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우울을 줄여주는 작은 팁

- 거리 두기 훈련

by 공황돼지

거리 두기의 원리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은 과거나 미래의 사건을 3인칭으로 바라보는 거리 두기 훈련을 설명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최근 불안과 공포를 유발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자. 없다면 뱀이나 공포영화의 한 장면도 좋다. 머릿속에 상영되는 화면은 1인칭일 것이다. 비행공포증의 상상은 아주 생생한 블록버스터 4D이지만, 공포를 겪지 않는 기차나 배의 상상은 3인칭인 경우가 많다.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 내일 있을 면접을 상상하면 대부분 1인칭일 것이다.


K-461429-side.png 1인칭(좌) 3인칭(우)


영화 속 충격적인 장면은 1인칭이 많다. 범인의 악행이 3인칭이면 몰입이 될까? 이것을 반대로 이용한 것이 거리 두기다. 1인칭으로 재생되는 기억이 있다면 3인칭으로 바꿔보자. 상상을 재미없는 영화로 만들자. CCTV도 좋고 드론 카메라도 좋다. 1인칭만 벗어나면 된다. "현재를 살아라."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반추하며 우울해하지 말고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예측하며 불안해하지 말라는 의미다. 의도는 알겠는데 쉽지 않다. 하지만 거리 두기를 이용하면 효과가 있다. 어차피 재생된다면 3인칭으로 보자. 같은 횟수라면 3인칭이 낫다.



근거와 후기

거리 두기 훈련은 심리학자들이 사용하는 치료법이라고 한다. 자기애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1인칭으로 회상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 뇌의 브로드만 영역 25라는 곳이 자기 지향적 관점에 연관이 있고, 이 영역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우울증에 걸린다고 한다. 정서적 긴장을 완화시킬 때 주로 사용하는 이 기법은 신경언어학프로그래밍(NLP)의 정속모형변화라고 하는데, 솔직히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거리 두기가 문제에 대한 시각을 그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될 만한 반응을 촉발하는 변화라며 예측명상도 추천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책에서 말하는 근거다.


결론만 말하자면 나는 효과를 보았다. 극적인 반전은 없었지만 괜찮은 습관인 것 같다. 3인칭 전환이 익숙해지자 과거와 미래의 영상은 재생되자마자 줌아웃이 되었다. 추천할 만한 요법이다.



비판적 사고

NLP는 1960년대에 뛰어난 '상담가들'을 분석해 만든 기법이다. 체계적인 연구가 아니라 1타 강사의 노하우를 집약했을 뿐이다. 상담이나 심리학보다는 자기 계발과 코칭에서 상업적 용도로 이용된 경우가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은 철학을 다루지만 자기 계발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믿으면 안 되는 것일까?

K-461434.png 비판적 사고

비판적 사고는 플라시보 효과를 억제한다. 나는 오랜 기간 정신과를 다녔다. 태생적 기질인 비판적 사고는 병을 이해하고 납득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지만 매번 치료를 방해했다. 철학과 문화 예술 종사자의 극단적 선택이 '고도로 발달된 비판적 사고' 탓이라면 비약일까? 위험한 요법이 아니라면 시도해 보길 권한다. 나는 더 이상한 짓도 해보았고 효과를 못 본 경험도 많지만 얻은 것은 있었다. 비판적 사고를 조율하지 않았다면 시도조차 안 했을 것이다. 정신과 치료와 비판적 사고는 상극인 듯하다. 물론 병원을 제외한 곳에서 시간과 비용을 요구한다면 탐정의 눈빛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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