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혁신이란 단어의 의미만을 보면 제품과 관련이 없이 무형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으로 단순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완전히 순수한 제품 또는 완전히 순수한 서비스는 존재할 수 없기에 이 글은 제조업 중심이자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 융합의 관점에서 기술하고자 한다.
기술이 고도 평준화된 현대 사회에서 선진국과 선진 기업의 전략은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융합을 통해 후발 주자들을 제치고 앞서 나아가는 것이다. 잘 알려진 제조기업이었던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에 콘텐츠 제공 서비스(애플뮤직, 애플 TV 등), App 유통 서비스(아이튠즈) 등을 결합하고 있으며, 서비스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던 구글은 자신들의 플랫폼에 자동차, AR 디바이스, VR 디바이스 등을 결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선진국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 되는 시점부터 서비스업이 주력산업으로 대두되었으며, 특히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중심의 국가인 독일이나, 일본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서비스 R&D 투자비중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는 2011년을 기점으로 제조업의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 아이러니하게도 동일한 시점부터 서비스업이 제조업의 성장기여도를 소폭 상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는 서비스업의 강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달리 말하면 우리나라의 서비스업이 숙박이나 음식업 등 자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미 서비스업의 선진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0년부터 서비스 R&D 활성화 방안, 2011년 서비스업발전 기본법 발의(현재 국회 계류 中), 2012년 서비스 R&D 추진 종합계획, 2013년 서비스 R&D 로드맵 개발 등을 진행해 왔다. 또한 정부의 서비스 R&D 투자액을 2021년에는 1조 2,250억 원으로 상향시켜, 2017년 6,647억 원에 비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림으로써, 정부 R&D에서 서비스 R&D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3%에서 6%정도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2016년 「서비스 R&D 중장기 추진전략 및 투자계획」를 통해 정부 R&D 투자의 전략적 확대 및 관리, 서비스 R&D를 통한 수출-내수 동반성장, 민간 서비스 R&D 투자 생태계 조성 등의 3가지 추진 전략을 제시하였다.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강점과 약점을 고려한 정부의 투자계획과 중장기적 전략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으나, 이 짧은 기고를 통해 서비스 R&D 사업관리체계에 대한 세 가지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적합한 평가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제품에 비해 높은 복잡성, 비공식성(프로세스 지향성, 분산성), 다차원성, 다학제성 등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제안서와 수행과정을 평가하기 위해 서비스 R&D만을 위한 차별화된 평가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수요자 집단과 전문가 집단이 함께하는 워크샵을 통해 수요자 집단 중심의 니즈와 객관성을 포함한 평가기준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전문적 심사인력 확보가 절실하다. 서비스 R&D를 평가할 심사위원들은 앞서 언급한대로 서비스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특성 때문에 서비스개발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가진 집단에서 추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전문가는 서비스 R&D의 성패를 좌우할 통합적 완결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흥미롭지만 파편적이고, 다양하지만 핵심이 없는 서비스로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자동선정 시스템에 의한 심사위원 선발방식으로는 이러한 오류를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심사위원들에게 서비스 R&D 평가에 대한 충분한 사전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또는 산업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BI연계형 과제지원, 서비스 시나리오 점검을 통한 과제 지원 등과 같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통해 선발하고 BM를 수립하도록 돕는 순차적 평가제도도 전문가 집단이 부족한 현실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셋째, 기술보다 인간이 우선 되어야 한다. 서비스 개발을 위해 현대 IT 기술을 배제할 수 없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에 대한 배려가 중심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서비스 개발방법론에서 강조하듯이 서비스의 수혜를 받는 고객과 더불어 제품 또는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만족 또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서비스를 기획하는 시점에 서비스 공급자나 수혜자를 포함하는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워크샵을 통해 공동으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굴하도록 제안하고 프로토타입 또는 비즈니스 모델 등 대한 평가 및 개선 또한 이들과 함께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상호 존중과 협력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자발적이고, 호혜적이며, 지속가능한 공생의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