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정리하세요
무언가 잘 안되고 있다면, 정리부터 하세요.
거짓말이 아닙니다.
한 번만 믿어보세요.
가장 가까운 책상 위부터, 방, 침대, 부엌, 화장실, 차 안, 책상, 옷장, 서랍, 심지어 가방 안까지.
정리할 곳은 무궁무진합니다.
어디든 정리하세요.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할 겁니다.
밖을 정리하면, 안이 정돈됩니다.
주변을 정리하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리로 인해 성취감을 느껴 자존감이 올라가고,
규칙적인 질서에 대한 감각을 키우며,
스스로에 대한 규율을 세우고 따름으로써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등등
이런저런 그럴듯한 미사여구들을 붙이면 붙여보겠지만.
저는 '정리'에는 그런 이론적 근거를 넘어서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믿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냥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주의 기운이라고 하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일까요.
모르겠지만, 주변 정리를 잘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렇게 모호한 법칙이 더 쓸만한 법이죠.
이 글의 제목처럼 정리는 일종의 물리적 명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손끝으로 나를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저는, 마음이 편치 않을 때는 주변을 둘러보고 정리를 합니다.
갖다 버릴 것도 추리고, 무질서한 물건들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고, 먼지도 털고, 의자에 걸려있는 옷도 잘 개어놓고 옷걸이에 걸려있는 것들은 순서와 패턴을 정리합니다.
저 나름대로 일종의 명상을 하는 겁니다.
주변이 무질서하고 지저분하며 엉망이면, 그것들을 하루 종일 보고 있는 나도 '그 일부'가 된 것마냥 느껴져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죠. 찝찝하고, 불쾌하고 좀 그렇습니다.
저는 출근하면 책상을 깨끗이 닦습니다. 휴지에 물을 적셔서, 먼지 없이 깔끔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루틴입니다. 리추얼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저만의 경건한 의식입니다.
'정리'라는 습관적인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면, 저는 정서적으로 편안해지고 안정됩니다.
그래서 하루 일을 차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열심히 책상을 정리하고 깨끗이 닦는 것도 위에 설명한 '몸으로 하는 명상'과 같은 이유입니다.
가장 창의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할 공간이 너저분하면 일을 제대로 할 리가 없으니까요.
단정하고 위생적인 공간에서 더 좋은 산출물과 결과가 나옵니다.
좋은 인풋이 있어야, 훌륭한 아웃풋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엉망인 주변과 환경에서 괜찮은 아웃풋은 포기하는 게 맞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이 인풋이니까요.
그러니까 이유를 찾지 말고, 일단 정리해 보세요.
몸으로 움직이며 명상을 한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혹시 알아요?
문제가 해결될지도 모르죠.
자, 지금부터 일단 정리해 봅시다.
당신에게 우주의 기운이 깃들길.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