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왜 나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왜 항상 내 마음 작은 구석에 처박아놓은 그 작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걸까. 그 희망이 날 항상 괴롭히게 하고 지치게 한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하는 걸까.
오늘도 그 작은 희망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우울해하는 나를 바라보며 한심하고 변하지 않는 내 모습에 또다시 상처를 받는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제일 힘든 것이 인간관계다.
내가 이런 사람이니 다른 이들도 이런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상처받고 힘들어하고 이 쳇바퀴는 언제나 하염없이 돌아간다.
언제나 그랬듯이 착한 사람, 좋은 사람, 신뢰가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야 인간 구실을 한다고 알고 배웠기 때문에 내 틀 안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만나면 너무나 적응이 안 되고 멀미 같은 어지러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보고 싶지 않은 사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타의로 만나야 하는 이 세상에서 너무나 혼자 괴로워하는 나를 보면서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또 새삼 느낀다.
나에게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나를 감싸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관계에서 오는 그 우울감과 마음의 상처를 자동으로 필터해 주고 내가 듣고 싶은 말들만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본다. 이런 상상이 나에게 잠시나마 마음의 도피처가 되는 거 같다.
나에게 악영향을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멀리하고 끊고 싶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 모든 이가 나와 같을 수 없고 다름을 인정해도 이리저리 치이는 내 모습에 또다시 화가 나고 슬프다.
그 작은 희망을 버리면 모든 게 해결을 될 것 같은데.
왜 난 그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
나도 변화하기 힘든데 난 도대체 너에게 무엇을 바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