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태어나고 다시 잠이 부족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첫째 때는 아내의 배려 덕분에 출근하는 평일 밤에는 혼자서 편하게 잠을 청하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밤마다 맨투맨 마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아이 둘을 키우는 부모들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과정인 듯싶다.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첫째가 아빠와 잠을 자고 아직 어린 둘째가 엄마와 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집은 반대다. 일단 첫째가 엄마와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잠자는 시간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빠랑 잘래'라는 말을 하는 순간 '엄마랑 잘 거야'라며 울음 모드로 바로 들어간다. 자기 전 짧은 시간이지만 엄마와 단 둘이서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첫째에게 무척 소중한 듯싶다.
더불어 둘째가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어 밤에도 아빠가 대응이 가능한 점도 한 요인이 되었다. 모유 수유만을 했던 첫째는 밤에 배고파서 깰 경우 아빠가 대응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유를 먹는 둘째는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다.
둘째와 밤을 함께 보낸지도 어느덧 7개월. 아직 통잠을 자지는 않지만 수면 패턴이 어느 정도 잡혀 밤에는 3~4시간 텀을 유지하며 잠을 자고 있다. 하지만 육아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오늘 아침 늦잠을 잤다. 눈을 뜨고 마주한 시간은 이미 집을 나서 회사로 가는 차에 있어야 할 시간이었다.
아빠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동안 둘째 분홍이는 코로나 19로 한적한 거리를 나서 예방접종을 하고 왔다. 접종 날 밤, 이맘때 아기들은 평소보다 자주 깬다. 오늘 밤도 걱정이다.
코로나 19로 육아 피로가 두배로 쌓여가는 엄마와 집에서 쉬지 않고 놀고 있는 누나가 잠든 이 밤. 분홍이도 푹 자길 바라며 잠을 청해 본다.
아들. 아빠는 늘 옆에서 잘 때마다 오늘 밤은 통잠자는 널 기대하면 잠에 든단다. 내일 아침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