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나의 육아 전쟁기
난 육아서를 읽지 않는다.
이유가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게을러서이고
이런저런 변명을 달자면
애 둘 키우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어서
잠깐 생긴 틈에는 책을 읽을 정도의 집중력이 생기기 않아서
무엇보다 육아서를 읽고도
내 아이를 키우는 데 생기는 모든 위기 상황에서 책에서 알려주는 대로 할 자신이 없어서다.
그래도 의도치 않아도
육아에 대한 팁은 다양한 방식으로 습득 가능하다.
내가 아이에게 하는 행동이 해서는 안된 다는 걸 알면서도 그 감정하나 절제하지 못해 하고 후회한다.
그나마 효과 있기를 바라면서
둘째가 생기고 뱃속에 둘째보다
혼자 모든 걸 독차지하다가 동생과 공유해야 하는 첫째가 걱정이 되어 이것저것 많은 걸 찾아봤다.
(게을러서 육아서는 제외)
그중에서 좀 많이 신경 쓴 건
“첫째에게 양보를 강요하지 마라”
첫째도 아직 아기일 뿐이다. 아직 아기에게 넌 형이니까 언니니까 양보하라는 건 너무 하다는 것이다.
그 말에 적극 동감했고
이런저런 첫째 아이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터라
되도록 이 규칙은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둘째가 돌이 지나자
말귀도 알아듣고 하고 싶은 것도 생기고
사람이 되어 감에 따라 고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모든 지 무리 없이 가지던 첫째와 달리
매번 오빠의 것을 뺏거나 뺏겨오던 둘째라 그런지
첫째와 다르게 흔히 말하는 “땡깡스킬”이 일찍 장착됐다. 소리 질러 울기는 기본에 드러눕기는 옵션, 뺏아서 달아나기, 오빠 밀기까지 가르치지도 않은 다 양한 스킬을 몸에 익혔다.
돌 전에는 오빠 걸 들고 있는 둘째 아이에게서 다른 걸 쥐어주고 바꾸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던 일이 지금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되도록 같은 걸 두 개 구입하고
누구 건지 명명해 두지만 크게 의미 있는 건 아니었다.
아이들은 정말 쓸데없는 걸로 싸우고 운다.
이젠 누군가의 양보가 필요하다.
첫째에게 양보를 강요하지 마라.
사실 그 말은 잘못됐다.
결과적으로 첫째 아이에게 양보를 종용하긴 하지만 엄마도 사람이라 말 통하는 사람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뿐이다.
맘마, 무을, 엄마밖에 말을 못 하는 애를 붙잡고
이건 오빠 꺼야 엄마가 다른 거 줄게 이거 하자라고 말해봐야 이미 목청껏 울고 있는 이 분에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엄마와 대화 좀 하고
다른 걸로 회유도 가능한 첫째와
극적 타결을 노리는 것뿐이다.
첫째에게 양보를 강요하지 않으려면
세상의 모든 물건을 두 개가 있어야 하고
(엘리베이터 버튼도 2개 있어야 함)
모든 상황에 엄마 아빠가 둘은 있어줘야 한다.
아니면 둘째가 첫째보다 말을 일찍 하든가...
첫째야,
엄마도 사실 네게 양보해달라고 말하기 싫어
그런데 둘째가 너무 시끄럽다
육아로 하루 8시간 시달리면
그 우는 소리를 견뎌낼 수 있는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는 않단다.
엄마의 진심을 넌 알아주길 바란다.
그래도 네가 엄마랑 대화는 좀 되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