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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May 30. 2020

[경제] 코로나 이후의 세계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미래예측

우리에게 미래는 AI로 불안해졌고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은 더 확실하게 불안하게 만들었다. 한데 4차 산업혁명에 사라질 직업에 여지없이 등장했던 의료 분야는 저자의 진단에 의하자면 코로나19 덕택(?)으로 유망 선호 직군으로 기사 회상 한 느낌이다. 수술복을 입은 아틀라스라니 멋진 '덕분에'가 아닌가.


반면 대부분의 직업을 AI가 대체하더라도 휴먼서비스인 사회복지는 안전지대라는 정설 아닌 정설은 코로나19가 뒤흔들었다. 일의 특성상 직접 대면 서비스가 대부분인 사회복지는 비대면 상황과 얼굴 대부분을 마스크로 가리는 상황에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숙제를 남기 게 아닌가 싶다.

책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에도 삶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라는 말로 미래학자답게 팬데믹 사태를 넘어설 방법으로 직업과 교육을 비롯해 19가지 '미래'에 대한 내용을 제시한다. 제시하는 주제가 많다 보니 각 주제에 대한 그의 진단과 전망 내지는 대안에 대한 깊이가 개인적으론 살짝 아쉽긴 하다. 하지만 몇몇 주제는 자극이 되고 평소답지 않게 진지모드를 장착하게 하기도 했다.


뒤에도 자주 등장하는 재택근무에 대한 저자의 진단은 주목할만하다. 관련해 이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에너지 소비를 막고 그 여파는 지구 환경을 회복 내지는 개선할 수 있다는 저자의 전망이 다소 현재 상황보다 한두 걸음 더 내디딘 것처럼 느껴지지만 분명 설득력 있는 주장이란 생각이다.


다만 거의 입이 마를 정도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온라인 교육 부분에서는 간과되는 부분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개인적이 생각도 들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번 사태로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못했고 이 기간이 길어지자 부랴부랴 보완대책은 온라인 교육이었다. 이미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춰진 대학이야 좀 빠른 대처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공교육 체제의 초중고는 개학은 무기한 미뤄지고 일부 교육 방송을 동원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그런데 이런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온라인 교육은 다시 한번 장애인의 교육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


어쩌면 저자가 제시한 것처럼 온라인 교육의 수혜는 비싼 교육비로 인해 교육을 받지 못하던 사람들을 포함해 원하는 누구라도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럼에도 온라인 교육이 또 다른 교육 배제를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물론 저자가 언급한 이 온라인 교육에 관련된 기술적 수준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될 수 있어 이런 부분이 함께 고민된다면 분명 해결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주제에 반해 금융과 통화 분야는 워낙 무지해서 그런지 무덤덤하게 지나치게 된다. 반면 재정 부분, 그중 복지분야의 우려는 하는 일이 사회복지이다 보니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는데 미국의 복지 지표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읽다 보면 한국의 복지를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부정적으로 작동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자세한 정책이나 지표에 대한 지식이 많은 건 아니지만 한국의 복지 정책이나 지표가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이라고 하긴 어렵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번 학기(무슨 부귀영화를 누릴지 모르겠으나 다 늦게 대학원 재학 중이다.)에 사회보장 과목을 듣다 보니 그중 꽤 괜찮기도 한 일부 정책을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의료나 고용 등 미국의 정책 시스템과 많은 부분 한국과 다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자세부터 다르지 않은가.


여하튼 저자는 이런 복지(사회보장제도)의 부실이 곧 고갈로 이어지고 재원은 마이너스 조세뿐이라고 전망한다. 본심은 어떻든 부정적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사회보장을 제한하고 줄인다고 해결될까? 청년 실업이 증가하고 홈리스가 증가하는데 재원 마련의 어려움을 고려해 방치한다면 그 나름의 사회문제를 양산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아니 뻔한 일이지 않을까.


이와 관련해 저자는 복지로 인한 부채의 대안은 '인구 구성'에 있다고 진단한다. 물론 노인인구 증가는 가용 노동인구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고 그 수만큼 젊은 노동인구가 조세를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인구 구성만이 대안일까. 출산율이 저조하다면서도 이민정책을 반대하는 이유가 뭘까? 그러면 적극적 이민정책으로 가용 노동인구를 늘리면 될까? 그렇다면 무작정 인구를 늘려 전 세계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려는 국가가 있다면? 어쩌면 차 떼고 포 떼고 간략한 내용만 담았을지 모르겠지만 단편적 진단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주제넘게 들었다.

"미래는 지금과 다를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다." p152


거의 칭송에 가깝게 새로운 미래의 일하는 방식으로 저자는 '재택근무'를 꼽는다. 그 이유는 유연한 업무 방식이다. 조직에 포함되어 있지만 통제보다는 자율이 좀 더 확장된 의미랄까. 분명 긍정적이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물리적 조직망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은 성과에 대한 압박이 더 클지도 모른다.


이 책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불확실하고 불안한 일상은 진단하는 책이 아니다. "그래서 이젠 뭘 해야 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시기임을 일깨우는 책이다. 과연 이제 사회복지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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