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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호리 Aug 10. 2018

아이유 커피

스타벅스 따위가 줄 수 없는 위로


tvn 드라마 '나의아저씨'에서

아이유가.

퇴근하고 마시던 커피.



믹스커피.

평소에 절대 손에 대지 않는

믹스커피인데..


가끔..

마음이 '아이유' 같을때..

믹스커피를 '세봉다리' 찢어서

물을 좀 적게 붓고

손끝에 남은 마지막 힘을 다했지만

놓쳤다는 컨셉으로..
컵에 커피가루를 쏟아 낸다.


마치 엿이나 을 만들듯

뭔가 끈적한 느낌으로 휘휘 저어서

마시면.. 뭔가 '범벅' 같기도 하고..

묵직하고 든든한 것이.. 위로가 된다.


아이유.. 너같은 애도 버티는데.

내 앞에 불편이. 불안이. 불행이..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위로하면서

커피를 마시면.

아이유로 빙의가 되면서..

약 1분 간 매우 위로가 된다.


스타벅스 따위가..

줄 수 없는 평안이다.


#


어릴때.

그러니까. 마..

대략 중3때 였나.


집에 엄마가 없었다.

일하러 나가셔서.

엄마는 엄청 고된 일을 하셨다.

쇠를 깎는..

진짜.. 쇠를 깎는..


여튼. 뭐 그건 그렇고..

엄마가 늦게 들어오셔서

내가 집에 도착했을때는

딱히 집에 먹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즐겨 먹었던 것은

'프리마' 였다.

지금으로 치면 그게 뭣이냐..

Creamer 다. 크림가루겠지.


그걸 그냥 막 숟가락으로 퍼먹었다.

미숫가루에도 넣어 먹었다.

그렇게 고소했다. 그게..



'아메리카노'란 놈이 나오고는.

크림을 타서 먹는것은

촌로 내지는 촌놈들이나

마시는 방법이라고 느껴져서

도시의 젊은이라면,

언젠가 부터 '블랙'으로 먹는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에게

'믹스커피' 따위는

선택 사항이 아니었다.

위를 생각해서

카페 라떼를 먹을지언정.

믹스커피는 정말 안마셨다.


그랬었는데..


믹스커피를 봉이나 뜯어 넣는

'아이유 커피'라니..



..


어제..그리고 오늘

아이유 커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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