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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Feb 03. 2024

미니멀, 일단 사지 마세요


미니멀라이프의 목적은 단순히 간소한 생활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수양을 겸하여, 보다 나은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조금 더 멀리 바라본다면, 미니멀라이프에는 개인적인 성장 그 이상의 가치도 있다. 바로 지구와 우리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 법정


미니멀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일단, 사지(buy) 않아야 한다.

일단. 무엇이든 사지 않는 걸 추천한다. 샀다가 버리면 쓰레기가 된다.(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쓰레기를 만드는 삶과 미니멀랑이프는 거리가 멀다. 안 버릴 거라구? 그렇게 안된다. 언젠간 반드시 버려진다. 안 버리면 집 안이 쓰레기장이 될테니까. 무언가를 사면 필연적으로 쓰레기를 만들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던지, 버리던지


쓰레기

쓰레기는 우리 인류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다. 핵폭탄보다 더 위험하다. 핵폭탄은 단 번에 인류를 멸종시키겠지만, 쓰레기는 서서히 우리 목을 조른다. 한국에서만 하루에 49만 7238톤의 쓰레기가 버려진다. (2019년 기준이니, 지금은 더 늘어났을거다.) 한국은 현재, 넘쳐나는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없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묶어서 내다 버리는 쓰레기봉투가 어디로 가는지 혹시 고민해 보신 분? 소각되거나 쓰레기매립장으로 간다. (소각해도 재가 남는데 , 그 재들도 특수 매립지로 간다.) 소각도 자연을 망치지만, 매립은 더 큰 문제다. 이제 더 이상 매립할 곳이 없다. 수도권 쓰레기를 모두 받아주던 김포 쓰레기 매립지가 앞으로 버텨줄 여력이 없다는 걸 모두 알고 있겠지. 김포 주민들에게 서울의 쓰레기 처리를 더이상 강요할 수 없다. (강남에 매립지 만들 수는 있고?)


쓰레기 매립지 관련 각종 기사들



매립장이 없으니 버릴 곳이 없고, 비싼 처리 비용이 아까워서 몰래 불법투기를 하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그런 쓰레기 더미를 '쓰레기산' 이라고 부른다. 근처 주민들은 악취에 고통을 호소한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미국 CNN에서 한국의 '쓰레기산'을 취재, 방영하기도 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719060100501



사막의 쓰레기 산

소위 패스트 패션이라고 불리는, 최신 유행을 반영한 싸고 저렴한 옷들이 인기다. 국내에도 많은 SPA브랜드 들이 있다. 유행을 따라, 주기적으로 싼 옷을 사서 대충 입고 버리는 인간의 행태는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 패스트 패션이라는 기괴한 문화가 발생한 이래로, 그 많은 버려지는 옷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아래 기사를 보자. 해외로 간다고 한다. 노숙자도 안 입는단다.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3/10/21/VDANSHGWWJC2BGCM2QSCHUAMUQ/


해외로 나간 그 옷들은 돌고돌아 누군가 입겠지? 제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입는 걸까?

아니다.

결국은 이렇게 된다.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306230012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로 거대한
의류 쓰레기산이 생겨났다.


저런 상황이니, 의류 수거함에 옷을 갖다 버리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겠지. 역시 나는 환경을 생각하는 올바른 사람이야’ 라고 자위하지 말자. 옷을 쉽게 사서 쉽게 버리면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거다. 당신이 버린 옷을 주워입는 사람은 없다.


기사를 좀 더 살펴보자. 축구장 9개 크기의 저 쓰레기 산에는 매년 약 4만톤의 쓰레기 옷이 인입되고 쌓인다고 한다. 저 옷들은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옷들로 분해되지 않고, 화학물질 때문에 소각도 어렵다. 그래서 결국 저렇게 주인없는 땅인 사막에 방치되는 것이다. 유럽에서만 매년 600만톤의 쓰레기 옷이 나온다고 하니 패션 산업 자체에 대한 혐오감이 들 지경이다.



바다의 쓰레기 섬

사막에 '의류 쓰레기 산'이 있다면 바다는 어떨까?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 북서태평양 바다 위에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다. 쓰레기들이 모여 만든 섬이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는 뜻의 영어 앞 글자를 따서 GPGP로 불린다.

https://en.wikipedia.org/wiki/Great_Pacific_garbage_patch


그 쓰레기 섬의 크기는 180만 제곱킬로미터로 무려 한국땅의 16배 크기라는데, 정말 어마어마하다. 당연하게도 점점 커지고 있다. 혹자는 이제 이 것을 '섬'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대륙'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쓰레기를 누가 치우기는 할까? 아니다. 그냥 바다 위에 저렇게 영원히, 지구가 멸망할 때 까지 떠 있을 것이다. 점점 넓어지며 인류를 위협하면서.


우리는 대체,
지구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광고를 보고 현혹되어 수동적으로 구매하지 말자.

브랜드 마케팅 따위에 우리 인생이 휘둘리게 내버려두지 말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보고 유행에 따라 충동구매하지 말자.

SNS 따위에 휩쓸려 남들과 비교하는 삶을 살지 말자.


우리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존재이잖는가.




자신에게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세계는 당신과 하나가 된다.
- 노자


미니멀라이프는 지구와 우리 후손들을 위한 생활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사지 마세요.

샀다가 버리면 쓰레기가 됩니다.


없어도 살 수 있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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