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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Sep 27. 2023

훌륭한 사람들과 지내야 하는 이유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기



전 세계에 좀비가 창궐했다. 좀비에게 쫓기고 있다. 어딜 가든 주변이 온통 괴물같은 좀비들 뿐이다. 물리면 나도 좀비가 된다. 인간으로 살고 싶다. 하지만 좀비를 피해 사는 건 너무 힘들고 괴롭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버틴다. 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 좀비들이 있다.

바로 회사 이야기다.



우리는 반드시 좋은 사람들과 지내야 한다.


수준 낮은 태도는 좀비 바이러스처럼 옮기 때문이다. 보통은 ‘닮는다’라고 말하지만, 그건 안일한 표현이다. '전염된다'라는 표현은 학술적이다. '옮는다'가 적절하다.


인간은 같이 생활하고, 보고, 듣는 것들을 자기도 모르게 따라한다. 당신이 만약 그저그런 얼간이들과 직장에서 같이 지내고 있다면 정말 큰일이다. 비상 사태다. 왜냐면, 질 낮은 생각은 행동과 언어로 드러나게 되어있는데, 곁에 있다보면 그 태도가 반드시 ‘옮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에서 '무엇을 보느냐'는 중요하다. 우리는 보는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이다. 하물며, 하루 종일 쳐다보고 대화해야 하는 직장 동료의 중요성은 말해 무엇하랴. 인간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좀비에겐 이빨로 물려서 옮지만, 직장에선 단지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옮는다.


게다가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들과 다르게 '늘 열정적인 태도로 꾸준히 노력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자신들과 다르게 면역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좀비들이 끊임 없이 정상적인 인간들을 쫓으며 감염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그들은 선하고 꾸준하며, 성실하게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고고한척 하는 위선자' 라거나 '쓸데없이 일만 키우는 사람' 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한다. '그래봤자 어차피 안돼~' , '내가 해봤는데 어려워~' , '괜히 일 키우지 말고 가만히 시키는거나 해' 라는 단골멘트를 입에 달고 연예인 가십이나 주식, 골프, 상사 뒷담화를 안주로 양주를 들이키며 시간을 떼운다. (계산을 법인카드로 하면 화룡점정)


그 상태에서 포기하면, 옮는다. 옮아서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된다.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다. 그들 편에 서서 뛰어난 사람들을 욕하고 비난한다. 그렇게 살다가 인생을 마무리한다. 그렇게 살고 싶다면 그러면 된다. 쉽다. 좀비에게 쫓기며 인간으로 사는게 힘들다면, 그냥 눈 감고 좀비에게 다가가 물리면 된다. 그럼 나도 좀비가 된다. 동물처럼 산다. 포기하면 편하다.


포기하면 편하다. 그냥 하지마라.


혹시 운이 좋게도, 열정을 가진 지성적이고 스마트한 사람들이 모인 직장에 다니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엄청난 행운아다. 그들의 좋은 습관과 태도가 당신에게 조금씩 베어들고 있을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던대로 그들을 따라 열심히 하시라.


단순히 훌륭한 사람과 같은 조직에서 지내는 것 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게 믿기 어렵다고? 꾸준한 노력과 끈기의 중요성을 가르친 책 ‘그릿’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나는 올림픽 선수들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대체 어떤 괴짜들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수영 연습을 하러 가지?‘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훈련을 견디다니 기이한 사람들임이 틀림없어.‘ 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모든 사람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연습을 하러 가는 곳에 들어오면 자신도 그렇게 하게 됩니다. 그게 별일 아닌 것 같고 습관이 되죠.(중략)
집단에 맞추려는 동조 욕구는 매우 강력하다. 역사상 중요한 심리학 실험들 중 일부는 개인이 자신과 다른 행동이나 사고를 하는 집단에 금방 동조하게 되며 이는 대체로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그릿’, 앤젤라 더크워스


어떤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훌륭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조직에 들어가는 것이다.


자,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안타깝게도 당신은 NASA 소속이 아니라 좀비들에 둘러쌓여 있다. 정신을 똑바려 차려야 한다. 하지만 위에 안선생님이 이야기 했듯, ‘포기하면 편하다’ 그냥 얼른 포기하고 물려서 좀비처럼 지내면 된다. 직장에서 그렇게 대충 신세 한탄하며 시간을 보내고, 점심 먹고, 저녁에 술이나 한 잔 하고, 적당히 월급루팡을 하면 편하다. 포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포기하기 싫은가?

