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오고야 만다.
※ 아래 글을 먼저 읽으신 후 참고하여 이 글을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기준 금리가 뭘까, 쉽게 이해하자> : https://brunch.co.kr/@donping/77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이 21일 열린 IMF 총회에서 '기준 금리 0.5%p 상승은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기준 금리는 보통 0.25%p 단위로 움직이는데, 0.5%p를 한 번에 상승시킨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긴축을 통한 물가 안정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한 차례에 0.5%p 이상을 조정하는 것을 빅 스텝(Big-step)이라 일컫는다. 파월의 빅 스텝에 대한 확고한 입장으로 대부분의 주식,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들리는 곡소리가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빅 스텝은 언젠가 찾아와야 할 부분이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월 8.5%의 상승률을 보였다. 40여 년의 역사 이래 최고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2월 CPI는 7.9%로, 당시에도 최고치였지만 기록을 다시 써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적은 시차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일단 기준 금리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CPI의 상승폭이 지나치게 큰 만큼, FED 입장에서는 빅 스텝이라는 결정이 불가피한 것이다.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지수)의 상승세가 약소하게 꺾인 모습을 보아, 오는 5월 발표될 4월 CPI에서는 한 번 더 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들은 이미 자산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 함정이다. 물가 지수가 한풀 꺾인다면 이후 기준 금리 동결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기대 하나로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을 매수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다. 시장은 당신보다 훨씬 빠르게 정보를 알아채고 균형 가격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준 금리 0.5%p가 예상되는 5월에 역동적인 급락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이 이를 먼저 반영하여 가격을 형성할 것이고, 5월까지 계단식 하락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기준 금리 0.5%p 상승이 발표되는 시간대에는 소위 '악재 소멸'로 인해 반등이 나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볼 수도 있다.
이를 정리하면, 오는 5월에 너무나도 걱정되는 빅 스텝은 시장에 서서히 선(先) 반영될 것이므로 5월 FOMC 회의(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준 금리를 결정) 시간에 발맞춰 투자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CPI가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고, 빅 스텝이 언젠가 실행될 것이라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유한 투자 자산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지금 빅 스텝은 거의 기정사실이 된 것처럼 보인다. 파월이 직접적으로 빅 스텝을 언급하자 나스닥은 2.07% 하락을 보였으며, 금일 코스피는 22일 13시 기준 1%대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가 해소되거나, 유가가 하락하는 등의 글로벌 호재가 있지 않은 이상 작은 폭의 상승과 중간 폭의 하락을 반복하는 계단식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그 계단이 매우 가파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파월이 직접 입을 열었으니 시장은 어쩔 수 없이 급하게 가격에 해당 이슈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낱 개인 투자자로서 '선 반영이 된 코스피 지수는 몇일까'를 감히 예측할 수 없다. 유명 애널리스트도 알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지금 상황이야말로 '관망'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2022년은 개인적으로 지켜보았을 때도 난이도가 극히 어려운 장이다. 변동성이 상당한 것은 물론, 러시아발 전쟁 이슈, 유가 이슈, 스태그플레이션 이슈 등의 악재로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말까지 코스피가 2,600포인트만 지켜주어도 허리를 숙여 감사할 수 있는 정도라 하겠다. 성급한 추가 매수(물타기)와 신규 진입은 도박이 되기 십상인 상황이다.
결론적으로는 관망(중립)을 권장하나, 보유 주식의 베타(시장 민감도)가 높은 편이라면 일부 비중(10%~20%)을 덜어낼 것을 추천한다. 필자는 굳이 기준 금리 이슈가 아니더라도 올해 상반기를 '비중을 덜어내는 시기'라고 보고 있다. 리스크가 도처에 깔려있고 해소될 여지가 아직은 분명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2022년 상반기가 2020년 코로나 쇼크보다 더 어려운 장이라고 생각한다. 섣부르지 않은 판단과 충분한 인내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