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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Jan 16. 2018

보고 싶다 친구야

일상에서...

가끔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이름은 진작부터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그를 친구로 기억하지만 그는 나를 이미 잊었는지도 모른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귀하던 시절 더운 여름날이면 외가의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더위를 식히곤 했다. 


내가 친구라고 기억하는 아이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었다. 우리 외가는 관훈동에 있었는데 바로 옆동네인 인사동에는 요정이 많이 있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그런 요정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오후가 되면 짙은 화장을 하고 출근을 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공통점은 소아마비를 앓았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아예 걷지를 못했지만  아이는 목발을 짚고 다녔다는 것이다. 


누가 먼저 말을 건넸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우린 친구가 되었고 엄마가 일나 간 오후가 되면  아이는 우리 집에 건너와  친구가 되어 주었다. 


얼마 후 아이가 놀러 오는 일을 그만두고 힘들게 목발을 휘두르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따라다니고 있었다. 

하루는 할머니가 아이에게 찹쌀떡을 주며  나와 놀지 않느냐고 물었다. 입가에 찹쌀떡의 밀가루를 묻힌 채 차마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아이가 답했다. 엄마가 나와 놀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너는 걸을  있는데 멀쩡한 아이들과 놀지  앉은뱅이와 노느냐며 엄마에게 야단을 맞았다는 것이다. 


   다시는  아이와 놀지 않았으며 40여 년 동안  엄마를 매정하고 인정머리 없는 여인으로 기억했었다.

 

수년 전 장애인 신문에 칼럼을 쓰며 생각을 바꾸었다. 그 엄마는 나를 미워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이 비장애인과 사는 방법을 배우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친구도 이제는 50중 반이 되었을 것이다. 얼굴도 생각나지 않는 친구지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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