좀비로 살기 두려운가?

다행이다.

극복할 방법은 있다.


그 중 배울만 한 사람을 반드시 찾아라. 10명 중에 한 명은 존재할 것이다. 팀 구성원이 엉망진창인가? 그렇다면 옆 팀, 또 그 옆 팀을 뒤져서라도 본받을 만한 사람을 단 한 명이라도 찾아라. 그리고 그와 정기적으로 티타임을 하고 식사를 해서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무엇이라도 배우자. 좋은 태도를 기운으로 느끼자. 단순히 덤덤한 대화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선량하고 올바른 인성과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닮게 된다.


아무리 뒤져봐도 없는가? 그럼 회사 밖에서라도 찾아라. 찾아서 만나라. 관계를 구걸하라는 말은 아니다. 당신과 만나는 걸 귀찮아 한다던가, 약속시간에 번번히 늦는다던가 하는 사람에게 배울 건 없다. 당신이 사람을 잘 못 본 것이다. 타인을 하찮게 보는 그런 태도도 결국 전염병처럼 당신에게 옮는다. 애걸복걸 관계를 만들지는 말라. 회사 밖에서 선하고 긍정적이며 수준 높은 사람을 만나 통찰력 있는 대화를 나누라. 정기적으로 약속을 잡아 그들과 대화하라. 단 한 사람이라도 찾았다면 보석과 같이 소중히 대하라. 그는 당신에게 좋은 태도를 이식해 줄 사람이기 때문이다.


주변은 온통 얼간이들 뿐인데, 배울만한 사람을 찾을 시간도 없고, 도대체가 인간 관계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인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가 유일한 답이다. 회사 내에서 쓸데없는 잡담으로 시간을 버리고, 자리로 돌아오면서 자괴감에 빠진 적이 없는지? 그 소중한 시간에 코드를 다듬고, 정책을 고민하며, 업무 문서를 정리하고 기록하라.(외톨이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평소에 적당한 좀비 가면을 쓰고 흔들흔들 비틀비틀 걸으며 그들과 어울리는 척 하는 연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엔 책을 읽자. 시간이 없다고 변명하지 마라. 시간을 만들어라. 책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위대한 현인들을 만날 수 있는 간편한 수단이다. 책 안에 켜켜히 쌓인 다양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소중한 지식과 훌륭한 지혜를 안겨준다. 조금만 걸어가면 동네든 어디든 커다란 도서관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당장 책을 읽어라.


‘나는 저들과 다른 부류야! 반면교사 삼아서 절대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지 않겠어!’ 라고 다짐할 수도 있다. 혹은, ‘저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지! 좋은 점만 취하겠어!’ 라고 마음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잉크 한 방울이 따뜻한 물에 퍼져나가듯, 조금씩 아주 천천히 시나브로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어간다. 젖어든다. 옮는다. 의지와 절제로도 안되는 것이 있는 법. ‘근묵자흑’은 법칙이다. 우리는 훌륭한 사람들과 지내야 한다.


그러려면, 나부터 스스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거울을 봤더니 나도 이미 좀비였더라.'라는 슬픈 결말을 원하지 않는다면, 꾸준히 끊임없이 무언가 시도하자.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좋은 코드를 작성하고 기록하여 제품을 개선하려고 애쓰자. 그렇게 열심히 성장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누군가 다가온다. 차 한잔 하자고, 이야기 좀 나누자고 누군가 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들을 소중히 대하자. 그렇게 하나 둘 모이면 인사이트가 나오고, 혁신이 일어난다. 그러니 남 탓 전에, 나부터 노력하자.


가장 중요한 건,

절대 옮지 말라는 것이다.

집단에 맞추려는, 무의식적인 동조 욕구를 버려라.

명심하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안좋은 태도와 습관은 반드시 내게 옮는다. 그런 집단에 속해 있다면 어서 탈출하라. 탈출이 어렵다면 외부에서 본받을 만한 사람을 찾거나 책을 읽어 몸과 마음을 정화하자.


조심해야한다.

그들은 언제나 당신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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