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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황돼지 Jan 07. 2023

독서 시작 일주일.

- 조회수가 너무 높다

 평소보다 좋아요가 많았다. 통계를 눌러보니 특정 글 하나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듯했다. 높아지는 조회수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기대와 기쁨도 없었다. 삭제하고 싶은 글 조회수가 가장 높더라.라는 이상한 글도 쓰지 않았던가. 관심은 흐르다가 증발할 것이다. 처음은 겸손 또는 자신감 부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먼저다.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은 똑같지만, 겸손이 욕심으로 변하는 과정은 짧지 않았다. 겸손은 욕심을 채운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독서를 시작했다.


"오늘은 글 쓰지 말고 독서나 하자."


 정신수양 부족일까. 좋아요가 100개에 가까워지자 신경이 쓰였다. 경험상 그런 날 쓰는 글은 망한다. 독서를 시작하기 전에는 '그런 날'도 글을 썼다.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은 글쓰기뿐이라고 믿어서다.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닌데 악순환이 많았다. 그래도 덕분에 이 정도라도 쓰고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글쓰기 대신 독서를 선택한 근거는 나에게만 해당한다. 읽은 시간보다 쓴 시간이 많은 사람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천하고 싶지 않은 방향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글쓰기 악순환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정신수양 부족일까2. 최근에 쓴 글 중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이 나왔다. 독서 일주일 만에 효과를 바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도 퇴보는 좀 아니지 않나. 글쓰기를 하루이틀 쉬어서 그런가? 이 실험은 독서를 최소 3개월은 더 해보아야 윤곽이 나올 것 같다. 나는 글로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 지금 이 문단은 꽤나 즐겁고 흥미를 느끼는 상태임을 밝힌다. 긍정의 이유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욕심을 채우는 행위가 즐겁지 않을 수가 있나.




<유혹하는 글쓰기>

<종의 기원>


 욕심이 많다던 사람치고는 보고서가 초라하다. 일주일 동안 2권이라니. 서평도 생각했지만 독서 습관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30권 전까지는 읽기 능력 향상에만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래도 첫 독서 후기는 적어보고 싶었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제목이 끌려서였고, <종의 기원>은 그냥 책이 있어 보여서 골랐다. 끝까지 읽었으니 성공한 셈이다. 이 시점에 책에서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느꼈지는 중요하지 않다. 계획에 의하면, 어차피 다시 읽어야 한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느낀 독서의 영향이 있기는 하다. <종의 기원>은 600 페이지가 넘는 지루하고 어려운 책이었다. 글을 잘 쓰려는 욕심이 없었다면 끝까지 읽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세뇌 같은 고통이 이 글에도 묻어났다고 생각한다. 떠오르는 단어와 문장이 그렇다. 이건 효과라기보다는 영향이 확실하고, 효과는 좋은 영향이 쌓여야 발현될 것이다. 이번 영향이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는 최소 3개월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반납하면서 빌려온 책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다. 브런치 이웃분이 추천해 준 <대학>, <중용>이라는 책은 도서관에 없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계시다면 책을 추천해 주시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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