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얌전한고양이 Oct 08. 2023

쇼핑몰 사무보조를 하게 됐다.

까다로운 내 기준에 딱 맞는 일!


"@@씨 안녕하세요? 혹시 수요일부터 출근할 수 있을까요?"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면접을 본 뒤, 4일 만에 온 연락이었다. 보통 사무보조를 채용할 때 남자는 잘 안 뽑는다고 알고 있어서 기대 안 했는데 딱 붙은 것이었다! 교통편이 좋지 않고, 이른 아침까지 출근해야 하니까 면접 볼 때 자차가 있다고 어필한 나를 뽑은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사무보조로 일하기로 한 이 사업장은 꽃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아침에 경매장에서 낙찰받은 꽃들을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주문을 받으면 포장해서 배송해 주는 곳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경매로 싸게 구한 꽃을 전국으로 배송하는 업체다.


며칠 뒤, 나는 새벽에 일어나서 설렁설렁 출근했다. 확실히 자차가 없으면 출퇴근하기 힘들 거 같았다. 나는 첫 출근하자마자 팀장님의 지시를 받고 경매로 들어온 꽃들의 영상을 촬영했다. 고객님들이 꽃을 주문하기 전에 이 영상을 보고 꽃의 상태를 확인한다고 한다.


영상 촬영을 다 하고 들어오면 쇼핑몰 페이지를 확인하며 비어있는 사진과 영상을 찾아서 채워 넣는 작업을 해야 하고, 그 와중에 또 경매에서 낙찰받은 꽃이 들어오면 촬영을 해야 했다. 글로 적으니 간단한 거 같지만, 꽃의 가짓수가 엄청 많았고, 이름을 일일이 물어봐야 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어찌어찌 일을 바쁘게 끝낸 후, 차를 타고 퇴근했다. 다양한 꽃들을 접하니 신기하고, 쇼핑몰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게 돼서 유익했다. 그리고 주방알바만큼 바쁘지 않으면서 카트알바만큼 단순노동도 아니고, 피시방알바처럼 엄청 무료하지도 않은 일을 찾는 내 기준에서는 상당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대타 알바의 순기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