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로아빠 Oct 28. 2020

우리의 약속 시간

2020년 2월 4일 화요일



몇 달 전 타이머를 하나 구매했다.


아날로그적인 이 타이머는 가운데 축을 돌려 분 단위로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일반 타이머와 큰 차이점이 하나 있는데 설정 후 남아있는 시간이 붉은색으로 시각화되어 표현된다는 점이다. 설정한 시간이 종료되면 여느 타이머처럼 알람도 울리는데 시각과 청각을 활용해 시간이 표시되는 만큼 어른, 아이 모두 쉽게 시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아직은 정확한 시간 개념이 없는 다섯 살 첫째와 약속을 정할 때 종종 사용하고 있다.




1) 식사 시간

첫째는 주로 밥을 돌아다니면서 먹는 편으로 식사시간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식사시간이 한없이 길어지는 편이라 시간을 정해서 밥을 먹자고 약속을 하고 사용해보았다.


[효과 분석]

처음 며칠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자리에 앉아서 집중하며 밥을 먹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진 것인지 여전히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고 있다. 원인은 엄마, 아빠에게 있다. 약속한 시간만큼만 밥을 먹고 더 먹지 않으면 치우겠다고 아이와 항상 약속을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많이 먹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마음이 계속 반영되다 보니 약속의 의미가 희석되어 버렸다.


2) 놀이 시간

밤늦게까지 계속 계속 놀고 싶다는 첫째. 타이머를 활용해 함께 놀이시간을 정한다.


[효과 분석]

함께 약속시간을 정한 만큼 시간이 종료되었을 때 잘 수긍한다. 타이머가 없었을 때는 구두로 몇 시까지만 놀자라고 했는데 시계를 볼 수 없는 아이에겐 아빠 혼자서 정한 약속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니 아이 입장에서 뜬금없이 시간이 다 되었으니 그만 놀아라는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래서 약속 시간이 다되었음을 인정하지 못했었는데 타이머를 활용하니 이러한 경향이 많이 감소했다.


3) 총평

아이와 함께 약속시간을 정할 때 제법 효과적이다. 단 요즘 히로는 약속시간을 정할 때마다 타이머의 최대 시간인 60분을 계속 설정하려고 하여 매번 협상의 연속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상이 펼쳐지는 밥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