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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Aug 14. 2024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

책 이야기

바야흐로 온라인 쇼핑의 시대가 열렸다. 40년째 살아온 밸리지역의 상가를 지나다 보면 문 닫은 가게들이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났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나만해도 대부분의 쇼핑을 온라인으로 해결한다. 생필품은 물론 기호 식품이나 음료수까지 우편 주문을 한다. 다음날 배송은 물론, 어떤 것은 당일 배송도 가능하다. 요즘 같이 더운 여름에 한증막보다 더 뜨거운 차를 타고 상가를 찾는 대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쏘이며 음악을 듣고 책을 보다가 필요한 물건을 받는 즐거움을 마다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가게에서 산 물건이 마음에 안 들거나 하자가 있어 반품을 하려면 다시 가게에 가서 긴 줄을 서야 한다. 어떤 가게는 반품을 안 해 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온라인 매장은 묻지도 따지도 않고 반품을 해 준다. 이렇게 편리한 온라인 쇼핑에도 단점은 있다. 물건을 사진으로만 보고 산다는 점이다. 옷은 입어 볼 수 없고, 과일 같은 경우에는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아볼 수 없다. 막상 받아보면 사진과는 다른 경우가 발생한다.


내가 이용하는 알라딘 중고책방도 그러하다. 책에 따라 미리 보기 기능이 있어 몇 페이지 펼쳐 볼 수는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기능이 없는 것도 있다. 따라서 소문을 듣고, 또는 저자를 보고 책을 고르게 된다. 이 책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도 “오바마에게 ‘성경’ 다음으로 큰 힘이 되어준 책”이라는 표지에 적힌 글을 보고 산 책이다.


서평을 읽고 책을 선택하면 좋은데, 한국책의 경우 제대로 된 서평을 찾아보기 힘들다. 출판사의 책 소개나 독자들이 브런치나 티스토리 또는 개인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 정도다. 영어권 책의 경우, 출판사의 책 소개는 물론 내용을 정리해 놓은 다양한 서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책은 내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내용인즉, 제목처럼 너 자신을 믿고, 너를 세상의 중심에 두고 살라는 메시지다. 번역 상의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 문장이 너무 어렵다. 읽고, 다시 읽어도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그 진의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158페이지에서 읽기를 포기했다. (참고로 책은 179 페이지에서 끝난다.)


언젠가 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의 초대 손님이 한 말이다. 세상에 책은 많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내게 맞지 않으면 읽지 마라. 그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그 후, 나는 읽히지 않는 책은 과감히 덮어 버린다. 세상에 널린 것이 책이다. 흥미로운 책만 찾아 읽어도 다 못 읽고 죽을 것이다. 어디 책만 그런가? 사랑을 하는 것도 그렇고, 친구를 사귀는 것도 그렇다. 안 되는 사랑을 이루려고 애쓸 것 없고, 안 맞는 사람과 맞추려고 애쓸 것도 없다. 아닌 건 아닌 거다. 난 너무 늦게 이런 요령을 알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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