 아니라 '상태'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상태'는 '현재형'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래서 I know ~가 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훈련자들이 하는 많은 실수들을 따져 가다 보면, 결국 '상태'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우선 원어민이 생각하는 '상태'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게 된다.
'상태'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흔히 '멈춰 있는 정적인 모습'을 떠올린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정적인 상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인식 과정'과 그리고 그와 관련된 상태라는 것도 있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라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know 단어는 인식을 하는 동작 과정을 거친 후에 최종적으로 무엇인가를 '알게 된 결과 상태' 또는 '알고 있는 현재 상태'를 나타낸다. 형태는 know라는 동사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 의미는 이런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원어민들은 know라는 동사를 말할 때 머릿속에서는 '동작'이 아니라 '상태'를 떠올린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태 변화'라는 것은 다음 그림처럼 나타낼 수 있다.
<상태 변화 개념>
그림은 어떤 객체의 상태가 있고 그것이 상태 변화 과정을 거쳐서 다른 상태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간단한 그림이다. 상태가 변하는 원인은 몇 가지 있을 수 있다. 어떤 주체 객체가 다른 대상 객체에 영향을 미쳐서 일어날 수도 있고 또는 시간 또는 주변 조건 같은 것이 변해서 저절로 변할 수도 있다.
이 그림 자체가 영어식 느낌과 의미를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느낌과 의미를 탐색할 때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야 할지를 말해 주고 있다. 이제 몇 가지 예문을 통해서 '상태, 동작' 관점의 탐색을 살펴 보자. 훈련자가 다음과 같은 문장들을 만났다고 하자.
The roses smell sweet. 그 장미는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The button worked loose. 그 단추가 많이 움직여서 실이 풀리거나 느슨하게 되었다.
이런 식의 문장을 만났을 때 밑줄 친 부분에서 왜 부사 대신에 형용사가 사용되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고 해 보자. 훈련자들은 이 이유를 '동작, 상태' 관점에서 탐색해 나갈 수 있다. 영어를 반복하거나 공부를 하면서 이렇게 영어식 느낌을 찾아 가는 과정을 '느낌 탐색' 활동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앞 문장의 느낌을 탐색하기 하기 이전에 훈련자들은 우선 문법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영어 감각의 성장에 맞게 탐색하고 있는 것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훈련자가 이 문장들을 보면서 밑줄 친 어휘가 앞의 어떤 단어를 수식하는지 등을 고민하는 식으로 따지고 있다면 그것은 문법 중심의 분석에 해당한다. 또한 혹시 '지각 동사의 경우는 부사 대신에 형용사를 사용한다'는 식의 말들을 떠올리고 있다면 그 또한 문법 중심의 사고에 해당한다. 실제 대화에서는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말하지는 않는다.
문장 표현의 밑줄 부분을 탐색할 때, 훈련자들은 화자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이 '동작', '상태' 또는 '변화 과정' 중에서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의 그림에서 세 영역 중에서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살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문장은 '향기가 달콤한 상태'를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 '이전 상태(현재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문장은 버튼을 여러 번 사용해서 그 결과로 '버튼이 느슨해진 상태'를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 '이후 상태(결과 상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화자는 smell과 worked 보다는 각각의 '상태'를 나타내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때의 형용사도 the roses, the button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까지는 논리적인 해석이다. 만약 여기서 끝내버리면 문법 중심의 해석과 다를 것이 없게 된다. 훈련자들은 실제로 이런 식의 느낌 해석이 자연스럽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형용사가 나타내는 '상태 느낌'을 어떻게 하면 실시간 정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느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여기까지가 끝나야 영어식 느낌 탐색이 끝나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영어식 어순 느낌을 탐색하는 것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면, 앞에서 본 '상태 변화 그림'과 '동작, 상태, 변화 과정'을 기준으로 해서 객체 차원에서 영어식 느낌과 감각을 고민하고 탐색하는 습관이 들게 되면, 그것은 어휘 감각의 성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영어식 사고 전개 감각과 어식 어순 감각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훈련자들이 이렇게 '객체'와 '상태', '동작' 관점에서 이해려고 노력하게 되면, 영어를 반복하거나 공부할 때의 훈련자 멘탈 포커스 방향도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이렇게 객체 지향 개념을 기준으로 해서 관심과 주목을 집중하면서 진행해 나가는 방식의 훈련에 이름을 붙인다면 '객체 지향 훈련'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