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5일 수요일
아랫이 두 개가 뿅 하고 올라온 8개월 둘째 분홍이.
한창 구강기가 시작되어서 손에 잡히는 대로 휘릭 휘릭 흔들다가 모두 입으로 직행이다.
아직은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적이라 손에 쥐어주는 것만 입으로 가져가고 있지만 곧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거실, 방 할 것 없이 온 주변이 누나 장난감이라 걱정이다. 특히나 첫째에게는 좋은 요리놀이 도구였던 자잘한 편백나무 같은 것이 구강기 둘째에겐 어느 것보다 위험한 물건으로 곧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엔 누나가 가지고 놀던 거 하나 둘 물려받아 가지고 놀면 되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하지만 3살 차이 남매를 직접 키우다 보니 현실은 그렇지 않은 듯싶다.
기존에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 중 둘째에게 위험한 건 정리를 해야 했다. 또 나이와 성별이 다른 두 아이에 맞춰 각자의 물건이 필요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누나 바라기 동생을 위해 같은 물건이 필요하기도 했다. 덕분에 늘 수납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럴 때 일 수록 버림의 미학이 필요한데, 꼭 아이들은 물건을 버리려고 꺼내 놓으면 다시 잘 가지고 놀아 부모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래서 일단은 구강기가 시작된 둘째에게 위험해 보이는 것만 우선적으로 정리하여 창고에 보관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마 창고에 올라가면 곧 후회가 밀려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